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광부의 발자국이 햇볕에 밟힌다

끊어진 햇볕이 역두에 서성이는

차편을 놓친 발길에

탄가루로 얹힌다


객차가 안부 대신 기적을 울려 대면

조금씩 흔들리는 까치발 건물*들이

탄부의 기침을 덮고

잠자리에 눕는다


광부의 업만큼 높이 쌓인 저탄 더미

선탄을 막 끝내고 탄차에 또 실어도

한없이 버티고 서서

진폐로 늙어 가는 집


* 까치발 건물: 철암역 앞에 있는 석탄 산업이 한창일 때 지어진 상가 건물로 지금은 철암탄광역사촌 건물로 보존하고 있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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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철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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