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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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평택에는 지식인들이 모여 세계와 대한민국,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현안문제를 논하는 토론 모임으로 <평택 콜로키움>이라는 작은 포럼 모임이 있다. 매월 1회 줌(ZOOM)으로 강의와 토론을 나눈다. 강사는 회원 중에서나 혹은 전문 분야 강사를 초빙하기도 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지자체 현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강의를 듣고 격의 없이 토론을 벌인다. 예를 들어 작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대선 방식과 후보자들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선택 방향을 논하기도 했었다. 


필자는 평택 콜로키움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 시대적 전망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최근에는 평택 콜로키움과 녹색소비자연대가 공동으로 평택시 환경 문제 연구모임으로 ‘ECHO(Earth & Community Harmony Organization) 연구회’를 만들었다. 필자는 이 모임에도 즐겁게 참여했다. 


이 연구회 두 번째 모임에서 ‘배달음식 포장 폐기물 감량 방안’을 주제로 나누었다. 여기에 제기된 문제는 배달음식 문화의 확산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증가로 포장 폐기물이 급증한 현실을 인식하고 대책과 대안을 찾아보려는 것이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포장·배달 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86억 개에 이르며, 플라스틱 포장·배달 용기 폐기물량은 2020년 기준 14만6천여 톤으로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의 5%를 차지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았다. 


먼저 소비자 측면의 감량 방안으로 불필요한 일회용품 거부하기, 다회용기 사용하기, 올바른 분리배출 실천하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다음으로는 음식점 및 배달업계 측면의 감량 방안으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포장재 개선하기, 친환경 배달 문화 조성 등에 대해 나누었다. 그리고 정부 및 정책적 측면의 감량 방안으로 제도적 지원 강화, 인센티브 및 규제 도입, 협력 체계 구축 등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또한, 배달 앱의 역할로서 친환경 기능 도입에 대해 논하면서 최근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앱들은 이미 기본 반찬 안 받기, 일회용 수저 안 받기 등의 기능을 도입하여 환경보호 운동에 앞장서고 있음을 알았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가장 중요한 분야는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다. 친환경 소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기와 다회용기 사용의 장점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기, 환경보호 운동에 동참하는 소비자 리워드(보상)를 제공해 주는 일 등이다. 


필자는 이러한 논의에 참여하면서 절실하게 깨닫는 바가 있었다.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저술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에서 일본인들에게 조언하는 말을 읽어보았다. 그는 일본에 일 년간 체류하면서 일본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풍습, 문학 등을 연구했다. 그리고 일본인의 문명 비평을 했다. 한마디로 “일본은 정치와 기술, 문명 전반에서 작아질 때 나라가 융성하고 국민들은 잘 살았다. 축소지향의 장점을 많이 가진 나라이다. 그런데 일본이 확대지향으로 잘못 나아갈 때마다 나라의 위기와 위축을 가져왔다. 그러므로 항상 작아지는 것을 진지하게 연구 발전시켜 나가라”라고 충고했다. 


이 충고는 이제 일본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도 받아들여야 할 문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항상 확대지향 문화를 선호했다. 그동안 춥고 배고프고 주거 환경이 좋지 않았다. 의식주 생활이 넉넉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크다고 모든 게 유익하고 편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우리의 소비문화 인식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스스로 의식주 생활을 검소하게 하는 캠페인이 일어나야 하겠다. 예를 들자면 냉장고나 세탁기, 공기정화기 등 가전제품들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무엇보다 식구가 단출해도 거주 공간이 넓어지다 보니 가전제품도 커져 간다. 냉장고가 커가면서 냉장고에 오래 저장하는 식품들이 쌓여간다. 


이런 소비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음식 포장 폐기물 감량은 요원해질 뿐이다. 조금씩 작아져 보자. 살아가는 의식주 문화를 바꾸어 보자. 부유한 계층의 사람들부터 먼저 본을 보이자. 사회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해 보자. 축소지향 문화는 지구촌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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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축소지향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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