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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파시스트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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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의 무대에서 가수 김목인이 올라왔다. 그는 총 2곡의 노래를 불렀다. 그 중 한 곡은 ‘파시스트 테스트’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의 서사는 화자가 길을 지나가다 사은품을 받으려 파시스트 테스트를 해봤는데, 어이없게도 10점 만점에 9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화자 본인은 파시스트일리 없다며, 그냥 본인은 스스로를 평범한 시민이라며 가끔 화를 잘 내고, 전쟁영화를 좀 많이 볼 뿐이라며 스스로를 위로 한다.
파시즘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파시즘 연구의 대가인 로버트 팩스턴이 정의한 파시즘이란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 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극우파시스트들에 의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위협당하는 지금의 시대에 광장에서 울려 퍼진 ‘파시스트 테스트’는 우리에게도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파시즘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들렸다.
물론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에 참가한 대중들이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한 극우파시스트들과는 생각의 궤가 다르고, 정치적 지향도 180도 다르다. 하지만 180도 다르다고 해서 우리 내면에는 파시즘적 요소가 하나도 없을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시민 누구에게나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파시즘적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대중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구령대가 존재하는 운동장에서 조회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구령대는 가장 파시스트적인 집단인 군대에서 존재하는 구조물이다. 그런데 이런 군대에 있을 법한 구령대를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학교에 설치를 한 것이다. 물론 일제가 설치한 잔재라는 핑계를 댈 수 있지만 교육 당국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이 구령대를 활용해서 운동장 조회를 진행했다.
국가주의, 전체주의의 행위인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한 운동장 조회는 교장선생님의 권위 앞에서 사회 체제에 순응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사회 체제에 순응하지 않으면 마치 별난 사람,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며 사회부적응자로 낙인찍히게 된다. 특히 계속해서 사회구조는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틀린 것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파시즘적 요소가 우리가 의식하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안에는 작든 크든 파시즘적 요소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에서 파시즘적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뜻과 좋은 목적이라 하더라도, 생각과 행동, 과정에서 파시즘적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 숙고해야 한다. 이렇게 내면에 존재하는 파시즘적 요소를 돌아보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했던 극우파시스트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내면의 파시즘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그래야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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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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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빗나간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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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는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3월 6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 공군 KF-16 전투기의 좌표 입력 실수로 민가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과 군인 총 15명이 부상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민가의 건물 피해와 함께.
전쟁이 터진 줄 알았다. 그 순간,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국민들의 일그러진 표정이 교차되어 다가왔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는 이런 우발적인 사건에 숨이 막힌다. 사고 후,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한 시간여의 공포와 불안. 누구도 겪어보지 않고는 짐작하기 어려운 심리적 압박감. 이걸 안고 살아가는 휴전 상태 국민인 걸 잠시 잊었나 보다.
전례가 없는 이런 사고가 왜 일어난 것일까? 우리 공군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 발사해서 사고가 났다. 폭탄이 떨어져야 할 지점이 아닌 다른 곳에 좌표가 맞춰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빗나간 좌표가 원인이었다.
좌표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알게 해준 사고였다. 전쟁 중에도 이런 사고가 가끔 일어난다. 빗나간 좌표 설정으로 포탄이 아군 지역에 떨어지는 상황이 실제로 있었다. 월남전 당시 이런 사례가 있었다.
빗나간 좌표, 이로 인한 피해는 불가피하다. 전시나 훈련 시에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좌표를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 좌표는 푯대이다. 푯대를 잘못 설정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마련이다. 빗나간 여정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 정치적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던진 카드로 국론은 극단으로 분열되었다. 좌우 진영으로. 빗나간 좌표 설정이 아닌가? 이런 상황을 예측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트럼프가 쏘아 올린 관세 폭탄이 빗나간 좌표 설정으로 판명 난다면 어떤 결과가 주어질까? 유럽 공동체와 약소국가에 이르기까지 혼란을 가져온 국제 질서, 자국의 이득만을 추구한다면 동물농장으로 세계는 재편되지 않을까?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질병과 싸우는 의료진들이 좌표를 잘못 입력한다면 오늘의 사태와 같은 혼란이 오고 말 것이다. 환자의 생명과 치유와 거리가 먼 것으로. 국경 없는 의사회 멤버들과 같은 헌신이 의료계의 진정한 좌표가 아닌가.
또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해야 할 교사들이 배움의 상아탑에서 빗나간 좌표를 설정한다면 어떤 미래가 다가올까? 학폭과 마약에 노출되고 맘몬이 지배하는 교육 현장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종교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더 깊은 영성과 평화를 추구해야 하는데 교권과 재정을 놓고 잡음이 쉬지를 않는다. 종교 개혁 전야를 방불하게 한다. 지도자들이 정도를 이탈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성경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가 입력할 좌표는 무엇인가, 그 좌표를 향해 어떻게 달려가야 하는가를.
좌표 혹은 푯대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첫째, 목표로 삼는 대상이나 기준. 둘째, 길이나 방향을 알기 위해 세운 기동이나 표지, 혹은 기준을 말한다.
어떤 자는 인생의 좌표를 분명하게 설정하지 않은 채 방황하며 사는 자들이 있다. 인생의 좌표를 막연하게 행복이라고 정한 자들이 있다. 행복은 좌표가 아니라 올바른 좌표를 향해 달려갈 때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좌표를 바르게 설정한 자들은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다가와도 헤쳐 나간다. 전심전력으로 달려간다. 겸손하게 달려간다. 소명 받은 자로 달려간다. 지상이 아닌 천상의 보상을 기대하며 달려간다.(빌3:12-14)
얀 후스(Jan Hus, 1369~1415)는 체코(당시 보헤미아 왕국)의 종교 개혁자로 중세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비판하고 성경의 권위를 주장하다가 순교한 인물이다. 1415년 7월 6일, 후스는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이단자로 선고받고 화형을 당하기 위해 처형장으로 끌려갔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이것이다. “진리는 승리할 것이다!”
빗나간 좌표는 위험하다. 잘못된 푯대는 엉뚱한 방향으로 이끈다. 바른 좌표를 입력하자. 개인과 국가, 일반 사회와 종교계까지 빗나간 좌표를 바로 잡자. 진리와 생명, 공존과 평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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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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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노년의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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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친구는 사회복지 전문가였다. 노년에 화가로 변신했다. 국내와 해외를 다니며 작품을 출품하고 전시에 참여한다. 정말 부럽다. 그보다 더 부러운 건 아내와 합의하여 서울에서 남해로 주거를 옮겨 재미있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년에 이사를 감행하다니. 그리 생각했다. 서울의 노인종합복지관장과 전문대학교 교수로 은퇴한 전문가요 지식인이다.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런 용단을 내렸다.
이런 결단을 하기까지 처음엔 남해 한 달 살기 하러 부부가 내려가더니 마음이 움직여 일 년 살기에 도전했다. 그러더니 일 년 후 아예 이사를 갔다. 이제 하는 말이지만 지혜로운 결정이었다. 남은 인생을 재미있게 살기로 했으니까.
은퇴 후 처음 4년여 기간은 대청호 상류 청남대 가까운 가파른 산지를 개간해 포도 농사에 도전했다가 정착을 못하고 결국 서울로 복귀했다. 농사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체득했다. 아내가 주말마다 서울에서 찾아와 살림을 도왔지만 얼마나 불편했을까? 그때에도 노년의 도전이 결코 나빠 보이진 않았다. 비록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멀리 남해로 가더니 남해 사람이 되기로 작정한 듯하다. 거기서 미루어 두었던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미술 동호회에 들어가 그림을 배우고 동호회 전시에 참여하더니 국내 미전에 도전해 입상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에서 입상 작품 합동 전시회에 참여한다고 초청을 받았다. 입상자 중 상위권자는 개인전도 함께 열었다.
