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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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 고은미래의원 원장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환절기는 피부가 예민해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낮과 밤의 큰 기온 차와 낮은 습도는 피부의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피부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대표적인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으로, 심한 가려움과 피부 건조, 홍반, 습진성 피부병변을 특징으로 합니다. 소아기에 흔히 발병하지만 성인에서도 지속되거나 새롭게 나타날 수 있으며, 단순한 피부트러블이 아니라 피부장벽의 이상과 면역학적 불균형이 함께 작용하는 전신적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수면 장애와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은 주로 임상증상과 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6개월 이상 반복되는 가려움, 피부 건조, 홍반과 인설, 태선화 같은 증상이 특징적이며, 소아에서는 얼굴과 사지, 성인에서는 목,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위에 주로 발생합니다. 또한 천식,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액 검사에서 총 IgE(항체) 상승이나 피부단자검사를 통해 특정 알레르겐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진단은 임상적 특징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고 복합적입니다. 첫째, 피부장벽 이상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필라그린(filagrin) 유전자 변이는 피부의 수분 유지 능력을 떨어뜨려 건조와 외부 자극물질 침투를 쉽게 만듭니다. 둘째, 면역학적 이상으로 Th2면역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IL-4, IL-13과 같은 염증 매개물질이 분비되며 만성 염증과 가려움증이 발생합니다. 셋째, 환경적 요인도 중요한데, 환절기의 기온과 습도 변화, 미세먼지, 스트레스, 음식 알레르기 등이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이처럼 유전적 소인, 면역 반응,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환절기에 증상이 심화되는 양상이 뚜렷합니다.


치료의 목표는 피부장벽 회복과 염증 억제, 그리고 환자 삶의 질 개선입니다. 기본 치료로는 보습제의 충분한 사용이 가장 중요합니다. 샤워 직후 보습제를 바르고, 자극이 적은 약산성 세정제를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생활 속에서는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자극적 환경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약물치료로는 국소 스테로이드제가 1차적으로 사용되며, 증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강도를 조절합니다. 국소 면역조절제인 타크로리무스와 피메크로리무스는 얼굴이나 접히는 부위처럼 장기적인 사용이 필요한 부위에 활용됩니다. 병변이 광범위하거나 만성적인 경우에는 자외선B를 이용한 광선치료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했습니다. 듀필루맙(Dupilumab)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는 아토피 염증 반응의 핵심 경로인 IL-4와 IL-13신호를 차단하여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주사제 형태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을 열었습니다. JAK억제제들도 염증 신호 전달을 억제하여 빠른 증상 개선을 보이며, 일부 환자에서 수주 내에 가려움과 병변이 크게 호전되는 결과를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신약들은 면역 억제와 관련된 부작용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단순히 건조하고 가려운 피부 문제가 아니라, 피부장벽 이상과 면역학적 요인이 결합된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환절기에는 증상이 악화되기 쉬운 만큼,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그리고 꾸준한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의 치료 발전으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인 조절이 가능해진 만큼,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환자라면 병원을 찾아 개별 맞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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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아토피피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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