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시민의 눈으로 행정 살피겠다”… 국도비 의존도 줄이고 평택형 환경 정책 실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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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의회 복지행정위원회 이윤하 의원


■ 이 의원, 중장기적 관점으로 평택시 시정 방향과 예산 운용 흐름 파악


- 올해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를 총평한다면?


한마디로 ‘책임과 실효성이 부족했던 집행부, 실효성 있는 감사를 위한 의회 노력’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의원들은 열심히 준비했다. 자료를 분석하고 현장을 확인하며 질문 하나하나에 대안을 담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일부 집행부는 ‘모른다’, ‘제출하겠다’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감사를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감사 이후’이다. 제도상 조치 결과는 서면으로만 제출하면 끝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처음으로 조치 결과 청취 시간이 마련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이다. 감사가 일회성 지적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의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허투루·체인지’ 시리즈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어떤 배경에서 준비했나?


시민이 궁금해하는 건 ‘정책을 왜 이렇게 했느냐’보다는 ‘이 예산, 제대로 쓰였느냐’이다.


‘허투루’는 그런 시민의 의문에서 출발했다. 말 그대로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쓰인 예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자 노력했다. 자료 분석은 물론 현장을 찾아 직접 발로 뛰며 확인했다. 근현대음악관 방범 시스템, 평택8경 조형물, 저류지 체육시설 등은 시민의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들이었고, 평택8경 조형물 설치 사업은 과도한 예산이 집행된 사례이며, 저류지 체육시설은 본래 목적을 상실한 채 배보다 배꼽이 큰 개보수 비용이 발생하는 사례였다.


또한 경기도 공공도서관 통계 자료 수치를 근거로 평택시의 장애인용 특수자료 및 소장자료 예산 확보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예산 증액 방안을 제안했다. 


‘체인지’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려는 시도였다. 경기도 31개 시·군 통계를 비교하고, 각 지자체의 정책 사례를 연구하며 우리 시에 맞는 방향을 찾고자 했다. 단지 ‘문제 있다’가 아니라 ‘이렇게 바꾸면 된다’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다.


- 이번 행감에서 중점을 둔 분야가 있다면?


모든 분야를 놓치지 않으려 했지만, 예산과 환경 두 축에 가장 집중했다. 예산은 단기 비교보다는 5년 전인 2019년과 올해를 비교했다. 어떤 부서가 몇 배로 예산이 증가했는지, 어떤 분야는 거의 제자리였는지를 구조적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문화예술과는 209% 예산이 증액된 반면, 체육진흥과는 8.7% 증가에 그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건 단순한 통계 이상으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책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또한 평택시는 경기도 환경체감도 조사에서 31개 시·군 중 ‘매우 나쁘다’ 1위를 기록했다. 시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시는 아직도 안일한 대응에 머물러 있다. 저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단순한 불만이 아닌 구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보고 있다.


- 국도비 보조 의존도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한 이유는?


2024년 기준으로 평택시 일반회계의 65% 이상이 국도비 보조사업에 묶여 있다. 이건 지방자치가 아니라 ‘지방집행’에 가까운 구조로 보인다. 


자체 예산 없이 중앙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행정은 유연성과 창의성을 잃기 쉽다. 저는 국도비 보조사업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많이 따오자는 게 아니라, 평택시에 꼭 필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 ‘중앙이 주면 받는다’는 태도에서 ‘우리에겐 이게 필요하다’는 철학으로 바뀌어야 한다.


- 문화예술과와 체육진흥과 예산 격차에 대한 지적은 어떤 문제의식을 담고 있나?


문화예술에 예산이 투입되는 건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체육 역시 시민 건강, 공동체성, 도시 브랜드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5년간 문화예술과는 3배 이상 예산이 늘었는데, 체육은 거의 정체됐다. 인구 65만 도시가 프로스포츠 구단 하나 운영하지 못한다는 건 행정적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또 생활체육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시민 생활의 질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균형 잡힌 예산 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 환경 분야에서 많은 문제 제기를 했는데, 어떤 점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는지?


 시민 건강과 직결된 환경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개발 압박이 큰 평택은 환경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실제로 경기도 환경 체감도 조사에서 평택은 ‘매우 나쁘다’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설문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공기, 물, 생활환경 전반에서 만족도가 최하위라는 경고라고 생각한다.


‘평택형 환경정책’을 따로 설계해야 한다. 전기차 인프라 확대, 녹지 공간 확보, 폐기물 정책 고도화 등 다양한 수단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의지’라고 생각한다. 저는 새롭게 생긴 ‘기후에너지과’가 단지 부서 하나 추가가 아니라, 평택의 환경 정책을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 시 집행부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시민의 소중한 세금은 단 한 푼도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한국근현대음악관 방범 시스템 예산 문제, 황새서식지 성과 미진, 평택8경 조형물 설치, 문화재단 무전기 구매 사례는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더욱 강화해야 함을 명백히 보여줬다. 각 부서는 부여된 예산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반드시 창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대의 변화를 읽고 능동적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과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평택시 또한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 개발로 인해 새로운 행정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거나 관성에 젖어서는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와 복잡해진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미래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책 기획 능력을 갖춰야 한다. 


-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9대 평택시의회 마지막 행정사무감사를 마치며, 평택시민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감사 준비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이나 시민단체, 이해당사자 등의 시각에서 벗어나 오직 시민 여러분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추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평택시 행정의 불편함과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할 실질적인 방안 마련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평택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 행감은 시민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삶이 더 나아지고, 평택시가 더욱 발전하는 그날까지, 시민의 눈으로 행정을 살피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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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택시의회 이윤하 의원, 현장 방문 통한 문제점 도출 및 대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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