참 멋진 인생을 사는 친구다. 우린 고향에서 고교를 함께 다닌 동창이다. 고교 1년에 만나 평생지기가 됐다. 내가 그를 처음 교회로 인도했다. 학생 성가대 왕베이스로 인기를 끌었다. 당연히 이 품성 좋은 교회 오빠를 따르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편안한 직장 근무를 마다하고 고향 진해로 내려갔다. 고향에서 우리 친구들이 함께 세운 야학 새마을고등학교 교무로 근무하기 위해서였다. 갓 시작한 야학이었다. 학생은 50여 명이었다. 교사는 해군사관학교 교수요원들이 많았다.
그 후 서울로 돌아와 사회복지기관 직원으로 근무했다. 여기서 평생 반려자 아내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했다. 첫째 딸을 낳고 둘째로 아들을 입양했다. 갓난 어린아이를. 부부는 보통의 삶이 아닌 모험을 감행했다. 한 아이의 인생을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그 아이는 잘 자라 훌륭한 성인이 되었다.
이화여대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 명예교수는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저서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이 들어 좋은 점은 딱 하나, 더 이상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다는 점이다. 자존심을 세워주는 그럴듯한 자리라도 나는 명예보다는 즐거움, 책임보다는 재미를 택하면서 살기로 했다”
그는 76세에 사이버대학 문화학과를 최고령자로 졸업해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30년 넘게 네팔 의료 봉사를 하고, 40년 넘게 보육원 아이들을 돌본 이유는 인생이 더 즐거워졌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이 책에서 60대 중반의 일본 여성들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내용을 소개했다. “어떤 사람이 행복한가?” 이 질문에 가장 불행한 사람은 아무 일도 없이 세월을 보낸 사람이었고, 반면에 새로운 행복을 찾아 누린 사람은 공부를 시작한 사람, 취미활동을 계속한 사람,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사람이었다고 소개했다.
필자의 친구는 노년을 의미 있게 살아가고 있다. 평생을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살았다. 새로운 도전으로 농사도 지어보았다. 실패를 딛고 새로운 땅에서 모험을 하고 있다. 재능을 찾아 그림을 배우며 재미있게 산다. 아내는 지역의 문화해설자로 함께 재미있게 산다. 남해에 푹 빠져 노년의 성취를 만끽하면서.
노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직 노년기에 접어든 나이가 아니라도 100세 인생을 설계하자. 노년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리모델링을 준비하자. 노년기는 자기 성취를 위한 연속과정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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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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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괴짜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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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연 세계적인 감독이다. 영화에 접근하는 방식이 남달랐다. 신선하고 흥미롭고 영화를 본 후 감동이 밀려오게 했다. 단지 흥행만을 위한 블랙 코미디가 아니었다. 망상이 아니라 다가올 인류 미래를 고민하는 주제가 명확했다.
세상은 괴짜가 있어 즐겁고 흥겨워진다. 갈릴레오가 재판정을 나오면서 던진 말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은 천재나 괴짜가 할 수 있는 말이다. 서자 출신 허균은 관직을 포기하고 유랑의 삶을 떠돌면서 세상을 풍자한 ‘홍길동전’을 썼다. 그 시대의 괴짜였지만 지금까지 우리들을 즐겁게 한다. 이런 류의 괴짜 감독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을 개봉일에 보았다.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문제작이었다. 이 영화는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Mickey 7’을 원작으로 한 SF 블랙 코미디이다. 개봉 4일 만에 백만 명이 보았다니 더 놀랍다. 작품성과 동시에 흥행에도 성공할 기세가 틀림없다.
영화의 줄거리는 미래의 인간들이 얼음으로 뒤덮인 행성 ‘니플하임(Niflheim)’을 개척하기 위해 복제 인간을 활용한다. 주인공 미키 반스는 이러한 복제 인간 중 하나로,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며 죽을 때마다 새로운 몸으로 재생 프린트된다. 복제되는 그 장면이 기괴하다.
17번째 복제된 미키는 시스템의 오류로 ‘미키 17’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미키 18’이 생성되면서, 미키는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는다.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메시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두 개의 상반된 자아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소극적이고 소심하고 감성적이다. 반면 또 하나는 적극적이고 과격하고 의지적이다. 두 개의 자아가 치열하게 부딪치고 때론 타협한다. 이것이 원래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영화는 설국열차에서 보여준 것처럼 우주선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여러 부류의 인간상을 보여준다. 독재자인 선장과 실제 그를 조종하는 아내, 권력 앞에 아부하는 참모와 연구진들, 틈새를 이용해 자기 이득에 몰두하는 인물, 그런 억압된 분위기 가운데서도 로맨스를 만들고 밀애를 즐기는 미키와 연인 나샤가 있다. 그들의 사랑의 힘이 결국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키였다.
감독은 이 영화로 문제를 제기했다. 미래에 대두될 복제 인간의 존재와 인간성, 그리고 생명의 가치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감독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를 주면서 이를 블랙 코미디 요소가 짙게 풀어 나갔다.
괴짜 감독이 던져주는 주제는 상식적 단계를 넘어서 지구 밖 행성에 생존하는 생명체인 동물에 대한 애정과 그들과 소통하는 인간미를 보여주는 감동이 있다. 이것이 우주를 구원하는 힘으로 보여졌다. 얼마나 훈훈한가?
그가 그동안 세상에 내어놓은 영화는 강한 사회비판 영화였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풀어 나가는 독특한 영화였다. 처음 우리에게 파격적인 영상과 주제로 보여주었던 작품은 <괴물>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환경 문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켰다. 흥행에도 대박을 터뜨렸다.
그 후에는 <설국열차>로 다시 한번 우리를 경탄하게 했다. 출연진 배우를 주로 외국인으로 기용했다. 전 세계를 돌며 생존을 위해 고투하는 열차는 종말적 예언이었다. 제약된 열차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계급사회와 혁명을 다루었다.
그리고 아카데미 감독·각색상을 수여받은 <기생충>은 온 세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영화였다. 빈부 격차와 계급 갈등이 상존하는 현대사회를 우화적으로 풀었다.
이번 작품 <미키 17>은 출연진 배우가 전원 외국인이다. 마치 세계적인 명장 ‘이안’ 감독처럼 동양인으로서 할리우드가 탐내는 감독이 되었다.
우리는 지금, 사회적 현실이 어수선하다. 이러한 때에 이런 영화를 내놓았다. 무슨 의미를 주려는 걸까?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마치 우화 한편으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철학적 문제를 던져주었다. 그에 대한 해석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면서.
이 영화는 가장 암울한 사회비판 영화로 평가받았고, 영화 속 독재자 캐릭터가 현실의 정치인을 연상시킨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몰고 왔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인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완벽한 우화’로 평가받았다. 과연 그는 우리 시대의 괴짜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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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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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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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주 출판도시의 출판사 사장과 만났다. 출판계 상황과 독서문화 지형 변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뜬금없는 말부터 시작했다. 요즘 출판계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 봄, 여름, 가을은 출판계 비수기이며 겨울에만 반짝 성수기를 만나 종이책을 찍는다고 했다.
그 요인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겨울 외에는 가족 단위로 야외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겨울이 되어야 비로소 책을 가까이하기에 겨울이 출판계는 성수기가 되었다. 겨울 한철 벌어서 세 계절을 버티어야 한단다. 그래서 이제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고.
2024년 4월 문화체육부가 제4차 독서문화 진흥 기본계획에서 성인 종합 독서율이 1994년 86.8%에서 2023년 43.0%로 급감한 현상을 발표했다. 성인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는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인 스마트폰과 유튜브 등 디지털 매체의 다양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감소한 반면 전자책 이용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독서 인구의 감소가 문화 기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음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학창 시절에는 연간 300권 이상의 책을 읽는 ‘책벌레’였다. 이러한 독서 습관은 그의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의 원천이 되었고, 현재까지도 매년 약 50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시절, 1년에 두 번씩 ‘생각 주간(Think Week)’이라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오직 독서와 사색에 몰두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일화들은 빌 게이츠가 독서를 통해 지식과 영감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했음을 보여준다.
