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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방학, 아이들에게 ‘쉼’이 아닌 ‘위기’가 되지 않기를
    여름방학은 많은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학교 수업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놀고, 가족과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경험을 쌓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방학이 오히려 두려운 아이들도 있습니다. 바로 취약·위기아동입니다. 학교는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아이들에게는 안전망 역할을 합니다. 학기 중에는 급식을 통해 기본적인 영양을 보장받고,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습니다. 그러나 방학이 시작되면 이 안전망이 잠시 멈춥니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 학대와 방임의 위험에 노출되는 아이들, 홀로 집에 남아 외로움과 불안을 견뎌야 하는 아이들에게 방학은 오히려 가장 큰 시련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와 복지기관에서는 방학 중 돌봄 교실, 지역아동센터, 무료 급식, 방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아이들이 위기에 빠지기 전에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촘촘한 관심과 협력이 절실합니다. 선생님의 한마디, 이웃의 작은 관심 등이 위기의 아이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학교·경찰·복지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취약·위기아동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합니다. “설마 그럴 리가”라는 어른들의 시선과 안이한 대처는 아이들의 고통을 더 깊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방학이 단지 ‘학교의 쉼’이 아닌 ‘아이들의 쉼’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웃 주민이 아이의 변화를 살피고, 지역 단체와 기업이 방학 프로그램을 후원하며, 행정기관이 위기아동을 적극 발굴·지원하는 등 모두가 작은 역할을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아이들이 방학을 걱정이 아닌 설렘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따뜻한 시선과 손길이 필요한 때입니다. 평택아동인권협회는 위기아동 조기 발굴 및 지역 보호망 강화를 위해 힘쓸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들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평택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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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4
  • [정재우 칼럼] 폭염 속에서 누린 영화와 감동의 무비캉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던 한여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필자에게 말 그대로 ‘무비캉스’였다. 부천시청 어울마당과 CGV소풍관을 오가며 3박 4일 동안 13편의 영화를 보면서 함께한 시간은 무더위마저 잊게 할 만큼 벅차고도 감동적이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감성이 영화라는 언어로 하나 되는 장면들을 보는 일이었다. 가족, 미래, 평화, 비폭력, 여성, AI, 전통, 종교 등 인류 보편의 주제를 담은 작품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삶을 돌아보게 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인공지능(AI) 장르 영화들이 첫선을 보였다는 점이다. 새로운 시도였고, 영화제의 미래지향적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신선한 흐름이었다. 또한 국내외 단편 영화들을 ‘엑스라지’라는 섹션으로 모아 상영한 것도 흥미로웠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GV(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풍성했다. 대부분의 상영작이 매진되었고, 관객석을 가득 메운 젊은 세대의 열기는 감독들과 출연진에게도 큰 감동이 된 듯했다. 한국 영화의 미래가 밝다는 확신을 주는 순간이었다. 작품 선정 기준이 궁금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영화제의 ‘판타스틱’이라는 이름처럼, 상상력과 창의성, 모험심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많아 매 작품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영화제를 보며 문득, 필자가 살고 있는 평택에도 이와 같은 국제영화제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족, 환경, 평화 같은 주제로 겨울철인 1~2월경 개최한다면 다른 영화제들과도 일정이 겹치지 않고, 시민들의 정서적 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박을 원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숙박 시설을 시민이 개방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있다면, 민간 국제교류의 장으로도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을 몇 편 소개하고 싶다. 가장 깊은 울림을 준 영화는 〈하늘나라로 가요 - 볼리비아>였다. 가정폭력으로 어머니를 잃은 8살 소녀가 엄마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사막 끝에 있는 천국’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자연과 소녀의 순수함, 그리고 사랑의 체험이 감동적으로 펼쳐졌다. 〈디덕스 디덕스 - 미국>은 다중우주를 배경으로 엄마가 딸의 죽음에 대해 복수하는 이야기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중우주의 살인범을 찾아가 응징하지만, 마지막엔 가출한 소녀를 구해내며 복수를 끝낸다. 모성애가 불러온 복수극과 용서 사이에서 모성애의 깊이를 그린 수작이다. 〈너와 나의 우주 - 우크라이나>는 핵폐기물을 목성으로 운반하는 쓰레기처리 우주선의 남성과 우주 정거장에 홀로 남은 여성 우주인 간의 로맨스 스토리이다. 지구가 폭발한 후 우주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지구인이 된 두 우주인의 외로운 교제를 그린다. 우주선 고장으로 비대면 문자 대화를 통해 대화하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모습은 현대인의 단절된 정서에 깊은 울림을 준다. 그 외에도 인상 깊은 작품들이 많았다. 한국 웹툰 작가 자매의 갈등과 성장을 담은 〈커미션 - 한국>, 종교와 용서의 갈등을 수사극 형식으로 풀어낸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씽 - 한국>, 요양원을 거부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그린 〈그들의 집 - 스웨덴>, 쾌속으로 달리는 열차 안에 설치된 폭발물을 제거하는 수사극으로 스릴러 만점에 가까운 수작 <96분 - 대만>, 중국 외딴 시골 동네에서 일어나는 악당과 경찰의 대결을 치열하게 그려낸 <모래 폭풍 속에서 - 중국>.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 봐도 현대적 감성이 뒤떨어지지 않는 영화, 배우 이병헌의 대표작인 〈번지점프를 하다 - 김대승 감독> 등, 필자가 본 영화들은 다채로운 주제와 장르가 끊임없이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는 그 자체로 상상력의 경계이고, 인간 내면의 정수를 끌어 올리는 예술이다. 부천에서 누린 이 짧은 휴가는 단지 영화를 본 시간을 넘어서, 정서적 충전이자 문화적 확장, 그리고 삶에 대한 작은 성찰의 시간이었다. 뜨거운 여름 한복판에서,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영화가 있어, 그 무더위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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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4
  • [기고] “소방관 사칭 사기, 이제는 시민의 눈으로 막아야 합니다”
    “소방관이라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소방공무원 사칭 사기, 이제는 시민의 눈으로 막아야 할 때입니다. 최근 소방공무원을 사칭해 금전을 편취하는 사기 사례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방청이 KBS에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단 5개월 동안 총 62건의 사칭 사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방문 판매를 넘어 ‘공무원’이라는 신뢰를 악용한 지능적인 범죄로, 시민의 불안을 야기하고 소방 조직의 명예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단독경보형 감지기나 소화기를 교체해야 한다며 강제로 판매하거나, 감지기 설치를 명목으로 현장에서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어르신이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소방안전 점검을 가장해 물품을 강매하거나 ‘교체가 의무 사항’이라는 허위 정보로 공포심을 유발하는 수법도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실제 소방 점검으로 오인해 대응하지 못하고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법이 더욱 치밀해지고 있습니다. A 소방서의 사례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직원 명의의 위조 공문이 한 업체에 발송되어, 대량의 소방용품을 주문한 뒤 ‘노쇼(No-show)’를 일으켜 피해를 유발했습니다. 물품은 인수되지 않았고, 업체가 소방서에 항의 전화를 하면서 사기임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B 소방서에서는 ‘공무원’임을 내세운 자가 수산물 업체에 전화로 대량 주문을 시도했으나, 업체 측이 의심을 품고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공공기관’이라는 신뢰를 악용한 범죄이며, 그 피해는 단순한 금전 손실을 넘어 시민과 소방 조직 간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시민 여러분께 꼭 당부드립니다. 소방공무원은 특정 제품을 판매하거나 구매를 요구하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금전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점검은 사전에 통보되며, 현장 방문 시에는 공무원증을 제시하고 정식 공문을 통해 안내합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 또는 관할 소방서로 문의해 주세요. 여러분의 한 통의 신고가 더 큰 피해를 막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화재가 아니라, ‘거짓된 신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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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4
  • [기고] 다시 함께, 정이 넘치는 교육 공동체를 꿈꾸며
    ◇ 그리운 옛 시절의 공동체: ‘교육 공동체’라는 이름이 없어도 함께였던 사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참 많은 것이 변했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1970년대와 80년대는 ‘교육 공동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때의 삶은 공동체 그 자체였다. 대가족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삼촌, 고모, 그리고 형제자매가 한데 모여 살았다. 밥상머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법을 배웠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며 삶의 지혜를 나누는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이웃 간의 정은 또 어떠했는가.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옆집 밥 냄새를 맡고 찾아가 김치를 얻어오던 시절이었다. 명절에는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송편을 빚고, 떡을 나누어 먹으며 서로의 안녕을 빌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두 팔 걷어붙이고 달려와 함께 짐을 나눠졌고, 기쁜 일은 온 마을의 잔치가 되었다. 아이들은 골목길에서 함께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공동체 의식을 익혔다. 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선생님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존재를 넘어, 학생들의 삶과 인성을 보살피는 진정한 ‘스승’이었고, 학생들은 선생님을 따르고 존경하며 올곧게 성장했다. 학교는 곧 작은 마을이었고, 가정과 학교, 이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아이들을 함께 키워냈던 따뜻한 보금자리였다. ◇ 고립되어가는 현대 사회와 교육 현장: ‘각자도생’의 그림자 그러나 시대는 급격하게 변화했다. 21세기는 기술 혁명의 시대를 넘어 AI가 모든 삶의 영역에 깊숙이 파고드는 초연결 사회가 되었다. 