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흔히 ‘아이들은 나라의 미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현실에서 진정한 울림을 가지려면, 우리 어른들의 자세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을 향한 공공의 책임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공적 마인드(Public Mind)’는 지금 우리 사회가 반드시 회복하고 강화해야 할 가치입니다.
공적 마인드란, 나 하나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에 두는 삶의 태도입니다. 이는 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를 함께 돌보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요즘처럼 개인 중심, 성과 중심의 문화가 팽배한 사회에서는 공공성을 지키는 일이 더 어렵고, 더 귀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간절하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 공적 마인드입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문제는 전형적인 ‘공공의 사안’입니다. 결식, 학대, 교육 격차, 정서적 방임과 같은 문제는 가정이나 학교만의 몫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바라보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방학 중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청소년들이 아무런 보호 없이 방치되어 있는 현실은 더 이상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습니다.
공적 마인드가 살아 있는 사회는 이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 눈빛, 말 없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제도와 정책은 물론 이웃의 행동까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공공기관과 민간단체가 협력하고, 이웃과 지역사회가 역할을 분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 아이를 위한 배려가 결국 모두를 위한 안전망이 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일상에서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무관심이 만연한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 한 명이 거리에서 방황해도, 누구도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합니다. 혹시 괜한 오해를 받을까, 책임을 져야 할까 두려워 주저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외면한 아이들이 자라며 겪는 고통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더 큰 짐으로 돌아옵니다.
공적 마인드는 거창하거나 거대한 결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보는 한 눈길, 등굣길에 위험 요소를 제보하는 작은 행동, 주변 청소년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관심, 이런 작은 실천이 바로 공공성을 회복하는 출발점입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선행’이나 ‘시혜’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당연한 책임으로서의 봉사로 바뀌어야 합니다. 수혜자 중심의 관점, 즉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움직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곁에 있다’는 연대의 자세가 진정한 공적 마인드입니다.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나 경제의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 더 성숙해지고, 나 아닌 타인을 위한 책임 의식이 자연스러워지는 것, 바로 그것이 진짜 성장입니다.
아이들의 삶과 미래를 위한 공적 마인드.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입니다. 나와 상관없는 아이는 없습니다. 우리의 아이, 우리의 청소년이 더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한 걸음 더 공공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