필자는 주간 중에 3일 정도 공공 도서관에 가서 독서와 집필을 하는 편이다. 선진국 여행 시 보았던 마을 도서관 못지않은 현대적이며 세련된 시설을 우리도 갖추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주로 1층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있고 2층과 3층은 성인용 도서관이 있다. 항상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취준생, 고시생, 시니어와 고령자도 자리하고 있다.
가만히 그들이 펼쳐놓은 책들을 등 넘어 보았다. 대개 시험 준비를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분위기가 입시 전용 독서실 같았다. 순수하게 도서관 도서로 독서하는 사람은 드물게 보였다. 매우 아쉬운 점이다.
작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로 인해 모처럼 출판계에 훈풍이 불었다. 필자도 한강의 소설 네 권을 추가로 구입해 읽고 있다. 이처럼 독서계도 많은 변화가 왔으리라고 본다. 국민들이 호기심을 가지고서라도 종이책을 가까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본의 뇌과학자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독서가 뇌의 거의 모든 영역을 활성화시키는 강력한 도구임을 밝혀내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단 2분의 독서만으로도 뇌의 전두엽, 후두엽 등 여러 부위가 활성화되어 기억력과 창의력이 향상되고, 뇌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소리내어 읽는 ‘음독’은 뇌를 더욱 활발하게 자극하여 치매 예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 강국으로 가는 길은 국민들의 독서율에 달렸다. 특히 미디어 매체 보다 종이책을 선호하면 좋겠다. 독서하면서 무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정신 건강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여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가을만 독서의 계절이 아니다. 시대와 생활 패턴이 달라졌어도 겨울에만 책을 가까이해서 되겠는가. K-컬처는 사계절 독서의 기반 위에서 더욱 굳게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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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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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포럼 성명서] 평택시와 시의회는 대한노인회 평택시지회 철저히 관리감독하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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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포럼 로고 <제공 = 금요포럼>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대한노인회 평택시지회(이하 평택시지회)의 감사 결과와 사후 조치 미흡에 대한 질타와 보도 그리고 후속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세금은 혈세라고 표현될 정도로 시민들의 소중한 돈이며, 그 집행은 투명하고 다수 시민들을 위해 마땅히 사용되어야 하는 공금이다.
그럼에도 최근 알려진 평택시지회 관련 부실한 지원금 관리와 집행 그리고 타 지자체에 비해 과도하게 지급되는 지원금 등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다. 물품 구입 후 관리장부도 없는가 하면, 지출증빙 서류 미비는 부지기수다. 계약과 상이한 납품서류가 첨부되기도 하였고, 표준계약서 미작성도 많다. 아울러 수년간의 주유비 지출은 활동 내역 없이 단순 카드 영수증만 첨부되어 있으며, 2022년 노노케어 사업 시 차량 연비가 1ℓ당 1km에도 못 미치지는 비정상적인 지출 의혹도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이를 시정해야 할 평택시 집행부와 시의회는 시정을 위한 조치와 조사특위 구성 등에 나서고 있지 않다. 시 집행부는 1차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며,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회조차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이고, 수명이 길어지며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지라도 시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는 마땅히 시정되어야 하고,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당연한 일이다.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없던 일이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감사에서 지적되었음에도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라면 이는 용납될 수 없다. 시민단체들은 수백만 원을 지원받아도 그 정산서류는 한 묶음일 정도로 빡빡한 집행과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평택시노인회는 직원도 17명이고, 지원금도 상당액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금 집행과 보고가 허술하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오늘의 선진한국을 만든 어르신들의 단체지만 부실하고 납득할 수 없는 업무처리가 용납될 수는 없다. 업무를 어르신들이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직원들이 처리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아무튼 평택시지회의 집행 과정에서도 문제점은 제기되지 않았고, 평택시의 관리감독 과정에서도, 평택시의회의 심의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유불리를 따져 다룰 사안이 아니며, 마땅히 우리 가까이에 있는 생활 적폐로 여기고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 길이 큰 대의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평택시지회는 3년 전 직원 성추행으로 회장이 교체되는 일도 벌어져 지역사회의 지탄을 받은 일이 있었다. 결과로 회장이 교체되었지만 내부적인 잘못된 관행과 적폐들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평택시지회는 지역 어르신들을 대표하는 중요한 기관인 만큼,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통해 존경받는 단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2025. 2. 17. 금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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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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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자유를 향한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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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여전히 온전한 자유가 그립다. 나를 구속하는 각자의 환경이 그럴 수 있다. 오래된 떨쳐내지 못한 나쁜 습관이 그렇다. 혹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오래된 친구일 수 있다. 더한 것은 편견에 빠진 이념일 수도 있다.
자유를 억압당하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탈북자들이 말하는 그 세계는 상상을 불허한다. 일상에서부터 강제수용소에서까지 박탈당한 자유는 단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남한 사회에서 누리는 자유는 믿기지 않은 상상이 실현된 세계라고 했다. 자유가 이처럼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세상에 살아가는 것이 기적이라 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브루탈리스트>를 보았다. 자유에 대해 전 생애에 걸쳐 이렇게 극명하게 표현한 건축가가 있을까 생각하게 했다. 이 영화는 한 개인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상영시간이 215분이나 되어서 중간에 15분간의 인터미션으로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브루탈리스트>는 브래디 코베이 감독이 연출한 2024년 개봉한 드라마 영화이다. 이 작품은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 라즐로 토스의 미국 이민 후 30년에 걸친 삶과 예술적 여정을 그린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건축가로서의 꿈을 추구하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며 다양한 도전에 직면한다.
우연한 기회에 주인공 라즐로는 재벌가의 개인 서재를 모던하게 새로 인테리어 작업을 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인연을 맺게 된다. 재벌은 펜실베이니아주를 상징하는 거대한 문화공간을 만들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이 일에 라즐로를 선택한다. 그는 문화공간 중심에 상징적인 건물로 개신교 예배 공간과 부속 건물을 디자인하고 건축하면서 브루탈리즘(Brutalism)을 사용했다.
브루탈리즘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유행한 건축 양식으로, 단순하고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특징으로 한다. 이 양식은 재료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내며,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기능성을 강조한다. 특히, 노출된 콘크리트 표면과 기하학적인 형태를 통해 강한 시각적 인상을 준다.
브루탈리즘 건축에 대한 세계 건축계의 평가는 다양하다. 일부는 그 거친 미학과 기능주의를 높이 평가하며, 현대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운동으로 본다. 반면, 다른 이들은 차가운 이미지와 인간적인 스케일의 부재로 인해 비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브루탈리즘 건축물이 재평가되며, 역사적 가치와 독특한 미학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제81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였으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되어 있다.
영화를 보면서 강렬한 인상은 건축가로서 예술적 표현을 위한 고뇌를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는 유대교 종교를 가지고 회당의식에 주기적으로 참석하면서 한 편으로는 아내와의 갈등과 마약, 색욕 등으로 돌출하는 행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인간의 한계라고 할까. 그러면서도 나치스에 의해 유대인 수용소에서 겪었던 억압에서 온 자유를 향한 갈망이 건축에 그대로 반영되어 걸작을 만들었다.
2000년 6월, 필자가 시무했던 교회 건축 당시 건축물 일부를 노출 콘크리트로 시공했었다. 그런데 판넬을 제거하고 보니 콘크리트 벽면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 건축 설계자와 상의하여 노출 콘크리트 부분에 회색으로 도색을 했다. 그때 이 건축 기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경험했다.
영화에서 보았던 실제 건축물은 노출 부분이 얼마나 정밀하고 깨끗했던지? 경탄했다. 가장 현대적으로 설계된 종탑 천장의 십자가 여백으로 들어오는 빛이 십자가 형태 그대로 예배실 강단에 하늘의 영광처럼 내려앉았다. 이 얼마나 놀라운 현상인가?
마치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에서 모차르트 같은 악동이며 괴짜 같은 천재 음악가가 그처럼 발랄하고 낭만과 자유스러운 음악을 작곡하면서 한 편으로는 엄숙하고 경건하며 장엄한 성가곡을 작곡할 수 있었는지 관객들에게 딜레마와 경탄에 빠지게 했던 기억이 났었다.