동시에 개인주의 심화와 함께 가족 형태도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보편화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기보다는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더욱 익숙해졌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는 ‘익명성’의 그늘 아래, 정이 메마르고 고립감이 심화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교육 현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과거의 ‘스승과 제자’라는 단어는 어느새 ‘교사’와 ‘학생’이라는 다소 건조한 호칭으로 대체되었다. 학교는 교육의 전문가인 ‘교사’, 교육 서비스를 받는 ‘학생’, 그리고 교육 활동의 동반자인 ‘학부모’라는 개별적인 주체들로 분절되어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서로의 역할은 명확해졌지만, 그 관계 속에서 느껴지던 끈끈한 유대감과 정서적 교감은 희미해지는 듯하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은 커졌으나, 서로를 향한 이해와 신뢰는 오히려 줄어들어 때로는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함께’라는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간절해졌다. ◇ 학교 교육의 새로운 도전: ‘함께’의 가치를 다시 심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나는 우리 학생들이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지혜와 역량을 갖춤과 동시에, 무엇보다 정이 넘치고 서로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공동체 안에서 행복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라는 가치를 학교에 다시 뿌리내리고 싶었다. 2024년부터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 공동체의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학교의 주인으로서 교육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학생자치회는 학교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했다. 학생 대의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가 학교 운영에 직접 반영되도록 했고, 학급회의를 활성화하여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도록 도왔다. 특히, 학교폭력 예방 활동과 흡연 예방 캠페인을 학생들이 주도하도록 함으로써 책임감 있는 시민 의식을 함양시켰다. 또한, ‘친구 사랑’ 활동을 통해 친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도록 했으며, 연말 ‘사랑 나눔 바자회’와 ‘축제’를 학생 주도로 기획하고 운영하게 하여 공동체의 즐거움과 나눔의 기쁨을 몸소 체험하는 장을 마련했다. 학부모회와 학부모 폴리스는 학교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각종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학교폭력 예방 순찰, 흡연 예방 캠페인 등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봉사 활동에 앞장섰다. 학부모 대의원회 의견을 경청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학부모 교육을 통해 자녀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함양하는 데도 힘썼다. 학교의 전반적인 활동에 학부모님들이 함께 해주시면서, 학교는 더욱 풍성하고 활기찬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교직원들은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서 묵묵히 헌신했다. 학생회 활동의 조력자이자 학부모님들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기획 단계부터 실행, 결과 공유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왔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학부모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함께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을 모색했다. 교직원들의 이러한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교육 공동체의 활성화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 ‘함께’ 만들어낸 따뜻한 결실: 사랑과 정을 나누고 배우는 공동체 이러한 ‘함께’하는 교육 공동체 활동은 눈에 보이는 놀라운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학생회와 학부모회가 함께 힘을 모아 진행한 ‘사랑 나눔 바자회’와 ‘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따뜻한 나눔의 장이 되었다. 수익금은 지역 사회의 여성 청소년 쉼터에 기부되어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했고, 추운 겨울 연탄 나눔 봉사를 통해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했다. 또한, 국제 봉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우리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위한 장학금을 직접 마련하고 전달하면서, 학생들이 진정한 ‘친구 사랑’의 의미와 나눔의 기쁨을 몸소 체험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우리 교육 공동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을 넘어,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사랑과 정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배우는 살아있는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의 ‘정이 넘치는 사회’가 사라져가는 듯한 이 시대에, 교육 공동체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의 가치를 다시금 꽃피우고 있다. ◇ 미래를 향한 따뜻한 동행: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교육 공동체 AI 시대, 1인 가구 증가, 비대면 소통의 확산 등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 학생들이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따뜻한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잃지 않고 성장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학교는 더 이상 학교만의 공간이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지역 사회가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는 열린 교육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지난 1년여 간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활발한 교육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평택의 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사랑과 정’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를 지키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역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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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8
  • [정재우 칼럼] 오징어 게임이 남긴 것
    지난 주간, 시간을 내어 미루어 두었던 <오징어 게임 시즌3>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밤새 몰아봤다. 그만큼 기대하며 기다렸기에. 이 드라마 시즌1은 너무나 인상적이고 충격적이라 기억이 생생했다. 하지만 시즌2는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아서 시즌3를 보기 전에 먼저 건너뛰기를 이용해 시청하면서 기억을 살려내었다. 그런 다음 시즌3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긴장감이나 긴박함이 느슨했지만, 후반 본격 게임이 진행되면서 시즌1보다 더 자극적이고 잔혹함에 정신이 나가 버렸다. 이렇게 비인간적이고 참혹하게 묘사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오징어 게임 줄거리는 경제적으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상금 456억 원이 걸린 의문의 생존 게임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참가자들은 한국의 전통 놀이를 기반으로 한 치명적인 게임을 통과해야 하며, 탈락자는 죽음을 맞게 된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이 발표되었을 때는 글로벌한 세계적 호평이 쏟아졌다. 작품성과 감독의 연출력을 높게 평가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났다. 이로 인해 각종 수상 소식이 들려왔다.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2022)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주요 부문에서 수상했다. 남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에서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2022)에서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여러 시상식에서 여러 개의 수상을 했다. 작품에 대한 세계적 평론은 경이로움을 감추지 않았다. “창의적이고 충격적인 이야기,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대담한 작품이다. 폭력과 서스펜스를 넘어선 강력한 사회 비판이 인상적이다.(로튼 토마토 Rotten Tomatoes)”, “자본주의와 생존 경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보편적 공포를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냈다.(뉴욕타임스)”, “한국 문화의 디테일과 글로벌한 테마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가디언 The Guardian)” 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였는지 온 국민에게 우리 드라마에 대한 자긍심을 끌어올려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시즌2와 시즌3이 공개된 후에는 글로벌 평단의 평가가 달라졌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이런 기조였다. 공감하는 요소로는 전 세계적 흥행이라는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시즌이 강렬한 연출과 캐릭터 간 감정 대결,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적 마무리를 선사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뼈아픈 지적은 반복적인 서사 구조, 캐릭터 개발 부족, 지나친 폭력과 CGI 품질 문제 등으로 인해 일부 시청자 및 평론가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는 평가였다. 필자는 우리 영화와 드라마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한 개인으로서 오징어 게임이 우리에게 남긴 것을 정리해 보았다. 먼저 긍정적인 면은 한국 언론이 평가한 것처럼 “K-드라마의 새로운 전환점. 자본주의 현실을 통렬히 꼬집은 걸작이다.(중앙일보)”,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가장 세계적인 흥행을 만든 사례.(서울경제)”, “탄탄한 각본과 압도적인 몰입감.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미친 파급력을 증명했다.(한겨레)”라는 평가에 동의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은 우리에게 큰 우려와 실망감을 주었다. “과도한 폭력성과 잔혹한 연출로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조선일보)”, “구조가 단순해 중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진다.(동아일보)”, “충격적인 설정과 자극적인 요소에만 의존한 듯한 느낌.(매일경제)”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필자는 문화적 충격으로 인해 대중에게 스며들게 될 심리적·사회적 현상을 우려한다. 첫째는 폭력성이다. 드라마 장면에 수차례 반복되는 살인 장면은 갈수록 잔인해졌고, 너무나 리얼하게 표현되어 한계를 넘어섰다. 처참하다 못해 끔찍했다.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심히 걱정하게 했다. 둘째는 요행성이다. 정상적인 노력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최후의 수단은 요행에 기대게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일회적인 게임을 통과하기 위해 목숨을 걸게 했다는 점이다. 요행을 위해 어차피 포기한 마당에 목숨까지 거는 풍조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셋째는 비인간성이다. 인간성을 상실한 자본주의 헤드들이 사회를 움직인다면 인간 세계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 절망을 극대화했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인간이기를 포기한 집단이 아닌가. 그런 상상력에 놀라고 기괴함을 느꼈다. 이 드라마는 하나의 문화로 스며들어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정신세계에 자리할 것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인가. 로마제국의 종말과 같은 종말적 현상이 아닌가.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적 영향력이 큰 문화 영역의 방향성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치닫는 문화의 역작용을 막아낼 신선한 문화 콘텐츠의 등장을 목마르게 기대한다.
