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사라지는 울음소리, 위기에 처한 평택의 양서류”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 도시 개발과 서식지 파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

경기도 평택시의 습지와 하천 주변에서 서식하던 다양한 양서류가 지금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최근 환경단체와 생태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평택 지역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양서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도시 개발과 서식지 파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인 평택시 멸종위기 양서류로는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이 있다. 이들은 평택의 논, 습지, 도랑, 저수지 등에서 서식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도시화와 도로 건설, 농약 사용 증가로 인해 개체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양서류는 생태계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종으로, 이들의 감소는 단순한 동물 한두 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주변 환경 전체의 위기 신호입니다.”라고 생태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양서류의 울음소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소리의 부재가 아니다. 그것은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귀 기울이고 행동으로 옮길 때다.
1. 양서류란?
▲ 물과 뭍 양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척추동물, 참개구리(2014.4.29 진위면 마산리)
양서류(兩棲類, Amphibians)는 물과 육지 양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척추동물로, 그리스어로 ‘두 개의 삶을 산다’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이들은 주로 물에서 번식하고 올챙이로 유생기를 거친 뒤 성체가 되어 육지에서 생활하며, 피부와 폐를 통한 호흡, 물에 의존한 번식, 변태 과정을 겪는 등의 특징을 지닌 동물군이다.
2. 양서류의 종류
▲ 양서류 중 성체가 되어도 꼬리가 있는 도롱뇽의 번식(2009.3.15 원곡 고성산)
양서류는 보통 어린 시절에는 물속에서 아가미로 호흡하며 자라다가, 성체가 되면 폐와 피부를 통해 호흡하면서 육지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양서류는 전 세계에 약 8,00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개구리류, 도롱뇽류 그리고 지렁이처럼 생긴 다리 없고 대부분 지하에서 생활하여 보기 드문 무족영원류 등 크게 세 가지 주요 분류군으로 나눌 수 있다.
3. 양서류의 중요성
▲ 무척추동물인 잠자리를 먹이로 하는 금개구리(2013.6.16 진위 마산리)
개구리는 육상과 수생 환경 모두에 서식하며 다양한 생물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생물 간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한 생태계 구성에 기여한다. 특히 무척추동물을 먹이로 하는 포식자이자 상위 포식자의 먹이가 되어, 에너지와 영양분을 상위 포식자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매개체로서 중간자의 역할을 한다.
4. 사라지는 개구리, 생태계의 경고음인가?
▲ 서식지를 잃고 집수정으로 몰려 번식 중인 맹꽁이(2014.6.22 소사벌지구)
평택시는 물론, 최근 전국 각지에서도 개구리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개구리를 단순히 곤충을 잡는 동물이 아니라, 생태계의 건강을 알려주는 ‘환경 지표종’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더 이상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자연의 침묵’이 아니라 생태계 붕괴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5. Save the Frogs, 세계 개구리 보호의 날
▲ 맹꽁이서식지 보호와 생물다양성을 알리기 위한 생태학교 운영(2012.10.20 덕동산)
‘세계 개구리 보호의 날’은 개구리와 그 서식지를 보호하고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로, 2008년 민간단체 ‘SAVE THE FROGS’의 제안으로 매년 4월 마지막 주 토요일로 지정되었다. 지난 4월 28일 제17회 세계 개구리 보호의 날에는 미국, 영국, 중국, 브라질, 우루과이 등 23개국에서 양서류 서식지 훼손 문제와 보호 대책 마련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6. 위기 맞은 토종 산개구리
▲ 원곡 물류단지로 사라진 북방산개구리 집단 서식지(2015.3.7 원곡 고성산)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등 우리나라의 토종 산개구리들이 다양한 위협으로 인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의 지표종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도시화와 농경지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7. 도심 속 생존을 위한 두꺼비 길을 열다
▲ 진위면 무봉산 번식지를 찾아 산란 중인 두꺼비(2015.3.22 진위 동천리)
최근 도시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 양서류 개체 수가 급감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양서류인 두꺼비를 보호하기 위한 시민사회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두꺼비를 위한 ‘두꺼비 생태통로’ 설치, 어린 두꺼비의 이동을 도와주는 로드킬 방지 캠페인, 환경부의 ‘생태계 이동권 보장 시범사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8. 멸종위기 ‘맹꽁이’, 사라지는 울음소리
▲ 오래전부터 맹꽁이 울음소리가 사라진 덕동산맹꽁이연못(2011.7.25. 덕동산)
매해 장마철, 도심 속 습지와 마을숲에서 들려오던 ‘맹꽁이’의 특유한 울음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맹꽁이의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생태계 보전을 위한 서식지 보호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계속 듣기 원한다면 지금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은 자연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일 것이다.
9. 보호 의식이 절실한 금개구리의 번식지
▲ 개구리과 참개구리속에 속한 참개구리와 금개구리(2025.5.27 배다리실개천)
멸종위기 Ⅱ급인 금개구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농약과 비료의 사용, 콘크리트 농수로, 각종 개발 및 기후변화 등이 있으며,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종 포식자 또한 개체 수 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개구리의 번식기를 맞아 배다리에서는 담수 무척추동물과 함께 금개구리가 채집되는 사례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0. 수원청개구리의 마지막 보루, 평택시
▲ 수원청개구리의 마지막 보루로 주목받고 있는 평택시 논 습지(2013.5.29 팽성읍 도두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원청개구리는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평택시는 수원청개구리의 마지막 보루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만 연안에 있는 평택시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하천 습지와 논 습지가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어, 오래전부터 수원청개구리에게 안정적인 서식지를 제공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