인간은 자유를 갈망하지만 자유를 누리는 순간부터 다시 방종의 길로 접어드는 연약한 존재이다. 이 두 간극에서 갈등하며 상상하기 어려운 극치의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는 건가. 극심한 억압과 차별, 고통과 흑암의 터널을 통과하지 않은 자는 감히 그를 정죄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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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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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봄을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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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옵니다” 지하철 역사 내 조그만 점포에 걸린 문구를 보았다. 그렇지, 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봄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리라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폭설이 내렸다. 새벽 일찍 나서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서울 가는 고속버스 정차장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눈보라를 헤치며 5분 거리를 20분이나 걸려 정류장에 도착했다. 겨우 시내버스를 탔다.
입춘에 찾아온 한파와 폭설은 아직 봄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호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형편도 아직은 봄을 기대하긴 이른 걸까? 하지만 우리 마음이 따뜻해진다면 봄은 우리 곁에 금세 다시 찾아올 거다.
살다 보면 주변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사연을 접하게 된다. 지난 주간에 후배의 아들 소식을 들었다. 평소에 잘 알지를 못했는데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훈훈한 사연은 온기처럼 퍼져나가 봄을 재촉하면 좋겠다. 그 사연을 기록한 아빠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본다.
<얼마 전 딸을 재우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제 학교를 입학하는 딸에게 오빠의 장애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딸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자기 책상을 샀는데 그 책상에 자기가 좋아하는 피규어를 장식해 둔 것을 오빠가 자꾸 와서 건드려 화가 난 상태였습니다.
- 아빠! 오빠가~ 자꾸 내가 잘 정리해 둔 걸 흩트리고 망가뜨려요!
- (중략)
- 은서야, 조금은 정확하게 말해주는 게 필요할 거 같아서 이야기하는 건데 너도 알겠지만, 오빠는 조금 아파. 아파서 그러는 거야.
- 어디가 아픈데?
- 마음이랑 머리가 좀 아프다고 하면 맞을지 모르겠네.
- 마음이랑 머리가 어떻게 아픈데?
- 음... 은서 친구 중에 동생 있는 친구 있지? 그 동생이 아직 3살인가 4살이잖아?
- 응
- 오빠는 이제 10살이지만, 마음이랑 생각은 3살 동생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야. 오빠는 마음이 조금 느리게 자라는 병을 가지고 있는 거야. 느리지만, 자라기는 하는데 은서보다는 느린거지.
- 그럼, 내가 언니야?
- 몸은 은서가 동생이지만, 마음은 이미 은서가 누나에 가깝다고 봐야지.
- 아~ 그래서 내가 친구랑 놀 때 친구 동생 ○○이가 우리 장난감 막 뺏어가고 그랬는데, 오빠랑 비슷했어!
- 응응 그래 그런거라고 생각하면 돼. 오빠는 은서를 괴롭히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기들처럼 은서 마음을 읽을 줄을 아직 몰라서, 아기처럼 행동하고 있는거야.
- 으응~ 그래 알겠어! 그럼 내가 오빠를 잘 도와줘야겠네.
- 맞아,
- 근데~ 전에 내가 우리 오빠 이야기를 유치원에서 했더니 친구들이 좀 웃었어.
- 그래 그때는 좀 속상했겠네… 그래서 은서가 오빠 이야기를 먼저 할 필요는 없는 거야.
- 응 알았어. 근데 학교에서 누가 오빠를 놀리거나 하면 내가 혼내줄 거야!
- 하하하 그래 멋지다.
- 근데~ 3학년 정도까진 내가 혼낼 수 있는데 4학년이나 5학년 오빠들은 내가 못하니까 아빠가 도와줘.
- 그래 알았어.
장애 형제를 가진 자녀의 마음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장애 자녀 부모의 커다란 숙제입니다. 저에게 아들이 최고의 자랑인 것을 딸이 이해해 주길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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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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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소방관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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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었지만 새로운 기운이 우리를 맞이하는 것 같지 않다. 설날이 다가오지만 설렘보다는 고물가로 인한 걱정이 앞선다. 시국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확실성한 미래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선조들이 물려준 이 땅을 더 평화롭고 윤택하게 만들어 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모든 소원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연초에 들려온 캘리포니아 산불의 확산은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 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불허한다. 화마는 산과 들판과 도시와 주택을 집어삼켰다. 부유한 나라로서의 상징이 무색해졌다. 자연재해라기보다 기후환경을 이렇게 만든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래도 불길은 잡아야 한다. 인간의 생명도 자연도 살아 남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최근 종영이 다가온 영화 <소방관>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겨우 시간을 내서 보게 되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기에 망설이다 극장 상영관을 찾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몇 마디 소감을 적어 두었다.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 위에 이 사회와 나라가 안정을 유지하고 평화를 구가하고 있음을.
영화 <소방관>은 2001년 3월 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소재로 제작되었다. 당시 다가구 주택 집주인 아들의 방화로 인해 발생한 이 화재로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곽경택이며,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 중 겪는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을 중심으로, 그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주요 언론사들은 이런 평론을 실었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소방관’의 흥행은 영화의 내외적인 요인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보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화 내적으로는 실화의 힘과 영화의 진정성이 관객에게 어필했다.”
“서울 서대문구가 2001년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현장을 ‘소방영웅 길’로 이름 붙였다. 당시 구조 활동을 하다 순직한 소방관 6명을 추모하고 각종 재난안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홍제동 화재 참사 19년이 지나서 2020년 4월, 대한민국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 제정으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지 47년 만의 변화였다. 이로써 지방직 소방공무원 약 5만4천여 명이 국가직으로 일괄 전환되었으며, 이를 통해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과 인력 충원 등이 추진됐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국인의 안전과 안정된 삶을 유지하도록 희생과 헌신하고 있는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영화 <소방관> 마지막 장면에서 홍제동 화재 참사 합동 장례식에서 살아남은 소방관이 눈물로 조사를 하면서 이런 기도문을 읽었다.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과 공직자들, 그리고 국민 모두가 가슴에 새겨 볼 소방관의 기도이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이 다하게 되거든
부디 은총의 손길로
제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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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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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재혼 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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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교수가 99세에 쓴 <행복 예습>이라는 저서가 있다. 그는 90세를 넘어 비로소 행복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일하는 기쁨과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 백년을 설계한다면 사랑 있는 고생이 행복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일생의 과정이 행복을 찾는 여정이다. 결혼도 그 과정에 들어 있다. 그런데 모든 결혼이 행복을 찾게 되는 건 아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행복을 찾아간다. 때로는 이 과정에서 중도 하차하고 돌싱이 된 자들이 있다. 통계적으로 한국 사회는 대략 네 가정 중 한 가정이 이혼을 한다. 하지만 재혼을 통해 다시 행복 찾기에 도전한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필자는 최근 재혼을 약속한 한 커플에게 재혼을 위한 예비 결혼 교육 및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격주로 4회 만나기로 계획했지만 5회차까지 가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결혼에 대해 다시 기본적인 교육과 초혼에서 실패한 요인 등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행복을 위한 예습이 필요하듯 재혼을 위한 예습도 필수 과정이다.
교육과 상담, 4주차 과정을 소개해 본다. 첫 1주차는 결혼에 대한 이해와 결혼 관계를 위협하는 요소를 찾아보았다. 결혼에 부적응한 요건들이 무엇인지를 체크해 본다. 다시 실수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서로 결혼을 위협했던 요소를 솔직하게 털어놓게 한다. 그러면서 상호 이해하고 포용해야 할 부분을 찾아가게 했다.
제2주차는 결혼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게 했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인지, 결혼의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목적도 없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내어놓게 한다. 가치관, 이기심, 불가피한 시련, 재정, 피상적 감정, 사랑의 표현, 서로 다른 역할 등에 대해 토로하게 했다.