    • 오피니언
    2025-07-08
  • [칼럼]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가능한가?
    이스라엘은 지난 6월 13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이스라엘 파괴계획을 세운 것이 포착됐다”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란 공격을 시작했다. 이 당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에서 이란 측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협상이 지지부진 해지자 미국은 제한적인 공격을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이스라엘과 공조하여 이란 핵시설 폭격 명분을 만들었다. 이란은 그동안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반군 등에게 각종 무기 제공 및 군사기술을 습득시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테러단체로 성장시켰다.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이란이 배후세력임을 알면서도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란이 핵무기까지 보유할 경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은 6월 22일 ‘Operation 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작전)’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이날 미국은 B-2 스텔스전투기에 탑재한 GBU벙거버스터 미사일을 동원하여 이란 포르도(Fordow), 나탄즈(Natanz), 이스파한(Isfahan) 지하 핵시설에 대해 폭격을 제한적으로 실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과거 1979년 4월 미국 대사관이 이란 대학생들에게 점거됨과 동시에 70여 명의 외교관을 억류하는 사태를 맞아 미국은 특수부대를 동원해 인질을 구출하는 ‘Operation Eagle Claw(독수리 발톱작전)’을 벌였으나 실패했던 트라우마가 있다. 또 지난 트럼프 1기 때에도 이란을 공격하기 1시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을 취소한 바 있듯이 이란에 대한 적지 않은 부분의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1979년 이후 46년 만에 일부 핵시설이기는 하지만 이란 공격을 감행했다. 폭격 다음 날인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 휴전에 동의했다고 선언했고, 현재 휴전상태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 피해 정도를 파악한 후 다시 미흡하다면 재공격을 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북한 핵시설에도 선제타격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1994년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재처리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첩보를 확보한 후 실제로 공습계획을 수립해 영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이후 전면전 확대에 대비한 병력 배치까지 검토한 적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선제공격 시 남한 내에 피해가 클 것으로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작전이 취소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북한 핵시설 타격을 준비한 바 있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한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실제 공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이란 핵시설 폭격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북한의 핵시설을 대상으로 정밀 타격을 할 수 있으며, 북한 김정은도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으로 인해 긴장하고 있는 것이 역력하다. 다만 북한은 이란과 다르게 이미 핵무기를 50여기 이상 보유한 국가이다. 또한 이란 핵시설은 외곽 사막 지역에 위치하여 제한적인 공격이 비교적 가능한 지역이지만 북한의 핵시설은 험준한 산속 화강암 지하 약 300m에 만들어져 정밀 타격이 쉽지 않고, 타격을 하더라도 피해 정도가 미미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막는 완충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 혈맹국가이므로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제한적으로 공격할 시 즉각적인 반격은 물론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미 방사포, 장사정포, 다연장 로켓포 및 각종 미사일은 물론 최근에는 전술탄도미사일(사거리 100km) 250기를 최전방에 실전배치 한 바 있다. 미국의 군사옵션인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은 자칫 북측의 즉각적인 반격으로 50만~200만이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의 이란 공격 당시 중국, 러시아는 지정학적 위치상 원거리인 관계로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북한은 중국,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만큼 미국이 한반도에 진입하는 자체를 거부하면서 공격적인 자세와 북한 지원을 통해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은 직접적인 선제타격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분위기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측되며, 북한도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이익 여부를 저울질하며 벼랑 끝 전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에서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하여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한 충분한 협의와 공조를 가져야 하며, 필요시에는 과거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 회담과 비슷한 회의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한반도가 화약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원만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한반도에서 전쟁 억제력을 유지하면서 평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 오피니언
    2025-07-08
  • [정재우 칼럼] 졸혼, 개인의 선택인가 사회적 재난인가
    2008년에 방영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는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현상은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전통적 결혼관에 대한 변화의 욕구가 폭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극중 맏며느리 ‘은희’는 전통적인 시가 생활과 가사 노동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따로 방을 얻어 살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가족을 위한 희생을 미덕으로 여겨 온 한국적 ‘맏며느리상’을 정면으로 부정한 장면이었고, 당시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사회적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부 보수적 시청자와 언론은 “가정을 파괴한다”라며 비판한 반면, 20~40대 여성층과 진보적 매체는 “여성의 자아실현을 상징하는 통쾌한 장면”이라며 반겼다. 인터넷 카페와 게시판 등에서는 ‘내가 은희였다면?’이라는 화제가 확산되었고, 가사와 육아의 부담을 여성에게만 전가해 온 가부장적 결혼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졸혼’이라는 용어는 지금처럼 대중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가 뿔났다>의 맏며느리 독립 선언을 계기로 ‘결혼 관계는 유지하되 각자의 삶을 존중하자’는 인식이 사회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별거 아닌 별거’ 형태로 결혼을 재구성하는 사례들이 언론에 심심찮게 소개되면서, 결혼을 ‘끝까지 참고 버티는 관계’에서 ‘각자 행복을 추구하는 선택적 공동체’로 재정의하려는 담론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에서 졸혼이란 법적으로는 혼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사실상 부부로서의 역할을 정리하고 각자 독립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형태를 말한다. 졸혼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으로 인한 독립적 삶에 대한 열망이 크게 작용한다. 이는 결혼이 경제·양육 공동체에서 점차 정서적 선택의 영역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가부장적 질서가 약화하면서 결혼제도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졸혼은 과연 행복으로 가는 길일까, 아니면 파국으로 가는 길일까.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긍정적 선택이라는 시각과, 관계를 방치함으로써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한다. 결국 ‘혼자이면서도 부부’라는 모호한 상태는 전통적 가치관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문화비평가들은 졸혼이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세대 간 가치관 충돌과 사회적 안전망 문제까지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2023~2025년) 결혼제도의 변화를 다룬 주요 칼럼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드러낸다. 「결혼, 이제는 선택 아닌 옵션?(경향신문, 2023.11)」은 결혼율 감소와 비혼 확산으로 결혼이 더 이상 ‘필수 코스’가 아닌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전환되었다고 분석했다. 결혼을 성인의 필수 관문으로 보지 않고, 각자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가족 형태의 다변화,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한겨레, 2024.06)」는 동거, 사실혼, 졸혼, 1인 가구, 공동체적 가구 등 가족 형태가 빠르게 다양해졌지만, 법과 제도는 여전히 전통적 부부와 자녀 중심 모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실제 생활과 법·제도 간 괴리가 커지며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다고 경고한다. 「졸혼은 노년기 자아실현의 출구인가, 가족 해체의 신호인가(중앙일보, 2024.12)」는 졸혼이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긍정적 도구로 평가되면서도, 가족 해체를 가속하고 부모 돌봄, 상속, 부양책임을 모호하게 만든다는 우려가 병존한다고 분석했다. 졸혼은 이제 개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가 함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새로운 숙제로 부상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이러한 심각한 변화에 걸맞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정부 부처의 정책이나 법적 개선책은 여전히 미비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은 더욱 부족하다.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이 법적 보호와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무너진다면, 이보다 더 심각한 국가적 재난은 없을 것이다.
