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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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주말이면 꼭 걸려 오는 전화가 있다. 초등 4년 손주의 목소리이다. “할아버지 배드민턴 치고, 목욕 가요”라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즐겁다. 약속을 하고 시간이 되면 중1 형이랑 나란히 나타난다. 사실은 형이 시켰다는 걸 알지만 모르는 체한다. 그리고 아파트 커뮤니티 실내체육관으로 향한다. 큰손주랑 먼저 농구를 하다가 보채는 둘째 손주랑 배드민턴을 신나게 친다. 한 시간 후쯤에는 어김없이 목욕탕으로 향한다. 목욕탕은 마치 저들의 세상이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덩달아 할아비도 즐겁고…


필자가 손주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과연 소통이 제대로 계속될지 걱정스럽다. 고2와 중3이 된 외손주와의 대화나 소통할 시간이 없다. 필자보다 그들이 더 시간에 쫓겨 살기에 그렇다.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가끔 보게 될 때에도 공통의 대화거리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캐나다 작가인 더글러스 커플랜드(Douglas Coupland, 1961~)는 1968년 전후로 출생한 신세대를 가리켜 ‘X 세대’라고 불렀다. 이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났으며, 특징은 정확한 표현이 어려워서 ‘모호한 세대’로 불린다. 지금 40세를 넘긴 필자의 자녀인 남매가 이 세대에 속한다. 과소비와 향락문화와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일명 ‘오렌지 족’이라고도 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중반 태어나 밀레니엄 시대에 성인이 된 이들을 ‘MZ 세대’라고 부른다.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만큼 모바일 유선을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를 쫓아간다.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선호한다.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 이들은 1990년대 경제 호황기에 자랐고 2000년대 말 금융위기를 보았기에 안정성과 실용성을 중시한다. 즉 ‘합리적 개성 표현’과 ‘디지털 네이티브’로 특징짓는다. 


그리고 이들 보다 훨씬 이전 세대를 가리켜 ‘실버 세대’ 혹은 ‘A 세대’라고 부른다. 5060 세대는 자신을 고령의 의미를 지닌 실버 세대라고 불리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신중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을 새롭게 정의한 특성으로 나이를 초월한 라이프 스타일(Ageless), 커뮤니티와 사회에 적극 참여해 가치 있는 성취(Accomplished), 자기주도적(Autonomous) 등이 특징이다. 


이렇게 세대 간의 특성이 확연히 다른데 전 세대 간의 소통이 가능할까? 한 가정 안에서도 소통이 원만하지 못해 가족 간의 불화가 일어난다. 사회 전반에 걸친 소통 문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다. 과연 실마리를 어디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세대 간의 소통 문제를 다룬 이상민 작가는 <세대 공감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세 가지를 강조한다. 세대 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즉 서로 다른 세대의 배경과 가치관 차이를 이해하기, 효과적인 소통 방법과 기술,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기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경청과 이해, 공통관심사 찾기,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라고 제안한다. 


소통을 위해 세대 간의 공통 요소를 서로 찾아보자. 먼저 가족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발전에 대한 공통의 관심이 크다. 그러므로 전 세대가 참여하는 가족 중심의 이벤트와 환경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세대 통합을 위한 워크숍에 함께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필자는 손주들과 함께 운동과 놀이를 하고 목욕탕에 갔을 때 소통의 절정을 맛본다. 맨몸으로 부딪치는 순간 스킨십과 감정의 소통과 친밀함을 깊게 느낀다. 오늘도 주말이어서 전화를 은근히 기다린다. “할아버지, 운동하고 목욕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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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할아버지, 목욕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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