제3주차는 갈등과 솔직하고 인격적인 대화를 나누게 했다. 의사소통을 위한 단계를 배우며 자신들의 대화가 어디에서 막히기 시작했는지를 찾아보게 했다. 상투적 대화, 사실 대화, 견해 대화, 감정 교환 대화, 솔직하고 인격적인 대화 단계를 설명하고 상호 대화의 문제를 인지하게 했다. 또 갈등 해소를 위해 솔직함에 대한 장벽이 무엇인지를 찾게 한다. 솔직해지도록 돕는 일을 배우게 한다. 이로써 갈등을 해결해 나가게 했다.
제4주차는 하나 됨을 위한 남편과 아내의 책임에 대해 나누었다. 남편의 책임은 지도력으로서 다스리는 일과 전인격적으로 사랑하는 것과 돌보는 일이다. 아내의 책임은 현숙한 여인으로서 역할을 배우게 한다. 존경과 사랑과 가정의 최우선 순위를 배운다. 이렇게 부부는 서로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결혼 혼수품 준비도 필요하지만 재혼을 위해 위와 같은 과정을 소홀히 여기거나 형식적으로 치부한다면 또다시 중도 하차할 여지가 많다. 그래서 재혼 예습은 더 신중하고 더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부부의 관계는 평생 연애할 때처럼 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형제보다 친한, 나를 다 털어놓아도 좋은 친구여야 한다. 평생의 동역자 혹은 동업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의 목적을 가진 운명공동체, 영혼의 동반자가 되라는 말이다. 그러면 행복은 보너스로 우리 가정에 이미 들어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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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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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장선 평택시장은 적극적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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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 12월 17일 ‘경제 안정 종합대책 방안’을 발표하고,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평택시의 역량을 총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경기도의회에 요청해 받은 지역화폐 예산을 분석해보면 평택시의 적극적 의지를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12월 추경에서 증액도 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에 지나지 않고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경기도 지자체별 2024년도 지역화폐 지원 내역을 보면 평택시는 50억3천만 원의 시비를 사용했는데 이는 경기도 지자체 중 11위 수준이며, 50만 이상 대도시와 비교하면 하위권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평택시의 2025년 지역화폐 지원 예산은 더 떨어지고 있는데 25억1천5백만 원의 예산은 경기도 지자체 중 15위이며, 50만 이상 대도시와 비교하면 꼴찌 수준이다. 정장선 시장의 지역경제 살리기 의지 부족이 아쉽다.
현재 평택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은 민생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침체된 경제 상황에서 발생한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정치적·사회적 혼란으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평택시의 적극적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화폐 정책은 그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충분히 입증되었으며, 지역주민들과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지역화폐는 단순한 소비를 촉진시키는 정도를 넘어,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는 그물망을 만들고 저수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경제적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평택시는 소비 촉진 효과와 골목상권 활성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지역화폐 예산 확대 및 골목 상권 회복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숨 쉴 수 있도록 정장선 시장은 생색내기, 보여주기 정책이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맞춤형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경제가 어려울수록 재정 지원이 꼭 필요한 곳, 경기 부양에 확실한 효과가 있는 곳에 평택시가 재정을 투입할 수 있도록 견인해 내면서 구체적 방안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평택시와 국·도·시의회가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을 위해 나서야 할 차례다.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골목상권 살리기 캠페인’이 추진되어 지속되는 경제한파로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숨통이 터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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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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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하늘이여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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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여, 하늘이여, 우리를 어찌하려 하십니까? 어떻게 이런 고통을 연이어 주시는 겁니까? 하늘을 원망하고 땅을 원망해도 당분간은 우리를 참아주소서.
못난 어버이를 만나 고생하는 자식 같은 우리의 처지를 다 아시면서 어찌 우리 살붙이 형제와 자매, 어린 것들까지 이렇게 불러가십니까? 그들이 무엇을 그리도 잘못한 것입니까? 도저히 하늘의 뜻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왜 우리에게 세월호와 이태원에 이어 무안공항의 참사를 주신 겁니까? 이제는 더 이상 흘릴 눈물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이 하늘을 향해 어떤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까?
우리는 탄식합니다. 당신이 허락하신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김일성의 남침에도 견디어 낼 수 있게 하신 은총을 알고 있고 보릿고개를 넘던 우리가 선진국 반열에 설 수 있게 하신 사실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비통한 눈물을 많이도 흘려야 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찾기 방송 때엔 온 국민이 오랜 시간 함께 울었습니다. 이제는 기쁨의 눈물만 남은 줄 알았습니다.
하늘이여, 우리를 다시 굽어 살피소서. 우리는 한해를 보내야 하는 길목에서 섣부른 희망을 노래한 것일까요? 오지 않을 연락선을 기다리는 피난민 같은 소망을 기대한 것인가요? 우리의 마음이 찢어지고 탄식의 소리가 하늘에 닿지 않는지요?
하늘이여 다시금 허락하소서. 지금 비통과 비애에 잠겨있는 유족들을 살펴주소서.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위로와 소망을 주소서. 우리는 무엇으로도 그들의 위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린 다만 그들 곁에서 울어줄 뿐입니다. 온 국민이 그들과 함께 슬퍼하고 울어주는 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하늘이여, 용서하소서. 우리 가운데 아직도 서로 공존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과오를 용서하소서. 국민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는 우매한 정치인들과 거짓 뉴스를 퍼뜨리는 악마의 전사들과 사전에 경고의 나팔을 크게 불지 않았던 언론계와 종교계를 용서하소서.
하늘이여 이제는 허락하소서. 그 많은 피와 눈물과 땀을 흘린 백성이오니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당신의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의 존재와 생명이 당신 손에 있사오니 우리를 기억하소서. 이 나라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가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소서.
지금은 다만 추모할 시간입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우리에게 주는 경고를 차분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유족을 위로하고 그들의 슬픔에 동참하게 하소서. 온 국민의 좌절감과 충격을 도닥여 주소서. 극한 슬픔 가운데서라도 하늘의 뜻을 헤아리게 하소서.
이를 위해 9.11 미국 국제무역센터 테러 희생자 추모의 곡으로 명명되어 연주되었던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를 들으며 추모하는 마음을 갖기를 원합니다. 이 곡에 흐르는 애절한 슬픔과 그 가운데서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조용한 결단의 마음을 우리에게도 허락하소서.
하여, 간곡히 호소하오니 하늘이여, 우리를 살펴주소서. 우리의 추모하는 마음을 보소서.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서로가 서로의 눈물을 닦아 주며 우리가 비로소 이 눈물로 하나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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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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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이 바라보는 세상] 비상계엄으로 드러난 민주공화정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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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헌법재판소는 국정안정을 위해 빠른 시간 안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 회부되고 동시에 내란죄로 기소되는 세계 역사상 찾기 힘든 모습을 바라보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 총을 든 군인이 국회에 난입하는 비상계엄이 가능하리라고 믿는 국민은 망상에 빠진 대통령을 빼면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이 엄청난 국민적 불행과 수십 년 국가적 퇴보를 막았다. 헌재의 태도로 보아 큰 변수가 없는 한 4월 혹은 5월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이고 망상에 가까운 정치 인식이다. 거기에 무능, 불통, 독선적인 권력사용이 더해졌다. 국가시스템이 계속 망가지더니 의대 정원 2천 명을 고집하다가 급기야 비상계엄으로 선을 넘었다.
윤석열 사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는가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각성이다. 이번 사태로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통령 한 사람의 허술한 도박에 “순식간에 군부 반란이 판치는 아프리카·남미의 후진국”으로 떨어졌지만, 또한 기적같이 순식간에 계엄을 해제시키기도 하였다. 이 사태는 그동안 전진시켜왔던 한국 민주주의, ‘87년 체제의 취약성과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준 것이다.
87년 체제(5년 단임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이다. 무능과 결탁한 극우 대통령의 긴급명령권 남용, 즉 비상대권은 민주공화정과는 양립할 수 없는 전체주의의 망령이다. 국가원수라는 개념 자체가 상시적 비상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총통을 연상케 한다. 비상계엄 선포는 온전히 윤 대통령의 비정상적이고 위헌적인 판단의 결과물이지만, 대통령제는 최소한의 제어 장치를 작동시키지 못해 시스템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대통령 개인이 무슨 일까지 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 사람의 오판으로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상황, 진영 대결이 극단에 이르러 ‘상식적 판단’을 불가능하게 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새로운 권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2·3 사태는 선을 한참 넘었지만, 이미 87년 체제의 밑바닥에 오랫동안 잠재해 있는 한계이기도 한 것이다.