    • 오피니언
    2025-07-01
  • [기자수첩] 회전교차로, 시민들에게 안전과 편의 제공해
    평택시는 지난 6월 17일 비전동 450번지 일원에 재랭이고개 회전교차로(Roundabout)를 준공했다. 평택경찰서, 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최적의 개선안을 마련했으며, 회전교차로 설치가 다소 어려웠던 지역에서 유연한 지침 해석을 통해 설치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평택시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회전교차로는 1960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60~70년대 미국, 일본,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 본격 도입했고, 국내에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당시 108개에 불과했던 회전교차로가 지난해 기준 2,500여 개로 크게 늘었다. 평택시 역시 최근 준공한 재랭이고개 회전교차로 이외에도 도심 외곽지역과 1, 2차선 사거리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평택시 교통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평택시 도심 외곽 사거리에는 비효율적인 신호 체계와 황색 점멸등만 있는 비신호 교차로로 인해 운전자들이 사고 위험에 많은 부분 노출되어 있었지만, 곳곳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를 통해 자연 감속을 유도하여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고 교통 신호 대기 시간이 없어져 많은 운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필자 역시도 취재를 하면서 남부, 북부, 서부 권역의 회전교차로를 지나며 차량의 원활한 순환 흐름을 접하면서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1년 발표한 회전교차로 설치 전후의 교통사고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회전교차로 1,564곳 가운데 교통사고 분석이 가능한 476곳에 대해 설치 전 3년 평균 자료와 설치 후 1년 자료를 비교해 보니, 교통사고 건수는 817건에서 615건으로 24.7% 감소, 사상자 수는 1,376명에서 921명으로 33.1%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러한 사고 감소 효과는 회전교차로 규모가 작을수록 더 크게 나타났으며, 사상자 숫자 감소 비율 역시 소형 회전교차로에서 72%로 가장 높았고, 1차로형에서 51.5%, 2차로형에서는 3.3% 감소폭이 줄었다. 이렇듯이 회전교차로의 사고율은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사고는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회전교차로에 접근할 때는 서행하면서 주변을 살펴 회전 중인 차량이 있으면 반드시 진입 전 일시 정지 후 회전 차량에 양보해야 하고, 회전 중인 차량은 멈추지 말고 서행해 회전교차로를 통과하고 진출 시 우측 방향지시등으로 뒤차 운전자에게 알려야 한다. 앞으로 시는 많은 시민과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의 편리함과 안전성을 느끼고 있고, 국토교통부가 설치를 권장하는 교통안전 시설인 만큼 도심 외곽지역의 교통량이 많지 않은 지역과 작은 도로를 신설할 때 회전교차로를 설치하여 교통의 원활한 흐름과 시민의 안전을 도왔으면 한다. 이와는 별도로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보행 약자와 어린이 보호구역에 고원식 횡단보도(횡단보도 전체 부분을 턱처럼 높여 차량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는 구조)를 확대 설치하고 있다. 고원식 횡단보도는 교통 약자의 교통 안전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초시설이다. 이런 이유에서 평택시는 교통량이 많고 과속의 우려가 있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우선적으로 고원식 횡단보도를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오피니언
    2025-07-01
  • [칼럼] 동북아 힘의 균형
    지난 5월 31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이 중국과 북한이라는 직접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비해 현저히 낮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해당 국가들이 신속히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그는 또한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의 한계를 경고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기지화하는 전략을 통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인도·태평양 해역 진출을 위한 일환으로, 중국은 A2AD(접근거부 및 지역거부) 전략을 수립해 미국의 도련선 접근을 차단하고자 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을 실행할 경우, 미국은 괌,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주요 거점의 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어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북한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약 1만 명의 병력을 파병하고, 최근에는 공병대 6천 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점차 군사적 개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첨단 무기체계 부족을 러시아의 군사기술 이전을 통해 보완하고, 실전 경험을 축적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정찰위성, 핵 추진 잠수함,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한계를 드러낸 북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실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5,000톤급 두 번째 구축함 최현함 진수식에서 좌초되는 사고도 발생하였는데, 이는 북한이 해군력 강화를 통해 남한과의 해상 전력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에 대응 가능한 수단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이며, 북한은 이러한 해상 전력 확장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공개 행사에 딸 김주애를 동반하는 모습은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되며, 그의 건강 이상이나 권력 변동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에 대한 내부 감시 체계도 강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김정은 급변사태를 대비한 내부 서열정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지난해 12월 중국은 서해 잠정조치구역에 불법 구조물을 잇따라 설치하며 사실상 군사적 기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공식 항의했으나,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의 반발을 일정 부분 예상하고도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중국의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을 감행할 경우, 미국과의 무력 충돌은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이미 대만 유사시 미국과 함께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으며, 한국 역시 동맹국으로서의 입장에 따라 자동 개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한미일 공조체제는 합동군사훈련과 공동 대응 전략 수립을 통해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과거 중국에 비해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작았으나, 2025년 들어 중국(497억 달러, 19.6%)과 미국(455억 달러, 18%) 시장에 대한 수출 비율이 거의 유사해졌다. 이는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역내 국가 간의 공동 대응과 전략적 조율이 필요하다. 동북아의 힘의 균형 유지를 위한 몇 가지 주요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중국이 서해에 설치한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기 위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이는 한미연합작전 수행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로, 사전에 제거되어야 할 군사적 위협이다. 둘째, 남중국해에서 진행 중인 중국의 군사기지화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필리핀 등 동맹국 간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역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군사적 억지력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셋째, 양안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힘의 공백을 대비해, 한미 간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종합적 전략을 통해 동북아에서의 힘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2025-06-24
  • [정재우 칼럼] 우리는 지금 푯대가 필요하다
    최근 한 시사 칼럼에서, 청소년들이 현실을 블랙 유머로 비틀며 ‘드립’이라는 10대 특유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드립’은 원래 인터넷에서 비롯된 신조어로, 말을 드리블(dribble)하듯 흘려보낸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이는 온라인이나 일상 대화에서 농담, 재치 있는 말장난, 유머 등을 뜻한다. 지금은 유튜브, 틱톡, 인터넷 밈을 타고 한국 청소년 문화 속에 자리 잡은 하나의 언어적 코드가 되었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어른들에겐 다소 생경할 정도로, B급 감성과 비문학적 표현이 난무하고, 심지어는 전쟁과 같은 인류 보편의 비극마저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예컨대 친구의 무리한 행동에 “와, 그건 전설의 드립이다ㅋㅋ”라거나, 시험을 망친 후 “이건 거의 전교 1등급 드립이지…”라며 자조적인 표현을 쏟아낸다. 드립은 이제 밈과 결합되어 “이건 무조건 ○○ 밈 드립ㅋㅋ” 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이스라엘과 이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처럼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현실조차도 ‘드립의 소재’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장의 고통과 피해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한 채, 그것을 유머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청소년들의 무감각한 현실 인식은 우려를 자아낸다. “유머를 다큐처럼 받아들이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현실의 무게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유머로만 소화하는 현세대의 감성은 무책임하다. 전쟁을 둘러싼 인간적 비극과 역사적 교훈을 비틀고 소모하는 이 같은 ‘드립 문화’는, 더는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 없는 사회적 징후다. 게다가 이 같은 문화는 정치적 사건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계엄령 논란, 탄핵 국면 등을 거치며 정치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밈 콘텐츠는 청소년들의 단골 소비재가 되었다. 이는 그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현실을 관조의 대상으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반증한다. 영국의 청소년 전문가 테리 파커만 박사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두고 “그들은 탈가치 세대가 아니라 방향을 잃은 세대”라고 말했다. 무언가를 추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추구해야 할 방향을 잃은 채 폭력과 혐오, 전쟁과 환경 파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 매일 노출되어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파커만 박사의 말에는 중요한 반전이 있다. 그는 청소년들이 방향을 ‘갖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세대이기에, 본능적으로 초월적인 가치, 진짜 목적, 흔들리지 않는 진리를 갈망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드립 속 자조는 곧 갈피를 못 잡는 절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연일 이어지는 전쟁과 재해, 정치적 혼란 속에서 우리 모두가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방향을 잃은 개인이나 공동체는 희망이 없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타개할 의지도, 능력도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지금, 어수선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단지 무관심하게 관조하는 자로만 남을 수는 없다. 이 나라가 어떤 역사와 피 흘림 위에 세워졌는지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푯대를 세워야 한다. 혼돈의 파도를 넘어가기 위해,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할지를 다시 물어야 할 시점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시사적인 도전을 던진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12) 바울은 푯대를 세운 자였다. 완성된 인생이 아니었지만, 그는 명확한 방향을 따라 살아갔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푯대’다. 세상의 격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좌표 말이다.
