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부산에선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플라스틱과 관련된 국가 간 협상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이다. 170여 개국 4,000명 이상의 대표들이 참석하여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협약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제5차 회의 결과로 플라스틱의 국제 규제를 산유국 등의 요구가 반영된 약한 협약으로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강한 협약 도출을 위한 협의 기간 연장으로 갈 것인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더 이상 현재와 같은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폐기, 투기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지구촌 세계 회의를 통해 규약과 협약을 만들려고 한다. 플라스틱 오염과 이로 인한 환경문제는 일찍이 제기되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소각과 매립이 있는데 이는 고전적인 형태이고 요즘엔 투기가 더해진다. 1994년, LA와 하와이 사이의 태평양에서 ‘쓰레기 섬’이 발견되었고 그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해양 쓰레기는 생태학살(ecocide)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져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포식자에게 전달되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인간도 1주일에 5g의 신용카드 무게만큼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한다. 얼린 생수, 수돗물, 생선, 공기, 다양한 음식 등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들어온다. 대부분 배출되지만 약 10%는 축적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경로로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가볍고 질기며 저렴하기도 하다. 사용의 편리함 때문에 일상생활과 산업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 플라스틱이 없는 현대사회 생활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만큼 대체재 개발이 어렵고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우려하는 국가들도 이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석유계 플라스틱을 강제적으로 줄일 경우 대안 수단이 경제적, 기술적, 환경적으로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평택시에서 폐기물처리시설 부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여 해당 지역주민과 지역 시민단체의 커다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경우가 있었다. 최소 2년 동안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현재 250톤(일)을 처리할 수 있으나 용량을 넘어섰기에 추가로 처리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14일 토론회 자료를 보면 평택시 생활폐기물 발생 현황은 2023년 7월 31일 기준 27만7,478세대(58만7,093명)에서 하루 477.85톤을 배출한다. 인구당 1일 0.814㎏ 발생하며, 전체적으로는 종량제 봉투 239톤, 음식물류 119.5톤, 재활용 등 119톤이 발생한다. 이는 사업장폐기물을 제외한 통계이다.
평택의 인구는 100만을 바라본다고 한다.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니 저출산이니 하는 흐름은 뒤로 하더라도 거주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추측은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다. 증가하는 인구만큼 플라스틱 발생량도 증가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계속 생산하고 판매하여 늘어나기에 도로를 포장하고 주차장을 계속 만들어야 하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 자동차 사용을 대체하는 촘촘한 대중교통망이 있다면 굳이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인구 증가로 플라스틱 사용량은 늘어가는데 폐기물 처리시설을 짓는 것도 한계가 있다. 매립과 소각되는 플라스틱 양을 줄여야 한다. 명절이면 등장하는 4겹 5겹의 화려한 포장재,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는 시민의식을 고양하는 교육, 제대로 버렸는지 감시하는 모니터링,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원천적인 감량 등의 실천이 필요하다.
평택시민 여러분은 평택의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것을 선택하고자 하는가? 원천적인 생산감축인가, 처리량을 줄이는 자원재활용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