한편,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진영 대결의 극복이다. 이를 위해 정당정치와 연결된 민주공화국 정치 질서의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선거제도의 개혁은 민주공화정의 성숙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승자독식 체제에서 소선거구제는 민의가 왜곡된다.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졌지만 국민의힘과의 차이가 5%포인트 남짓 아닌가. 소선거구제(국회의원 한 선거구에서 1명 선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개헌은 최소주의적으로 하고, 선거법을 개정하는 데 집중하자는 다수의 주장에 동의한다.
지금은 탄핵이 우선이다. 국가적 불확실성이 시급히 해소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대선 등 정치 일정이 궤도에 오르면 제2의 윤석열을 막을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민주공화정의 위기를 제어할 헌법적 장치와 승자독식, 진영 대립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선거제도 개편 등 대한민국 정치개혁을 위한 그랜드 플랜이 가동되기를 희망한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우리는 숱한 어려움을 헤치고 전진해 왔다. 탄핵의 파고를 현명하게 타고 넘어, 대한민국의 저력이 힘차게 발휘되는 2025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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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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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희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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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시간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24~25년으로 이어지는 이 시기는 자칫 우리의 선택에 따라 더 거센 폭풍 속으로 빠져들어 가거나 인류 역사에 희망봉이 될 수도 있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의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곶으로, 케이프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48km 떨어져 있다. 1488년, 포르투갈의 항해사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이 지역을 발견하고 거친 폭풍을 경험하여 ‘폭풍의 곶(Cabo das Tormentas)’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포르투갈 왕 주앙 2세는 이곳이 인도로 가는 새로운 항로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희망을 담아 ‘희망봉(Cabo da Boa Esperanca)’으로 개명했다.
희망봉은 역사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무역로의 중요한 이정표로서 큰 의미를 지니며, 특히 범선 시대에는 극동과 오스트레일리아로 향하는 항해 경로의 핵심 지점이었다.
‘희망봉’의 뜻은 ‘좋은 희망의 곶’을 의미하며, 이는 새로운 항로 개척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반영한다. 문화적으로 희망봉은 탐험과 발견,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도전 정신을 상징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희망봉은 이러한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장소로 남아있다.
대한민국은 거센 파도가 몰려오는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 시기를 기회로 만드는 희망봉을 세워보자. 희망봉은 탐험과 발견이라는 도전 정신을 준다. 그러므로 우리의 위기는 새로운 지경을 찾아 떠나는 탐험의 시간이요 신세계를 향한 도전의 시간이다.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가 작곡한 오페라 ‘떠도는 네덜란드인(Der Fliegende Hollander)’은 1843년에 초연된 작품으로, 바그너의 초기 오페라 중 하나이다. 이 오페라는 희망봉 전설에 기반하여 만들어졌으며, 강렬한 음악과 드라마틱한 서사가 특징이다.
주인공 ‘떠도는 네덜란드인’은 저주를 받아 영원히 바다를 떠도는 선장이며, 7년에 한 번씩만 육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순수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가진 여인을 찾아야 했다. 떠도는 네덜란드인은 노르웨이의 선주인 달란드를 만나 자신의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하며 그의 딸 젠타와 결혼을 원한다고 한다. 달란드는 그 제안을 수락하고 네덜란드인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한편으로 젠타는 마을 사람들에게 전설의 떠도는 네덜란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네덜란드인의 초상화를 보며 그를 구원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확신한다. 네덜란드인이 젠타와 만나자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젠타는 그를 구하겠다고 맹세한다.
네덜란드인은 젠타의 맹세를 의심하며 그녀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젠타는 그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절벽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그녀의 희생으로 네덜란드인의 저주는 풀리고, 그의 배는 바닷속으로 사라지며 두 사람의 영혼은 천국에서 재회한다.
이 작품이 주는 주제는 젠타의 ‘발라드’로 나타내었다. 작품의 주요 아리아로, 그녀의 헌신적 사랑을 드러낸다. ‘구원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오페라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모티브이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서 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 정신은 무엇인가? 희망봉을 세움에 있다. 희망봉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멀리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모두가 바라보며 안도의 위안을 얻고 항로를 확인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한다.
희망봉은 언제나 그곳에서 자리를 지킨다. 마치 등대처럼. 사방이 흑암으로 둘러쳐 있고 바다는 거센 파도를 일으켜 혼란을 주려 하지만 희망봉은 밝은 빛으로 길을 낸다. 거센 해류를 헤치며 나가는 크고 작은 배들을 등대로부터 나오는 빛의 줄기로 앞길을 밝혀준다.
24~25년의 기로에서 희망봉으로 일어나자. 마치 응원봉을 들듯이 희망의 불씨를 밝혀보자. 폭풍의 시기를 구원의 사랑으로 역사적인 시기로 만들자. 폭풍의 곶이 희망봉으로 바뀌게 되었듯이.
세계인을 위해 희망의 등불을 쏘아 올리자. K-컬처 시위로 세계 문화유산에 희망봉이 되자. 비폭력과 질서, 평화와 사랑의 불씨로 희망봉을 세우자. 21세기 참여민주주의 새 패러다임으로 세계 역사의 희망봉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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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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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발언] 평택시 청사 효율적인 활용 방안에 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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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이기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이기형입니다. 오늘 본 의원은 평택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 의원으로서, 평택시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인 청사 이전에 따른 기존 청사의 효율적 활용 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합니다.
평택시는 1995년 3개 시·군 통합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 인구 64만의 수도권 남부 중심도시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 증가와 환경 변화에 기존 청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협소하고 노후화된 사무공간, 잦은 증개축으로 인한 건물 부실화 등 여러 문제가 누적되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평택시는 시 청사를 고덕국제화계획지구로 이전 신축하기로 하고, 현재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청사 신축도 중요하지만, 본 의원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청사 이전이 평택시 균형발전에 미칠 영향입니다. 현재의 시청사는 평택의 역사가 담긴 상징적 공간이지만, 청사 이전 후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아직 미흡합니다. 제대로 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구도심 쇠퇴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서부권 중심인 안중출장소 이전에 따른 기존 청사 활용과 개별 읍·면·동 주민센터 유휴공간 활용 방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단순 기능보강이나 리모델링을 넘어,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복합 주민 편의시설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존경하는 평택시민 여러분. 현재 평택시는 도시 곳곳에서 역동적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성장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읍·면·동 주민센터의 임차사무실 운영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임차료와 보증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지금, 한정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행정수요에 맞는 적정 규모의 청사 확보는 물론, 불필요한 행정재산의 정비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 청사 활용을 위해서는 건물의 안전성 확보가 필수입니다. 내진 성능 보강과 대규모 리모델링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는 예산 투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청사 이전으로 예상되는 구도심 공동화와 지역경제 위축에 대한 대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남부지역 전통시장과 상점가 활성화, 원도심 정주 여건 개선,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실질적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특별교부세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협조, 그리고 무엇보다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이 적극 강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역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집행부의 준비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청사 이전에 따른 지역 불균형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미흡한 실정입니다. 체계적이고 면밀한 사전 준비가 없다면 건물 방치와 예산 낭비, 구도심 쇠퇴 등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지금은 기존 청사를 둘러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시민과 전문가, 의회, 그리고 집행부가 힘을 합쳐 실효성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본 의원은 기존 청사 활용을 위한 TF팀 구성을 제안합니다. 각계각층이 소통하며 지역 현안을 함께 풀어가는 협치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조례 제정 등 실질적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이 실현 가능해지려면 꼼꼼한 재정 설계가 필수입니다. 공유재산 활용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 시설 운영비용 등 중장기 재정 수요를 면밀히 검토하여 최적의 방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본 의원은 시민의 대의기관 구성원으로서,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물론, 갈등을 조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협치의 동반자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전문가 의견수렴, 현장 간담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에 적극 귀 기울이는 한편, 내실 있는 정책 대안들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례 제·개정과 면밀한 예산 심의로써 본 의원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청사 이전과 기존 청사 활용 문제는 모두가 힘을 모아 풀어가야 할 평택의 시대적 과제입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채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이 역사적 공간의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행정적 효율성을 넘어 공동체의 가치,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공공자산의 효율적 활용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혜택받는 지속 가능한 평택 발전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평택시민 여러분. 본 의원은 기존 청사의 활용 방안에 대해 한 가지 더 제안하고자 합니다. 현행 지방자치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는 행정조직과 재정 운영에 있어 특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평택시도 64만의 인구를 가진 대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이에 맞춰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필수적입니다.
