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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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영화는 종합예술이며 문화의 꽃이다. 그리고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어 현실적이며 실존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 1박 2일 다녀왔다. 총 5편의 영화를 보았다. 평소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나라들의 영화를 골라서 보았다. 영화의 주제도 다양했다. 영화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게 됨을 느꼈다. 


영화제 초반을 지나 종반기에 전주를 찾았기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5월 9일(목) 오후 4시에 첫 번째 영화를 접했다. 전주 영화제가 키워낸 인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현재 아르헨티나의 영화학교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마티아스 피녜이로(Matias Pineiro)’의 《너는 나를 불태워》를 감상했다. 제목에 끌려 선택한 영화였다. 하지만 욕망과 번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한 젊은이의 죽음(자살)을 다루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포의 시 ‘목자 이야기’로 풀어 나갔다. 매우 독립영화 같은 느낌을 주면서 죽음의 철학을 설파했으며, 현대인이 겪는 동일한 주제에 답을 찾아가는 영화였다. 


두 번째로 동일 오후 9시에 관람한 《형제들의 땅》이라는 영화는 자칭 이슬람 형제의 땅인 이란을 배경으로 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가족의 애환과 비극을 다룬 영화였다. 10대 고교생이 현지 경찰에게 당하는 고통과 10년 후, 그 소년이 좋아했던 한 여인이 체류증 없이 이민자로 살아남기 위해 가족이 겪는 애환을 다루었다. 또 10년 후, 소년과 삼촌의 가족이 40년 만에 이란 시민권을 얻게 되는데, 아들이 시민권을 얻기 위해 부모 몰래 이란 군대에 입대했다가 전투 중 사망한(순교자로 명명) 사실을 알게 된다. 타국에서 가장 천한 신분으로 살아가는 난민 문제를 극명하게 다루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다음 날 10일(금) 오전 11시에 세 번째로 《파리시아다》라는 우크라이나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배경은 현재 러시아와의 전쟁 이전의 상황에서 만든 영화였다. 경찰 고위층이 타살당하면서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과 비과학적인 수사 방식 및 인권 유린이 주제였다. 권력자의 권리와 범죄 용의자에 대한 처우에 대해 민주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국가 권력 형태를 보게 했다. 


네 번째로 도전한 영화는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의 한국단편영화 수상작 네 편을 몰아보는 시간이었다. 《너에게 닿기를》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영화로 장애인 친구와 관계 회복을 청소년 소통 방식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헨젤; 두 개의 교복 바지》라는 작품은 중학교 생활 부적응 학생이 학업 스트레스로 청소년 요실금 질환을 앓으며 실수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서 받는 압박감이 얼마나 큰지 환기시켜 주고 있다. 


단편 《땅거미》는 한 중년의 남자가 도시와 가까운 산속 숲을 오르며 멀리 흐릿한 도시와 대비시켜 자신을 찾아가는 작품이었다. 《작별》은 세월호 사고로 절친을 잃은 여교사가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학생을 상담하며 자신을 케어하는 작품이었다. 쉽지 않은 작별과 치유 과정을 바라보며 아련한 공감대를 느꼈다. 


마지막으로 도전한 영화는 오후 6시에 스페인 영화 《사랑과 혁명》으로 스페인에서 실제 일어났던 1978년의 동성애 합법화를 위한 성적 혁명을 다룬 영화였다. 게이인 아들로 인해 겪는 어머니의 고통과 변화와 사회변혁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우리 사회가 현재 겪고 있는 사회문제를 미리 생각하게 해주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와는 인상이 달랐다. 안내 책자에 전 작품을 소개하지 않고 특별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택해 소개했다. 그래서 작품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본 영화는 평소 접하기 힘든 아르헨티나,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스페인 작품과 한국 단편이어서 각 나라의 문화와 사회문제, 현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평소 우리가 즐겨 찾는 한국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 짐작하게 되었다. 영화는 세계 공통언어요 소통의 수단이며, 문화 이해의 정점임을 재확인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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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전주국제영화제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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