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탄차가 비었거든 내 짐을 받아 주오
정상이 너무 높아 어깨가 내려앉고
다리가 자꾸 후들대
온정신이 하나 없소
능선은 보기 좋게 저리도 배부른데
수저를 내려놓기 무섭게 배가 꺼져
내 발로 지고 걸어도
내 걸음이 아니오
산일하는 사람은 뒤를 보지 않으오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은 죽은 자요
여기서 내려가거든
산꾼으로 환생하오
들고나는 탄차의 길을
열어 주는 산꾼이 되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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