    • 오피니언
    2025-06-24
  • [의정발언] 평택시 산업구조 다변화와 기업 지원 정책 확대 전략
    ▲ 7분발언을 하고 있는 김혜영 의원 평택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김혜영입니다. 오늘 저는 평택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산업구조의 다변화와 기업 지원 정책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13년 상반기 21만 3,600명이던 취업자 수가 2024년 상반기에는 33만 6,50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 매년 상반기마다 취업자 수가 증가한 지자체는 평택시와 화성시뿐입니다. 산업인프라도 충분히 확보되어 현재 17개의 산업단지가 준공되어 운영 중이며, 공장 등록 수는 2,400여 개에 달합니다. 특히 지역 내 총생산을 의미하는 GRDP는 2022년 기준 40조9천억 원으로 도내 4위, 전년 대비 13% 증가하며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청년 중심의 경제활동 구조,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 중심의 첨단산업 클러스터, 평택항·미래차·수소산업 등 전략산업 자원이 집적된 도시입니다. 분명 평택은 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수치 이면의 그림자도 직시해야 합니다. 지난 3월, 평택시는 ‘GRDP 40조 원 돌파’라는 자부심 어린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 수치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GRDP가 실제 삶의 질이나 지역경제 순환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입니다. GRDP는 생산지 기준 통계로, 정작 소득은 외부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국가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중심 산업 구조와 인력 미스매칭은 소득의 수도권 유출을 부추깁니다. 근무지와 거주지의 불일치, 공장과 본사의 공간적 불일치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평택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GRDP의 절반은 제조업에서, 65% 이상은 제조·건설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소득 일자리, 법인세, 배당금은 지역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세수로도 환원되지 않습니다. 결국 수치상으로는 성장했더라도, 지역 내 소비 기반이 취약하고, 생활 안정망이 약하며, 산업이 소수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다면 그 성장의 과실이 시민에게 고르게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이러한 배경은 평택시의 산업 편중 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 예로써 반도체 경기에 따라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평택시에 납부한 법인 지방소득세는 2022년 1,470억 원, 2023년 1,393억 원이었지만,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인해 2024년 법인세 수입은 0원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화폐 인센티브 축소 및 인프라 투자 지연 등 시민 생활에 직격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법인이 납부한 세수 내역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으로 지방소득세, 주민세, 재산세 항목에서 대기업은 1,868억 원을 납부하였으나, 중소기업은 2,990억 원, 개인은 1,908억 원에 달해, 오히려 중소기업의 세수 기여 비중이 더욱 높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안정화를 위한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지원 정책 확대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선택임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대기업 중심 성장에만 의존할 것인가?”, “진정한 자족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그 해답은 다음과 같은 방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산업 생태계 다변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R&D 지원 확대 및 산업·연구 지원기관 유치입니다. 현재 평택은 전략산업 관련 대기업의 투자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투자와 기술 개발 및 실증 기반이 미비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구개발 예산 지원을 넘어서, 중소기업의 제품 실증, 성능평가, 인증 지원 등을 포함한 ‘기술 실증 중심의 R&D 기반’ 구축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산업 분야 진출을 모색하는 지역 중소기업이 시장성과 기술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반 시설과 장비, 시험평가 기관 등이 연계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공공 연구기관이나 전문 테스트베드의 유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둘째, 전략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과 고용 연결입니다.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평택의 특성을 살려, 관내 대학 및 고교와 연계한 직무교육, 인턴십 프로그램, 관내 기업체들과의 정규직 연계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고,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유도해야 합니다. 셋째, 타 지자체 대비 뒤처진 기업 육성 관련 예산 확대입니다. 2025년 본예산 기준 평택시 산업·중소기업 관련 예산은 약 65억 원으로, 일반회계 전체 금액의 약 0.32%에 불과합니다. 이는 고양시 1.36%, 화성시 1.01%, 성남시 1.56%, 부천시 0.89% 등 우리 시와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기업체 수를 보유한 지자체와 비교했을 시 매우 부족한 수치이며, 기업 성장 기반 마련과 지원에 200억 원 규모인 1%대로 예산의 증액을 통해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금 평택은 성장하는 도시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전환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전략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산업구조의 다변화, 중소기업과 기술 기반 산업의 육성, 지역 순환 경제의 활성화가 꼭 필요합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는 평택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힘이 절실합니다. <2025.6.18.(수) 제256회 평택시의회 제1차 본회의 7분 자유발언>
    • 오피니언
    2025-06-23
  • [의정발언] 소통, 2024년 결산, 평택항에 관한 제언
    더불어민주당 경제노동위원회 평택 출신 김재균 의원입니다. 오늘 본 의원은 경기도민의 삶에 깊숙이 연관된 현안을 되짚고,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도민의 삶에 집중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경기도 또한 큰 혼란을 겪으면서, 도정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 김동연 도지사가 제출한 안건들이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던 일과, 여러 차례 의회에서 제기된 경기도교육청의 소통 부재 문제 지적이 기관 간 소통 미흡이 빚어낸 단적인 예입니다. 민생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들이 의회와 사전에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가 되었더라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내란이 빚어낸 혼란이 정리되고 있습니다.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는 도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두 기관은 의회와 한 몸처럼 협심하여 민생 회복, 그리고 미래 도정과 교육을 위한 협치에 적극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본 의원이 2024 회계연도 결산 내역을 살펴본 결과, 경기도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깊은 우려가 듭니다. 총자산은 2023 회계연도 대비 1.8% 증가에 그쳤으나, 총부채는 2023 회계연도 대비 23.3% 증가하였습니다. 단 1년 만에 7,148억 원이라는 빚이 늘어난 것입니다. 우리 경기도는 재정 악화의 악순환에 빠질 것인지,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것인지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이재명 정부의 新 재정 운영 기조와 발맞춰 운영해 정책의 시너지를 내주시고, 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운영권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평택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결국 인천에 기반을 둔 인천항 시설관리센터의 손에 운영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경기도민의 입장에선, ‘경기도 항만인데 왜 경기도 기관은 참여도 못했나’라는 깊은 허탈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신 터미널은 국가재원으로 건립되었고, 운영 주체 선정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 국가 사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경기도와 평택시가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관망만 하고 있었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입찰 조건에서 가지는 한계를 사전에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했어야 합니다. 이제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권 확보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합니다. 경기도가 주식회사 형태의 항만 관리 전문 법인을 설립해 향후 여객터미널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입찰 참여가 가능한 자격 요건을 확보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한 전문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평택시와 더욱 긴밀한 협업 체계도 구축해 주십시오. 경기도가 책임 있는 주체로서 여객터미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제가 드린 말씀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도의회가 소통과 협력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취지입니다. 경기도가 더욱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평택항의 발전과 경기도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협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2025.6.12.(목) 제384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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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3
