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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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대전고등법원 안지현 상임조정위원장은 “인생 가도 1차로만 달려오던 부자들은 불현듯 다가온 실패를 헤쳐 나가질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사례를 본다”는 자신의 경험을 ‘내 인생의 플랜 B’라는 칼럼에서 말한다. 법정에서 흔히 보는 일은 재판에서 누구나 이길 것이라는 생각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질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데 일단 재판까지 가겠다고 한단다.


그의 이 한마디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항상 1차로만 달려갈 수는 없다.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을 만나게 되었을 때, 비관하고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멀리서 장애물을 내다보고 차선책을 준비해 둘 것인가. 그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이 말은 개인의 인생에도 적용될 뿐만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한 국가나 사회에도 적용되는 적절한 말이라고 본다. 사람은 개인적인 일에 실패할 수도 있다. 벤처기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최근 트렌드를 예상하고 투자했다가 주식을 날리기도 한다. 또 자신만만했던 자기 재능이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을 넘어 국가나 세계적 위기 앞에 대응할 ‘플랜 B’가 준비되어야 한다.


빌 게이츠(Bill Gates)가 가장 신뢰하는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은 그의 저서 <대전환>에서 세계를 바꾼 위대한 서사인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 5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함으로 미래 예측이 쉽지 않다고 경고한다. 전통적인 종말론적 미래나 진보적인 낙관론을 말하지 않는다. 과거 세계사를 움직인 대전환의 서사를 고찰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는 말이다.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염으로 새 기록을 갱신 중이다. 기후 위기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해마다 급증할 추세라고 한다.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를 초과하지 않게 국가 간에 기후협약을 맺었으나 기후는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 위기에 관한 플랜 B를 세우고 있는가?


전기에만 의존하던 에너지 생산 수단은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전기차가 미래의 이동 수단을 전반적으로 바꾸리라 전망했지만 전 세계의 차량 1% 미만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바람과 태양을 이용하려는 재생 에너지 개발도 기후 문제와 연계되어 한계점이 있다고 한다. 화석 연료를 언제까지 사용하게 될지, 핵 개발 에너지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 에너지 없는 문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위한 플랜 B는 무엇인가?


세계 경제는 여전히 출렁인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은 지구적 생존과 연관되어 있다. 미국의 금리 하락이 몰고 올 격랑의 여파는 각 나라의 경제성장을 좌우할 것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세계 경제 추세에 따라 춤을 춘다. 개발 도상 국가였을 때와 전혀 다른 국면이다. 세계는 우리를 진작 선진국으로 편입시켰다. 이에 대응할 플랜 B는 세워져 있는가?


세계 인구는 점진적으로 선진국으로 유입되어 가고, 나라마다 인구는 대도시로 집중해 이동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의 도시와 난민, 자연과 환경 문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탄소배출을 더 억제하지 않는다면 기후는 갈수록 위기를 고조시켜 폭염과 혹한, 오존층 파괴와 팬데믹급 질병을 가져올 것이다. 지구 환경에 대한 플랜 B는 없는가?


우리나라의 문제로 대입해 생각해 보자. 해마다 감소하는 저출생 문제는 인구 감소로 직결되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가임률의 성장을 위한 플랜 B는 무엇인가? 청년 세대의 의식변화가 시급하다. 이민 정책을 비롯한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희망적이지 않다. 이주민과 공존할 준비가 되었는가? 공존의식과 애국정신이 우선해야 한다. 먼저 선조들이 물려준 이 땅의 주인의식을 가지자.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세계 상위권의 반도체와 AI 기술 개발에 들어갈 에너지 공급에 대한 플랜 B는 무엇인가? 선진국 위상에 걸맞은 생태계 보존과 기후 위기에 대한 부담을 감당할 준비가 어느 만큼이나 되었는가? 


인구 문제와 식량, 에너지와 경제, 여기에 더하여 생태계 변화와 기후 위기는 얼마든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든 가능한 미래를 예측하고 플랜 B를 세워야 한다. 국가도 개인의 생명과 다를 바 없다. 선진국을 향해 쫓아가던 때와 상황이 다르다. 1차로만을 고집할 때가 아니다. 한 생명의 가치가 고귀하듯이 공동운명체인 사회와 국가의 생명도 고귀하고 포기할 수 없는 존재 가치를 가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위기에 대한 공동 인식과 공동 책임감과 플랜 B를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정치 지도자들은 시급한 상황에 대한 플랜 B를 제시하라. 이제 우리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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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플랜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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