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저탄장 더미에서 날려 온 탄가루가
빈 탄차 적재함 너머로 사라진다
광산에
불이 꺼져야
태백선도 잠드는 밤
고한역 앞에서 막소주를 마시던
탄부들의 목소리가 검은 골목을 떠돌고
선로 위
지친 탄차가
돌아보는 추전역
산과 산을 이어 주는 바람의 신호가
마지막 전갈이 될 것 같은 예감에
태백산
깔린 선로가
불면으로 뒤척인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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