본 의원은 기존 청사를 활용하여 평택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증가하는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시민 여러분께 더욱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평택, 도약하는 평택을 향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갑시다. <2024. 12. 18.(수) 제253회 평택시의회 제2차 본회의 7분 자유발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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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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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시국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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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쓰나미가 우리를 덮쳐 온통 정신을 앗아간 보름 남짓 시간이었다. 권력 최정점에 앉은 자가 그 이상의 자리를 쟁취하려고 광기를 부린 해프닝이었다. 이에 반응하는 여러 행태를 보게 되었다.
피와 땀과 눈물을 먹고 자란 자유와 민주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려고 저항하는 민중의 물결을 보았다. 정당한 분노를 질서 있고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연출하는 당당함.
정치에 결코 무관심하지 않은 신세대 몸짓들을 보았다. 그들을 외눈으로 바라보았던 정치적 시선이 얼마나 그릇되었던가를 보여주었다. 우리 사회 미래의 희망과 가능성을 보았다. 참여 민주주의의 미래 현장을 본 것이다.
끝내 호루라기를 불지 않았던 동류의 집단을 보았다. 때론 쓴소리도 필요하다. 경고의 나팔소리도 있어야 한다. 예언자적 충고도 아끼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우리를 두 번 실망시킨 부류에 대해 동정심마저 잃었다.
새로운 시위 문화를 창출한 K-컬처 시민정신은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외신들의 관심은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계엄이라는 반민주주의 세력의 운명과 이에 맞서는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 문화였다. 우리는 색다른 선진 문화를 보여주었다.
폭력으로 쟁취하려는 그 어떤 것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었다. 폭력에 저항하는 힘은 끈질긴 생명력과 같다. 한국 근대사가 이를 말한다. 동학혁명, 의병봉기, 독립운동, 4.19 의거, 광주 민주 항쟁, 6월 시민혁명, 촛불시위 등으로 이어온 시민운동사가 있지 않는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강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세상은 여전히 폭력성과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잔혹함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생명을 훼손한다. 전쟁과 내란과 착취로 생존을 유린한다. 독재로 다수를 억압한다. 그들만의 욕망을 채우려 발광한다. 세계사는 전쟁사이자 폭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은 여리지만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강의 작품세계는 이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몸부림을 여실하게 드러내 준다. 작은 울림이지만 심장에서 심장으로 흐르는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희망을 노래한다.
예루살렘 마지막 순례길에 올랐던 예수는 짐작하고 있었다. 작은 나귀를 타고 환호와 환영의 함성 속에 예루살렘을 입성할 때 군중은 그를 메시아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불과 한 주간도 지나지 않아 군중은 폭도로 변하여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피의 대가를 자신과 후손들에게 돌려도 좋다고 광란했다.
예수는 자신을 위해 어떤 변론이나 변호도 하지 않았다. 묵묵히 십자가에 올랐다.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군중들을 위해 기도했다. 저들의 죄를 사하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할 뿐입니다. 사랑의 절정을 실현했다.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은 무엇일까? 한강의 문학적 주제이자 철학적, 종교적 주제인 사랑의 실현은 멀리에 있지 않다. 작년 대형 산불이 일어나 몇 달째 숲을 태우던 캘리포니아 산불 현장에서 한 소방대원이 날개에 불이 붙어 날지 못하던 작은 새 한 마리를 구하는 마음과 행동이 아닐까?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인간을 구원하는 길은 사랑밖에 없으리라.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힘은 우리 심장에 존재하는 사랑일 터. 응원봉을 들더라도 그 안에 사랑의 불씨를 담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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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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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주주의는 비상계엄이 아닌 국민의 삶으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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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일 밤 우리 모두는 눈과 귀를 의심했다. 2024년도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내 판단”이라며 국민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령 선포 후 경찰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고 중무장한 군인들이 헬기를 이용해 국회 앞마당에 착륙하여 국회를 에워싸며 국회의 창문을 깨고 난입하는 반헌법적인 처참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적지 않은 시민들은 국회 앞에서 중무장한 계엄군들과 격렬히 대치하는 동시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행히 국회의원들이 담을 넘는 기지를 발휘해 계엄 해제안을 가결시켜 계엄 상황은 두 시간 남짓 만에 해제됐으며, 결국 비상계엄 사태 11일 만인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즉시 정지됐다.
전시 사태도 아니고 천재지변이 발생한 것도 아닌 상황에 발효된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들은 윤 대통령에게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대통령은 본인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인사 및 정치인들을 친북과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안타까운 일인 동시에 비상계엄 선포가 왜 이루어졌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헌법 77조 1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거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계엄 선포 여건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포된 비상계엄에 동의할 국민은 없을 것이며, 더 나아가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크게는 민주주의의 후퇴인 동시에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 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 및 대외 신인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더욱 걱정은 앞으로 있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리스크도 겹치고 있는 만큼 빠른 정국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빠른 정국 안정을 위해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고,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헌법학자들은 12.3 비상계엄을 위헌적 발동으로 ‘내란’으로 규정하고 있다. 내란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은 민주헌정질서를 위협하고 무너뜨렸음에도 불구하고 탄핵 후 담화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은 어떤 국민인지 궁금하고 불편하다. 또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재건하기 위해 불의와 부정,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에 맞서 싸웠다’고 밝혔다. 이 또한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야말로 12.3 비상계엄 선포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민주주의는 국민의 삶으로 증명이 된다. 국민의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경제, 외교, 국방 등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 불안과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우 국회의장이 밝힌 대로 자유롭고 안정된 국민의 삶은 민주주의의 가치이자 헌법의 가치이다.
2024년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말을 빌려 슬프게도 2024년 끝자락에서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인 비상계엄을 마주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모든 국민이 지혜를 모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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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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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발언] 평택의 미래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재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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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이기형 의원
평택시 재정을 둘러싼 엄중한 위기 상황과 함께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위한 시정 운영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시 재정 여건부터 진단해 보겠습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올해 일반회계 기준 세입 규모는 1조9천억 원에 달했고 내년에는 2조2,8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놀라운 성장세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팽창에 비해 내실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방세 세입의 경우 2022년 6,200억 원에서 2023년 8,000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2024년에는 무려 500억 원이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 급감으로 올해 관련 법인 지방소득세가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1~2개 대기업의 실적에 좌우되는 산업구조가 재정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국세의 결손으로 교부세와 교부금마저 500억 원이나 줄었습니다. 내년 교부세의 경우 200억 증가한 2,700억 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줄어든 금액의 절반도 회복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반면 국·도비 보조금은 2022년 6,100억 원에서 2023년 8,200억 원까지 많이 증가했습니다. 보조금이 늘어날수록 이에 따른 지방비 부담도 가중돼 재정 운용의 자율성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습니다.