  • [유성이 바라보는 세상] 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여 일이 지났다. 파격적인 인사, 대북 방송 중단과 접경지역 긴장 완화, 주식시장 불공정 근절, 국민 안전과 생명을 우선으로 하는 안전 혁신 드라이브 등 국정을 잘 챙기는 효능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G7 정상회의 참가를 통해 외교와 트럼프발 세계무역전쟁에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로 잘 대응해 가리라 믿는다. 이재명 정부 앞에는 산적한 국정 현안이 복잡하게 쌓여있다. 12.3 내란으로 더욱 악화된 민생 안정, 내란 종식, 국민통합이라는 큰 숙제를 처리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뿐만 아니라 제1야당 대표 때부터 집권하면 국민통합과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해 왔다. 우선 극단적인 이념 갈등, 찬·반으로 나뉘어 갈라진 민심과 국민역량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경제문제가 시급하다. 한국 경제는 위기에 직면했다. 산업과 경제 곳곳이 무너지기 직전이다. 윤석열 정부 내내 경기가 위축되더니 계엄 여파로 올 상반기에는 결국 ‘0.2% 성장’까지 주저앉았다. 그 와중에 내수는 초토화된 실정이다. 특히 서민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너무 커서 민생지원금 등 긴급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신성장산업을 강력하게 육성·지원하는 것이다.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산업들을 집중 지원하여 대한민국이 백년을 먹고 살 기틀을 다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5대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화학, 조선, 철강이다. 이중 반도체를 제외하곤 모두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추진한 중화학공업 육성책에서 비롯됐다. 지난 50여 년간 한국 경제를 견인해 왔으나 조선을 빼고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소위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폭풍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이들을 대처할 유력한 신산업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간 민간 섹터에서 발굴한 2차전지는 중국에 추월당했고, 바이오산업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하도급 업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인공지능(AI), 바이오, K컬처, 재생에너지를 새로운 국가성장산업으로 제시하였다. 대한민국의 특성과 잠재력을 고려할 때 잘 선택한 산업 분야로 판단된다. 문제는 강력하고도 장기적인 추진 의지이다. 인프라 구축이나 인재 양성, 자금 조달 및 배분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계각층 국민적 에너지를 모으고 치밀하게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의대 증원 사태에서 보듯 방향은 맞으나 방법이 틀려서, 국론분열과 에너지를 소진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명 대통령 특유의 능력인 결단력, 추진력과 지략이 한껏 발휘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흑수저에서 출발해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대한민국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되었다. 기초·광역지자체장과 국회의원으로서의 성과도 많았지만, 이 대통령의 정치 역정은 그야말로 고난과 역경, 극복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의 역사도 고난과 극복의 대서사시 아니던가. 이제 대통령으로서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데 매진하기를 바란다. 특별히 대한민국 경제부흥 백년대계의 기틀을 만드는 세계적 지도자로 우뚝 자리매김하기를 힘껏 응원한다. 5년, 길어 보이지만 지나놓고 보면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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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17
  • [정재우 칼럼] 신명이 만든 기적
    얼마 전,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이 뮤지컬계의 최고 권위상인 미국 토니 어워즈에서 무려 6개 부문을 석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수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0년간 대학로 소극장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끈질기게 무대를 지켜온 이 작품이, 이제는 세계 무대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한 인물이 있다. 고 이어령 교수는 한국인의 국민성 가운데 ‘신명’이라는 독특한 기질을 언급하며, 이 신명이야말로 한국 문화의 힘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인은 신명나게 하면 더 잘하는 민족”이라며, 이 국민성이 오랜 시간 문화에 녹아 예술적 성취를 이끌어 왔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의 전통놀이, 춤, 노래, 심지어 노동에도 ‘신명’은 빠지지 않는 요소였다. 그리고 이 신명의 문화가 오늘날 세계인의 마음을 흔드는 K-컬처의 저력이 된 것이다. K-컬처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이는 예술적 창조성과 문화적 정체성, 그리고 세계인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깊은 감성에서 비롯된 결과다. ‘어쩌다 해피엔딩’의 성공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며, 그 중심에는 바로 한국적 감성과 이야기, 그리고 꾸준한 예술적 도전이 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삶의 이야기, 그것을 음악과 연기로 풀어낸 창작자들의 노력은 결국 전 세계인의 공감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번 수상의 의미는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한국 창작뮤지컬의 예술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 이는 앞으로의 한국 공연예술계에 커다란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둘째, 경제적 파급효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문화 콘텐츠로서의 흥행을 넘어서, 국가 이미지 향상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국민적 자긍심의 고양이다. 문화의 힘은 보이지 않지만, 그것은 국가 구성원들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안겨주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K-컬처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입증해 왔다. 문학 분야에서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영화계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을 수상하며 K-드라마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음악계에서는 BTS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드높였고, 조수미는 그래미상에서 클래식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체육계에서도 대한민국은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우상혁, 신유빈, 이정후 같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모든 성과는 단순한 개인의 역량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가 지닌 잠재력과 문화적 깊이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취는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K-컬처가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를 위한 문화 예술인의 육성, 스포츠인의 양성, 그리고 창작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응원을 지속해야 한다. ‘어쩌다 해피엔딩’은 결코 ‘어쩌다’ 이룬 일이 아니다. 한국인의 신명이 만들어낸 필연의 결과이며, 그 결과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또 다른 신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 신명을 믿고, 지켜주고, 함께 춤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문화는 국력이다. 그리고 그 문화의 중심에는, 바로 우리가 있다.
    • 오피니언
    2025-06-17
  • [윤승만 칼럼] “황혼의 반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의 단편소설 ‘나무’의 ‘황혼의 반란’에선 노인을 박대하다 못해 주사를 놓아서 죽이는 미래 사회가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노인은 주사를 놓은 젊은이를 쏘아보며 이리 말한다. 모두가 기억하면 좋을 말이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게다” 노인을 혐오하는 세대 간 갈등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다. 점차 수명과 건강수명이 증가하고 있어 65세라는 노인 기준은 무색해지고 있다. 또한 건강하고 총명한 노인들이 일부이기는 하나 여전히 사회 기득권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건강한 생활의 향유로 노인들의 경험과 역량은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젊은 세대가 그 역할을 쉽게 대체 하지 못하는 현실로 이어져 고용과 낮은 출산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일부를 제외한 젊은 세대들의 박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젊은 세대들의 박탈감과 사회적 역할이 오롯이 노인 문제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회 구조적인 현실 또한 외면할 수는 없다. 여기에 일부 노인들은 그간의 경험 축적으로 이뤄놓은 터전이 무의미하게 빼앗기는 것 같은 상실감을 토로하기도 하고, 때로는 일부이기는 하나 노인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언행으로 젊은 세대를 당혹스럽게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다소간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안타깝게도 노인 비하와 노인 혐오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필자도 어느덧 칠순을 훌쩍 넘기고 팔순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젊은 세대들과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아 때로는 조심스러운 심정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제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수는 1,024만4,55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엔(UN)은 한 나라의 65세 이상 비율이 20% 이상일 경우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고령사회가 초고령사회로 되기까지 일본은 10년, 독일은 36년, 프랑스는 39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단 7년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45년쯤에는 한국이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듯이 국가의 체질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거대한 변화에 대응할 준비는 사회적으로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 현실적인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이 우대받고 존중받는 세상은 노인들이 앞장서서 만들어야 한다. 많은 노인이 훌륭한 사회적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일부 노인들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정보 단말기)가 노인을 문전박대한다고 불만을 호소하기도 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불평불만보다는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노인들은 젊은 세대를 존중해야 하고, 그들의 견해를 존중하면서 조언하되 비평하지는 말아야 한다. 결국 미래를 열 사람은 젊은이들이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게다”라고 젊은이를 쏘아 보지 말자.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 밝은 미래를 위해 청년과 노인이 서로 배려하고 서로 조금씩 손해도 보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상징인 최인호 작가(1945~2013)는 소설계의 ‘대문호’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았던 저명한 소설가였다. 그가 암으로 사망하기 전 투병 기간 중 쓴 수필에 “곧 닥쳐올 노년기에 내가 심술궂은 늙은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는 것이 내 소망이다. 무엇에나 올바른 소리 하나쯤 해야 한다고 나서는 그런 주책없는 늙은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또한 “위로받기 위해서 끊임없이 신체의 고통을 호소하는 그런 늙은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하나 더 바란다면 전혀 변치 않는 진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죽는 날까지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는 늙음과 병 그리고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침묵’을 말하고 있었다. 어쩌면 노인에게 진리란 그런 게 아닐까.
