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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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최근 경기도 평택시의 출산율이 차츰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참 반가운 일이다.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루어졌던 커플들의 결혼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 역시 놀라운 일이다. 결혼과 저출산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뉴스이길 바란다. 


TV 예능 프로에서 돌싱들의 새로운 인연을 찾아주는 프로가 인기이다. 이혼 숙려 기간 동안의 가상 이혼을 다루고, 헤어질 결심을 재고하는 상담 프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초혼이 아니라 재혼과 3혼을 위한 전문가들의 실제적 문제 제기와 해결의 한 수를 조언한다. 


결혼 관계로 들어가는 것은 인생사의 새로운 변곡점이 된다. 이전 싱글로 살 때의 삶의 스타일로는 행복을 얻기 어렵다. 결혼은 완성된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존할 집을 짓기 시작하는 과정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은 ‘건축 중’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건축해야 행복한 가정이 되는가?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그의 책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하나의 기술이자 예술로 보고, 그 기술을 익히기 위해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첫째로 사랑은 진정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상대방의 욕구와 감정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돌보고자 하는 마음을 말한다. 둘째로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책임이다. 단순히 의무감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과 이를 준비하는 것이다. 셋째로 사랑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상대방의 개성과 자율성을 인정하며, 강요하지 않고 그 사람이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한다. 넷째로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상대방의 감정, 생각, 욕구를 잘 이해해야 한다. 관찰과 경청을 통해서. 다섯째로 자기 훈련이다. 성숙한 사랑을 위해서는 감정을 절제하고 자신의 성격과 삶을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진정한 사랑을 위해 기술이 필요하다. 마치 운전면허도 없이 운전대를 잡는 것이 생명을 해칠 수 있는 것처럼 사랑의 기술도 모르고 결혼생활에 들어가는 것은 파선을 목전에 둔 배와 같다. 신혼기에는 보이지 않던 결혼 관계의 나쁜 습관이 보이기 시작하면 권태기로 들어선 것이다. 


윌라드F할리JR는 <러브 버스터>라는 책에서 부부의 관계를 해치는 다섯 가지 나쁜 습관, 즉 낭만적 결혼 관계를 갉아먹는 버스터(벌레)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분노 폭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발시키는 행동. (2)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 상대방의 감정을 경시하는 태도. (3) 거슬리는 행동: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끼는 행동. (4) 이기적 요구: 자신의 요구만을 앞세우는 태도. (5) 부정직: 관계에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경고한다. 


필자는 40년 목회 기간 동안 200여 쌍의 결혼 주례를 했으며, 결혼 2개월 전에 결혼 커플을 불러 결혼에 대한 예비 교육을 했다. 적어도 결혼 준비에 대한 전문 서적 두 권을 선물로 주면서 일독을 하게 한다. 그리고 두 차례 불러서 독서에 대한 문답과 결혼식 순서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주고 예행연습을 했다. 


무엇보다 일반적 결혼관과 성경적 결혼관의 차이점을 말해준다. 이는 인생의 행복 추구 차이점과 비슷함을 알려준다. 결혼의 목적을 행복에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목적에 초점을 두고 함께 동반자로 살아갈 때 행복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요즘 주례 없는 결혼이 대유행이다. 시대적인 트렌드일지도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계약 관계에서 볼 때 위험성이 크다. 결혼은 인생사에서 중대한 계약이기에 높은 권위 앞에서 서약을 한다. 서양의 결혼식은 대체로 판사나 성직자 앞에서 두 명의 증인을 세우고 혼인서약을 한다. 그들의 권위 앞에서 약속을 함으로 부부로 맺어졌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그런 권위를 대신해 서로의 인격을 믿고 결혼 계약 관계에 들어감으로 계약의 허약함이 결혼 관계의 약화를 가져온다고 본다. 신적 권위가 우리를 짝지어 부부가 되게 했다는 강한 계약 의식이 사라져 가는 세태가 아쉽기만 하다. 계약의 약화는 가족 관계를 파고드는 버스터를 퇴치하기 어렵다. 결혼 관계의 강화가 버스터를 사전에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필자는 결혼 예비 교육 시에 암기하라고 강조하는 주례사 핵심이자 행복한 부부관계는 이런 것이라고 일러준다. 가족 행복 버스터를 퇴치하기 위해 첫째, 연인으로서 부부가 돼라, 둘째, 친구로서 부부가 돼라, 셋째, 동역자로서 부부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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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가족 행복 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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