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세상사는 이야기 증명사진.jpg
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종교(宗敎)에 대한 일반적 정의는 개별 학자의 주장과 견해에 따라 개념화한 산물입니다. 종교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절대자(초월자)의 힘(전지전능)에 의존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 의미(존재 목적)를 추구하는 문화(신념) 체계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를 대표적 학자가 내세우는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수용적 관점에서 I. 칸트는 “종교는 지정의에 기반하여 실천을 유도함으로써 완전자의 의도에 부응하려는 것”, E. 프롬은 “종교란 자신의 가치가 실재에 뿌리 박고 있다는 확신에 의거하여 그 경험세계 안에서 인간이 믿고 행하고 느끼는 것”이라고 보았고, 다음 정서적 관점에서 F. 슐라이어마허는 “절대 의존의 감정”, W. 제임스는 “열성적 지지의 기질”로 보았으며, 끝으로 부정적 관점에서 S. 프로이트는 “종교는 인간의 나약함을 참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한 필요성에서 생긴 것이지만 종교적 교리가 엄격하다고 해서 더 행복하거나 도덕적이지는 않음”, K.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므로 바람직한 삶을 위해서는 결국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종교의 3요소로는 신봉 대상, 교리, 신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첫째, 신봉할 대상에는 일단 신(神)이나 신적 존재에 가까운 교주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천지신명이나 영험하다고 여기는 사물을 놓고 섬기는 양상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특이하게도 알라를 믿는 이슬람교의 경우는 신과 교주가 공존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고래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섬기는 달신을 믿던 무함마드가 구약경전을 각색하여 개종(開宗)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회교를 국교로 받드는 국가들의 국기에 초승달을 그려 넣어 적십자기 대신 적신월기를 쓰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둘째, 해당 교리를 체계화한 경전이 필요합니다. 교리의 중심에는 내세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불교의 경우에는 극락과 지옥을 대비시키는 가운데 윤회사상을 도입하는 바람에 사후세계보다 전생이 부각된 측면이 강합니다. 셋째 구성원의 조직화를 꾀하지 않으면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내부 질서를 잡기 위한 필수적 장치인 동시에 최소한의 관리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조직체가 점점 비대해지면서 불필요한 계급화를 조장하거나 과다인력 운용상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합니다.

 

세상사는 이야기.JPG

물향기수목원 연못에서 자라는 연꽃 

 

각종 종교의 난립과 방만한 운영은 필연적으로 종교 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를 불러왔습니다. 모든 종교 또는 종교형태(사이비 포함)에는 그 나름대로 영적 함의, 즉 현세를 추동하는 힘과 사후세계의 작동 원리가 있다는 태도나 주의 주장이 난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반작용은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흐름에 부합하는 쪽으로 진행되었고, 일종의 제설혼합주의(syncretism)적인 경향을 띠고 말았습니다. 이는 종교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 사유까지 파고들어 각기 다른 내용이나 전통을 지닌 여러 학파 또는 종파가 혼합되는 일들을 자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례가 세계교회협의회(WCC : World Council of Churches)라는 단체입니다. 애초에는 그래도 기독교로 분류되는 종파를 중심으로 결성하는 듯하더니 회차를 거듭할수록 그 명칭마저 무색할 만큼 온갖 잡동사니까지 끌어모으는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입니다.


본격적으로 기독교의 본질을 톺아보려는 마당에 서다니엘이 정리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WCC의 시발점은 1937.7.8.~10. 영국 웨스트필드(Westfield)대학에서 생활봉사(LW)위원회와 신앙직제(FO)위원회의 위원 35명이 모여 양대 기구의 통합을 결의하면서 출동합니다. 창립총회 개최 일자와 장소는 1948.8.22.~9.4.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었고,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으며, 미국 뉴욕, 예루살렘에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다신론 사상을 기조로 가톨릭, 개신교, 불교, 이슬람, 신도, 무속 등 모든 종교의 통합을 위하여 현재 110여 개국, 349개 교단, 5억 8천만 명의 신자(아프리카 28%, 유럽 23%, 아시아 21% 순)를 확보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에서 가입한 주요 교단을 보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가입교단들, 즉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순복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구세군대한본영, 대한성공회, 정교회한국대교구 등 총 6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WCC는 신구약 성경을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단지 전통의 산물로써 각자 신앙적 행위의 수단으로 여길 뿐입니다.



■ 프로필


- 기고활동을 이어가며 산문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교직 퇴임 후 기독교철학 분야와 문화교양학을 공부했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s://blog.naver.com/johash

- 본지에 “세상사는 이야기” 코너를 16년째 연재하고 있습니다.


※ 다음호(782호)에는 ‘기독교의 본질과 비본질 - 기독교의 본질적 구성 요소’가 이어집니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상사는 이야기] 기독교의 본질과 비본질 ‘종교에 대한 일반적 개념화’ (1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