    • 오피니언
    2025-06-17
  • [기고]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청렴한 국민연금”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직자에게 특히 중요한 덕목으로 공직자의 본분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합니다. 청렴은 단순히 부패를 피하는 소극적인 의미를 넘어,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처리, 책임감 있는 태도, 그리고 맡은 업무를 성심을 다해 수행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직자가 청렴하지 않으면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청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같은 법률을 통해 공직자의 부패를 제도적으로 예방코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공단에서는 전사적으로 임직원 모두가 청렴의 가치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매년 ‘반부패·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처리 및 적극 행정 추진을 통해 국민의 권익증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평택안성지사에서는 매년 상·하반기 1회 이상 ‘청렴실천반 회의’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처리 투명성 강화와 대민서비스 개선 방안을 모색·실천하고 있으며, 건강보험공단·근로복지공단·석유공사·농어촌공사·국토정보공사·농산물품질관리원·평택문화원 등 지역 유관기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등에 힘입어, 우리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8년 연속 2등급을 달성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매년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종합청렴도를 평가(1등급~5등급)하는데, 종합청렴도는 청렴체감도(60%)와 청렴노력도(40%)로 구성됩니다. 한편, 청렴체감도는 외부체감도와 내부체감도로 구분되는데 외부체감도는 연금수급자, 공단 계약업체, 국민연금 기금거래기관 등을 대상으로, 내부체감도는 공단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국민연금 평택안성지사 직원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처리로 청렴을 몸소 실천하고, 친절하고 적극적인 고객서비스로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청렴한 국민연금’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오피니언
    2025-06-17
  • [정재우 칼럼] 오만을 버리고, 겸손을 택하라
    6월 3일, 온 국민의 시선을 쏠리게 했던 대한민국 대선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새 정부는 인선을 마치고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며, 신임 국정 슬로건을 내걸었다. 누구나 예상했던 대선 이후의 일정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 중요한 분기점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 정부에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이 정치인보다 정치를 더 걱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국민총소득이 일본과 대만을 넘어섰다는 보도를 접했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는 ‘수출 100억 불’이 국가 목표였다. 그러나 지금은 중소기업 중에도 연 수출 100억 불을 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경제적으로 분명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우리는 최근 몇 달간 정치적 혼란과 비상사태 논란, 국정 마비 상황을 겪었고, 국민들의 일상과 생업은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사회적 손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국무위원, 공직자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정신이 있다. 바로 ‘오만을 경계하고, 겸손을 택하라’는 것이다. 오만은 대부분 자기애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능력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과시할 때, 어느새 오만이 스며든다. 오만한 사람은 고집이 세고, 그 고집은 타인을 해치게 만든다. 정치는 자기 고집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일이다. 이번 대선 결과가 분명히 이를 보여준다. 당선자가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과반과의 표 차이 역시 0.58%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결코 승자의 오만함을 허락하지 않는 수치다. 어느 한 국회의원이 말한 것처럼, “현명한 국민이 보내는 매우 살 떨리는 메시지”이다. 외신들도 한국 대선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기대를 쏟아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새 정부가 경제 회복과 외교 부담 속에서 실용주의 외교를 택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양국 관계 유지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일본 외신은 사회 분열 치유와 경제 회복이라는 과제를 지적했다. 또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보였으며, 독일은 민주주의 회복과 법치의 강화를 강조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 국민의 ‘민주적 회복’에 대한 열망을 주목했다. 이처럼 세계는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는 이러한 세계의 시선을 정확히 읽고, 겸손하고 정직한 외교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내 언론들 역시 ▷포용적 복지와 지역 균형 발전 ▷사회적 대화 체제 구축 ▷공정과 법치의 제도화 ▷언론의 독립성과 미디어 개혁 ▷내수 회복과 재정 확장을 통한 경제 활력 확보 ▷그리고 교육·문화 정책을 통한 세대 간 통합 전략 등 새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제는 결국 ‘겸손한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하다. 겸손은 단순히 고개를 숙이는 태도가 아니다. 이 시대에서 겸손은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경청(傾聽) -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둘째, 노력(努力) - 자신이 약속한 것을 성실히 지켜가는 태도이다. 셋째, 기도(祈禱) - 자신의 능력만 믿지 않고, 하늘의 뜻과 시대의 흐름을 헤아릴 줄 아는 자세이다. 오만을 내려놓고 겸손을 품은 지도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이 내린 가장 중요한 명령이며, 그 명령을 새겨듣는 지도자만이 진정한 통합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2025-06-10
  • [조선행의 소비자권익] 친환경농산물 선택은 생물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
    텃밭에서 작물을 키워본 적이 있습니까? 베란다에서 잠시 동안이라도 먹거리를 키워본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아니 지금 작물을 키우고 있다면 당신은 이상기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소비자입니다. 작물을 키울 때 제일 어려운 것이 풀 관리라고 합니다. 풀(소위 잡초)은 작물보다 개체 수가 몇백 배, 몇천 배나 많고 뿌리를 깊게 내립니다. 날이 가물어 저수지 바닥이 보여도 잡초는 시드는 법이 없으며, 약간의 수분만 공급되면 쑥쑥 잘 자랍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작물과는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작물이 자라는 데 여러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햇볕으로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고 뿌리는 흙 속의 영양분을 흡수합니다. 적절한 수분이 없다면 말라버릴 것입니다. 작물이 튼실하게 자라고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땅의 힘(地力)을 키우는 것’입니다. 땅속에는 두더지 같은 동물이 있고 개미 같은 곤충이 살며 수많은 유기물과 미생물이 있습니다. 유기물은 작물 뿌리에 직접 흡수되지 않습니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해야 비로소 작물 뿌리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이 많은 토양은 작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요소입니다. 1차 산업인 농업에 종사하면서 일반 관행농으로 농사짓는 것이 녹록지만은 않으며,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생성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고 농약도 뿌리지 않으며 화학비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는 일은 더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가성비 낮은 친환경농산물이 일반 농산물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토양을 보전하고 수질오염을 방지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은 토양에 기대어 사는 여러 생물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영위케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약 10년 전에 유명 가수가 자신이 직접 키운 콩에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했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사과한 적이 있습니다. 갑론을박이 나올 수 있지만 인증이 제도로 자리 잡는다는 것은 잣대가 매우 엄격한 것입니다. 친환경농어업법이 1997년 제정되고 인증과 관련해 여러 차례 개정되었는데, 2024년 1월부터는 비의도적 잔류농약은 잔류허용기준 1/20 이하이면 인증을 취소하지 않고 인증품으로 판매할 수 있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기준이 완화되었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유기농 인증은 그동안 100점을 고수해 왔습니다. 1점이라도 부족하면 인증이 취소되고 일반품으로도 판매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모 아니면 도’로 중간 과정은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인 판정법일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유기인증 완화(?)에 민감한 것은 ‘친환경 농산물 섭취=나의 건강지수를 높이는 등식’으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친환경 농어업의 정의는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토양에서의 미생물적 순환과 활동을 촉진하며, 농업생태계를 건강하게 보전하기 위하여 합성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및 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친환경농어업법 제2조)」로 소비자의 건강에 대해선 언급이 없습니다. 유기농법은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것임을 소비자에게 적극 홍보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제철 과일, 제철 채소가 언제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저장기술의 발전과 하우스 재배로 필요하면 언제든지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저는 11월 중순경 김장을 담습니다. 해가 바뀌어 1월~2월이 되면 봄동이 나옵니다. 약간 질기긴 하지만 김장이 식상해 질 때 겉절이로 먹으면 입맛을 돋웁니다. 그런데 3년 전쯤 김장을 하고 마트에 가니 벌써 봄동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다음 해엔 김장거리를 사려 했는데 동시에 봄동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딸기의 제철이 언제인가요? 토마토는요? 토마토는 여름작물입니다. 뜨거운 햇볕을 받아 빨갛게 익어 가지만 1년 내내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팜,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 양액 재배 등으로 우리는 손쉽고 편리하게 농산물을 접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식량 자급을 위한 농지보전에 반하는 선택인지는 앞으로 논의할 부분입니다. 친환경농산물의 가장 큰 시장은 학교와 같은 공공급식과 생협일 것입니다. 2024년 통계를 보면 친환경농산물 재배 면적이 줄고 친환경인증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친환경농사를 지으면 먹고 사는데 걱정 없고 생활에 불편이 적어야 젊은이들도 직업으로 선택할 것입니다. 친환경농산물의 파이를 키우려면 구매하는 소비자를 넓히고 다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도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나의 건강을 위해 선택했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책임 있는 소비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커다란 장애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물을 낮추는 노력, 장애물이 얇아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오피니언
