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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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우리 사회는 지금이야말로 문화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본다. 한류로 시작된 한국 문화가 잠시 일어났다가 사그라지는 불꽃이 아니라 K-컬처로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영화로, 음악과 스포츠로, E-게임과 문학에 이르기까지 문화의 꽃은 만개하고 있다. 


이런 차제에 문화의 가치와 유용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겠다. 세계적인 문화 비평가 테리 이글턴은 자본주의가 문화를 상품화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문화가 물질적 조건과 사회 구조에 따라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문화가 자본주의의 가치관에 대한 대안적 서사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자본주의 이익을 위한 ‘창의성’으로 변질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면에서 한국 문화도 자본주의의 영향에 대한 경계심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문명비평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이어령은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문학가, 사회, 국가가 각각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학가들에게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는 책임이 있는데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기존 체제에 대한 도전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2023년 유네스코 보고서는 ‘문화는 공공재’라는 관점에서 문화를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 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가 경제적 기여를 넘어 사회적 회복력과 환경 적응력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는 평화와 공동체의 유대감, 개인의 안녕을 증진시키므로 각국 정부가 2030년 이후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촉구했다. 이러한 관점은 문화가 현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 앵거스 플레처는 문학이 어떻게 심리적 회복력, 창의성, 그리고 사회적 공감을 키우는지 말한다. 먼저 플레처는 정서적 회복력과 치유에 대해 문학이 감정을 처리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야기를 통해 복잡한 감정을 안전하게 탐구하고, 이를 통해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도구를 얻게 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창의적 상상력과 혁신을 주는 역할로서 문학은 새로운 시각과 해법을 상상하도록 도와 창의성을 촉진하며, ‘이야기 생각하기’를 통해 독자들이 다양한 대안과 가능성을 예행 연습하게 함으로써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준다고 했다. 


그리고 공감과 사회적 연결로서 문학은 독자들이 타인의 관점을 경험하게 해 공감을 키우고, 사회적 인식을 넓히게 함으로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더 공감적인 세상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국제적 성과와 이를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느끼게 한 문학의 사회적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제 문화의 꽃이 만개하기 위해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한국 문학의 성장을 통해 사회적 자산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문학은 단순히 예술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일깨워줌으로써 사회적 통찰력과 감수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특히 자본주의 영향으로 실용성과 물질성에 치우치는 현대사회에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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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문화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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