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4(일)
 


조하식 수필가.jpg
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이 글은 고성환, 이상진 공저인 『글쓰기』 내용 가운데 ‘좋은 글의 요건’이라는 소단원을 요약한 것이다. 좋은 글은 무엇보다 글을 쓰는 목적을 분명히 알고 독자의 수준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자신이 왜 이 글을 쓰는지에 대한 동기가 확실해야 하며, 예상 독자의 요구를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읽는 사람의 여건에 따라 글의 양식과 문체는 물론 글을 쓰는 과정이 달라질뿐더러 글의 갈래도 설명문, 논설문, 안내문, 감상문, 문예문 등으로 나눌 수 있으므로 글의 문체를 독서물을 접하는 대상의 수준과 다양한 요구에 최대한 맞춰 써야 하기 때문이다. 즉 독자의 연령대와 교육 정도에 따른 문해력과 독서력, 독자의 관심사와 독서 이유 및 문화적 배경과 이념적 성향 등을 십분 감안해야 한다. 주목할 지점은 독자의 입장에 서서 자문자답하며 역지사지하는 자세에 있다. ‘과연 나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행간을 통해 어떤 생각을 떠올릴까’ 등 필자의 주변과 연계한 제반 사회환경을 글 속에 넉넉히 투영한다면 훨씬 더 바람직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글을 쓸 때는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에 걸맞은 적절한 단어 선택이 중요하다. 명확한 정보를 제시하는 글은 개념어의 사용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전문용어는 반드시 분명한 개념을 정의한 다음 독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의어의 경우에는 문맥적 의미의 확보를 위해 한자나 영어를 병기함으로써 그 뜻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신중히 선택한 어휘는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고 동어반복 회피의 원리에 따라 가능한 한 되풀이하여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의미한 표현이나 잉여적인 부분은 과감히 삭제해야 하며 상투적이거나 진부한 표현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에 따라 문장의 길이는 전달 내용이 명료하게 드러나도록 조절해야 한다. 문장이 무조건 짧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길어지는 것에 분명한 까닭이 있다면 짧은 것이 오히려 어색할 수 있다. 곧 문장에 담긴 내용의 모호성 자체가 문제시되는 것이다. 어떠한 문장이든지 다 읽고 난 뒤 해석상의 명확성만 확보된다면 문장의 길이는 선택지의 하나다. 바로 쉼표의 적절한 활용이 그에 대한 적절한 처방일 수 있다. 그러나 창조적 표현을 위한 글쓰기에서는 의도적으로 다의적인 낱말을 선택함으로써 다중적인 해석이 가능하도록 문장과 단락을 배치하기도 한다. 내용상 난해한 글과 부적절한 표현으로 해석을 힘들게 하는 글은 명백히 다른 경우다.

 

세상사는 이야기.JPG

▲ 삼봉 정도전 기념관의 전경

 

이어서 좋은 글에는 부분과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의 통일성과 형식의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통일성은 각 부분의 내용이 전체 주제와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특성을 말한다. 각 문장은 단락의 소주제를 잘 나타내는 긴밀성을 지녀야 하고, 각 단락은 전체 주제를 형성하기 위하여 긴밀성을 유지해야 한다. 원래의 표현 의도에 맞게 글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곧 시간 순서에 따른 전개, 개념의 나열과 범주화에 따른 전개, 비교를 위한 배치,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한 전개, 주장과 논거의 논리적 연계 등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골라야 한다. 필자의 관점이 글의 형식을 통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좋은 글은 충분한 정보를 담되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전체적으로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좋은 글의 요건을 확실히 담보하는 것은 글의 내용이 충실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관계에 어긋나지 않는 글이라야 뭇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거니와 실시간 삶에 필요한 깨달음과 감동을 안겨줄 수 있어서다. 확실한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글은 해석 과정에서 얼마든지 곡해될 수 있으며 내용이 부실한 글일수록 대중에게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글의 생명력은 화려한 수사로 치장하는 데 있지 않고 내용의 정확성과 적절성에 달려있다. 실용문에 속하는 글은 장소, 일시, 통계수치 등이 정확할 때 자료의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연구논문과 같이 설득력을 요구하는 글의 경우에는 해당 분야의 권위자나 학계 전문가의 검증된 견해를 적절히 인용함으로써 글의 신뢰성과 윤리성을 담보해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의 기본자세는 자신이 발표한 글에 대하여 마땅히 책임을 지는 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자신이 공표한 글을 두고 제기되는 문제나 의문에 대하여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퇴임 후 기고활동을 이어가면서 기독교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을 운영합니다.

- 정론지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5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731호)에는 ‘서유럽 견문기 - 영국: 런던의 청량한 하늘빛’이 이어집니다. 


태그

전체댓글 0

  • 2880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상사는 이야기] 좋은 글쓰기를 위한 조언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