    2025-06-04
  • [정재우 칼럼] 가족 추억 만들기
    가정의 달 5월이 지나갔다. 5월이 다가오면 잊고 지내던 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것도 그렇지만,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들어 있고,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를 유독 5월에 갖는 것도, 5월에는 가정을 생각하게 하는 기념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런 기념일들과 겹쳐 결혼기념일, 필자와 아내의 생일, 출가한 딸의 생일까지 모두 모여 있어서, 올해도 어린이날에 직계 가족 모두 한자리에 모여 한꺼번에 축하하고 식사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으로는 모든 기념일을 한데 모아 한 번에 행사를 치르고 끝내는 것이 좋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축하하고 기념하는 일은 단순히 의례적인 행사로만 끝낼 일이 아니다. 어쩌면 점점 잊혀 가는 가족만의 추억을 다시 쌓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일이다. 지금은 결혼해 각자의 가정을 이룬 딸네와 아들네도 각각 4인 가족과 5인 가족이 되었다. 이들 가족은 매년 가족 여행을 자주 떠난다. 자기 가족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따로 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족 간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많이 공유하려는 것이다. 딸과 아들을 키울 때 우리 부부가 가족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필자는 결혼 예비부부 교실을 할 때 꼭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결혼 초기, 신혼 때 반드시 유념할 일은 부부간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억이 많은 부부는 쉽게 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신혼 때 추억이 별로 없다면 헤어지기 쉬워진다. 가족 간에도 마찬가지다. 공유하는 추억이 많을수록 가족 간의 친밀감은 더 깊어진다. 필자는 가족행복학교를 통해 그동안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가족행복캠프’를 운영해 왔다. 가족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었다. 처음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했지만 참여도가 낮아, 이후에는 주로 1박 2일로 캠프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일일 캠프를 갖는다. 그동안 평택시의 지원으로 매번 선착순 10가정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호의적이었다. 가족 간 좋은 추억을 쌓기 위한 프로그램은 주제 강의, 가족 소통법 워크숍, 가족 공동체 미술치료, 가족 건강 프로그램과 레크리에이션, 가족 미션 수행과 가족 장기자랑, 유명 밴드 초청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코로나 시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1회차 진행했다. ‘우리 가족 행복캠프’의 슬로건은 “가족의 행복, 건강할 때 더 건강하게 지키기”이다. 가족 간의 불화나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 미리 건강한 가족, 행복한 가정을 위해 투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족이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다.” 마이클 J. 폭스(Michael J. Fox)의 말이다. 이 말처럼 가족의 행복을 챙기는 것은 곧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이다. 이를 일찍 깨닫고 가족의 행복을 위해 시간과 마음을 내어야 한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이 어머니는 죽음을 앞두고 할머니에게 딸을 부탁하며 말한다. “우리 애순이 좀 봐줘요.” 자식을 두고 떠나야 하는 어머니의 안타까움과 딸의 행복을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가족은 이처럼 서로의 행복을 위해 사랑과 책임으로 엮이는 관계임을 보여준다. 소설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의 여류 작가이다. 그녀는 폐결핵과 척추 질환으로 13년 동안 병상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아야 했던 비참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병상에서 만난 미우라 미쓰요는 그녀에게 사랑의 기적을 안겨준 후일의 남편이다. 그는 평생 아내의 작가 비서로 일하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한 기자가 미쓰요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랑은 어떤 환경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의지가 아닐까요?” 가족을 위해 추억 만들기에 무관심해선 안 된다. 가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 행복을 위해 책임을 다하려 한다면 더욱 그렇다. 온 가족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행복캠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참고: 제12기 우리 가족 행복캠프, 6월 21일 토요일, 문화공간 버들숲, 문의: 010-3289-2054)
    • 오피니언
    2025-06-04
  • [칼럼] 주한미군 감축 논의, ‘위협 동맹’이 아닌 ‘상호 협력’ 시대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던 주한미군 병력 4,500명 감축 검토설은 국내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국방부가 이를 즉각 부인했음에도,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오래된 협상 레퍼토리다. 특히 한국의 대선 국면에 맞물린 시점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책 검토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래,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전례 없는 수준의 협조를 해왔다. 미국이 요구할 때마다 신속히 손을 내밀었고, 때로는 국내 이해 집단의 반발이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의 전략적 필요를 뒷받침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 확대다. 국내 축산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2024년 기준 22만 톤이 넘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며 8년 연속 수입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무기 구매에서도 마찬가지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45조 원 넘는 해외 무기 구매 중 78%가 미국산으로 편중되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동맹의 가치를 지킨다’는 이유로 문제 제기 자체를 자제해 왔다. 평택 험프리스 기지(K-6)는 이러한 한국의 헌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이 미군 기지 건설에 15조 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현재 험프리스는 전 세계 미군 기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제 이곳은 한반도 방어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전초 기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러한 헌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행정부가 바뀔 때마다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를 카드로 꺼내 들며 방위비 협상이나 무역 분쟁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이 전략을 활용했으며,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미군 철수 위협은 협상에서 강력한 위치를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한국인들에게 이러한 압박은 단순한 외교적 스트레스가 아니라, 실존적 위기로 받아들여진다. 1949년 주한미군 대부분이 철수한 이후 곧바로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역사적 기억 때문이다. 이렇듯 주한미군의 존재는 단순한 안보 자산을 넘어 심리적 안정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늘날 주한미군은 더 이상 한반도만을 방어하는 전력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북한에 이르는 동북아 전체의 전략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의 축이 되었다. 그 기능과 역할이 확대된 상황에서, 감축 또는 철수 논의는 그 자체로 동북아 질서 전체를 흔드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2기가 재출범하면서, 다시금 관세 전쟁과 방위비 압박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은 미군 최초로 한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전투함 수리를 진행했으며, 이 조선소의 미국 내 이전 혹은 투자를 은근히 압박하며 경제와 안보를 연계한 ‘전방위 협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동맹국에 대한 존중이 아닌 일방적 요구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새로운 한·미동맹의 패러다임 방향이 필요하다. 동맹이란 이름 아래 계속해서 압박과 협박이 반복되는 관계는 결국 신뢰를 약화시킨다. 병력 감축이나 철수와 같은 민감한 사안은 동맹국 간 충분한 협의와 전략적 조율을 거쳐야 하며, 공론화 시점 또한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한미군 철수’라는 단어 자체가 협상의 레퍼토리로 반복되는 현실은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 남북한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실현되기 전까지 주한미군의 존재는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안정을 위한 핵심 기둥이다. 이 문제를 협상의 수단으로 여기는 태도는 한·미 양국 모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시에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과 동맹국들 전투함이 제1도련선(일본 큐슈~오끼나와~대만)을 넘지 못하게 파괴 및 방어하는 전략을 구사하려면 한국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의 킬체인(Kill Chain)은 한국이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해 KAMD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한·미연합이 북한을 선제타격 체제로 30분 안에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을 위해서는 한·미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이렇듯이 한·미동맹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 정세에서 상호연관성이 있는 관계이므로 더 이상 한국을 상대로 단순 이익을 착취하는 국가로 여기는 미국의 국가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동맹이란 상호 이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결코 일방적 청구서가 아니다. 이제는 말뿐인 ‘가치동맹’이 아니라, 실질적 신뢰와 존중에 기초한 새로운 한·미동맹의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미국 역시 동맹의 무게를 인식하고, 정책 기조에 있어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해야 할 때다. 그럴 때 비로소 한·미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동맹’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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