평택시 전체 세출예산의 71%를 차지하는 사회복지 분야만 해도 국고보조사업 비중이 60%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정작 시민수요가 많은 일자리 창출, 교통·안전시설 확충 등 자체 사업은 여의찮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우리시는 중앙정부 예산에 종속된 ‘보조금 예산 자치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치와 분권의 취지를 살린 명실상부한 지방재정이 되기 위해서는 자생적 세입 기반 확충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본 의원은 다음과 같은 재정 전략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지식기반 서비스업, 신재생에너지, 문화콘텐츠 산업 등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집행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택시의 세입 구조를 다양화하고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기존 산업단지의 경쟁력 강화와 지원기능 확충을 위해 필요한 정책들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의회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 제·개정과 예산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징수관리 효율화를 통한 세입 확충을 위해 집행부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납세의무 기피 행위에 대한 조사와 처벌, 상습 고액 체납자에 대한 행정제재 등 징수 관련 업무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의회에서는 이러한 조치들이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셋째, 방만한 재정 지출 관행 개선을 위한 집행부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합니다. 불요불급한 행사성 경비 지출이나 전시성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한정된 재원이 꼭 필요한 곳에 투입될 수 있도록 사업 우선순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의회에서는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을 철저히 점검하고 시정을 요구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주민참여예산제의 내실화를 위해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춘 시민 패널 구성, 충분한 숙의 과정 보장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이 예산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의회에서도 주민참여예산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다섯째,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합니다. 긴축재정 운용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자발적인 절약 실천 등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집행부에서는 시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축 과정에서 소외계층이 배제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합니다. 의회에서도 긴축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스러운 긴축 또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위대한 평택시민의 저력과 역량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랑스러운 시민정신을 바탕으로 지혜와 용기를 모은다면 이 험난한 여정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평택은 그동안 대한민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습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 온 자랑스러운 도시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을 다져나가야 합니다. 단기 처방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에도 힘써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길은 시민 여러분과 함께 가야 합니다.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이 주인 되는 참여 재정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택시의 힘찬 도약을 향한 여정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 이만 발언을 마칩니다. <2024. 11. 29.(금) 제253회 평택시의회 제1차 본회의 7분 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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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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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아, 나의 사랑, 이 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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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우린 긴 악몽을 꾸었네. 깜박 잠들었을 뿐이었는데. 도둑이 들어 나도 모르는 순간 나의 가장 소중한 보화를, 가보를 훔치려 했네. 그렇게 믿고 우리를 맡겼었는데.
어릴 적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처음 데모가 무엇인지 눈으로 지켜보았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가 경찰서에 돌을 던지며 무언가 구호를 외쳤다. 무서웠고 한 편으로 너무 놀랐다. 이럴 수 있다니?
훗날 어른이 되어 그때를 기억해 보니 4.19였다. 평소 조그마하고 조용한 군인 도시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어릴 적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를 안다. 그 무리가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그 후로도 여러 차례 이해하기 어려운 이 땅의 소요들이 있었다. 부패한 정치 지도자가 등장했을 때나 나오지 말아야 했을 군인들이 무장을 하고 등장해 이 땅의 소중한 보화를 훔치려 했을 때였다. 그때에도 무리들은 맨몸으로 뛰어나와 그 보화를 지키려 몸을 던졌다.
그렇게 맨몸으로 앞장서 몸을 던졌던 이들은 오랫동안 억압받고 빛을 보지 못했다. 숨어 다녔고 용감한 지성인들은 여전히 소리를 외쳤다. “너희의 날은 길지 않으리라”, “결코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땅은 그렇게 쉽게 훔칠 수 없으리라” 절규했다.
그 암울한 시기를 살아와야 했다. 새벽이슬을 노래했던 세대들은 구금되거나 군대로 끌려가 최전방으로 보내졌다. 그래도 그들은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그 노래의 힘이 모여 새벽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잠시였다. 또다시 무장한 군인들이 나타나 서울의 봄을 짓밟았다.
봄날은 왔다. 그 새벽은 복구되었다. 목숨 걸고 요구하고 외쳤던 그 보화를 되찾았다. 눈물겨운 추운 겨울을 지나 자연스럽게 봄날은 왔다. 이제 이 봄날을 빼앗을 순 없으리라.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봄을 누리며 평화로운 문회를 꽃피우고 있지 않은가?
그 예언들이 성취되어 이 땅에 자유와 민주주의와 평화가 찾아왔다. 그 와중에도 무리들은 가난한 이 땅을 기름진 옥토로 만들어 풍요로운 열매를 수확했다. 지구촌이 경탄했다. 존경과 찬사를 보냈다. 이제 K-컬처를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이 땅의 토양에서 자란 문화의 꽃을 함께 향유하고 있다. 이 땅이 지키려 했던 그토록 소중한 가치를.
다시는 나오지 말아야 할 개인의 욕망을 앞세우는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 계엄이라는 무기로 이 땅을 훔치려는 그 어떤 의도도 용납하지 말자. 그렇게 되찾고 또다시 되찾은 보화를 잃어버려서는 안 되기에.
혼란의 밤은 지나갔다. 이제 잠깐 시달렸던 악몽에서 깨어나자. 무엇을 훔치려 했는지, 왜 그것을 앗아가려 한 건지, 이 땅의 보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자각하자. 누구도 이 보화를 대신 지켜주지 않음을 뼈저리게 알아야 한다. 미국도 일본도 아니다. 북한은 더욱더 아니다.
이 땅을 지키려 수많은 선열이 피 흘린 보화를 우린 지켜내야 한다. 그 가치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결코 포기하지 말자. 이 땅은 도둑의 것이 아니다. 우리의 보화는 우리의 것이다. 생명과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공동체의 것이다.
이제 악몽에서 일어나 이 땅을 수습하자. 전과 다름없이 우리의 기상을 세계에 다시 보여주자. 평화롭고 문화의 꽃을 피우는 이 땅을 보여주자. 우린 여전히 평화롭고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일상을 보여주자. 그들이 신기하여 다시 찾는 이 땅으로 비상하자. 활짝 날개를 펼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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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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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보다 주먹이 우선이어도 괜찮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 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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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7일 평택의 한 거리에서 주한미군 소속의 부사관(30대, 남성)이 우리나라 청소년(10대, 남성)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폭행으로 피해자 청소년은 턱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며칠 전 수술을 진행했지만 담당 의사의 말로는 영구적 후유장애 진단을 피해 가기 어렵다는 소식을 접했다. 참으로 분노스럽고 통탄할 일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주한미군의 수사 결과가 부디 피해자 가족들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은 증가하는 범죄에 대한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더 많은 국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통계를 보면 주한미군의 범죄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2024 법무연감’을 살펴보면 주한미군의 범죄는 해마다 증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351건에서 2019년 444건, 2020년 541건, 2021년 457건, 2022년 521건, 2023년 599건 등으로 집계됐다. 2011년부터 유지했던 야간통행금지령을 2019년에 해제하면서 주한미군의 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당시에 주한미군의 범죄가 많았기 때문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렸던 것인데, 이것을 해제하니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더 분노스러운 지점은 언론에 배포된 CCTV 영상을 보았을 때 명백히 피의자로 보이는 주한미군 부사관을 우리나라 경찰이 구속 수사도 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경찰 수사를 발목잡는 것은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Status of Forces Agreement) 때문이다. 한미SOFA 제22조(형사재판권) 5항에는 살인, 강간 등 12가지에 해당하는 중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을 현장 체포하는 것 외에 중범죄 이외의 다른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대한민국 정부가 구금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주한미군의 피의자가 자국 정부의 대표 입회 없이 수사를 받을 경우에는 어떠한 진술도 증거능력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주한미군 범죄의 기소율은 평균 25%에 머물고 있다. 국내 범죄 기소율 35%보다 무려 10%가 낮은 셈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주한미군 범죄에는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애초에 신병 확보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이러한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한미SOFA를 개정하지 않고서 앞으로 주한미군의 범죄가 줄어들기 기대할 수 없다. 법보다 주먹을 앞세워도 수사도, 기소도 잘 안 되는데 어떤 주한미군이 법을 준수하겠는가? 한미SOFA 제22조의 개정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 피해를 받게 된다면 즉시 우리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지금의 주한미군은 동맹군으로 있는 게 아니라 점령군으로 있는 것과 다름없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어떤 누구도 대한민국에 왔으면 대한민국 법을 준수해야 한다. 당연한 것이 아닌가? 주한미군이라고 해서 특혜를 줄 수 없다. 주한미군이 점령군 행세를 할 바에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처럼 철수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P.S 피해자가 빠르게 쾌유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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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