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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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엘리후는 내친김에 욥에게, “하나님의 음성 곧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똑똑히 들으라 그 소리를 천하에 펼치시며 번갯불을 땅끝까지 이르게 하시고 그 후에 음성을 발하시며 그의 위엄에 찬 소리로 천둥을 치시며 그 음성이 들릴 때에 번개 빛을 멈추게 아니하시느니라 눈을 명하여 땅에 내리라 하시며 적은 비와 큰비도 내리게 명하시느니라 폭풍우는 그 밀실에서 나오고 추위는 북풍을 타고 오느니라 하나님의 입김이 얼음을 얼게 하고 물의 너비를 줄어들게 하느니라”(37:2-4; 6; 9-10)라는 창조세계의 오묘함을 전한다. 창조주께서는 우주의 모든 생명체에게 명령하시는 분이시니 욥은 이것을 귀담아듣고 조용히 하나님의 오묘한 사역을 깨달으라(욥 37:12; 14)고 변증한 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욥에게는 서른 가지가 넘는 질문지에 대한 응답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곧 “하나님이 이런 것들에게 명령하셔서 그 구름의 번개로 번쩍거리게 하시는 것을 그대가 아느냐”(욥 37:15)라는 말씀을 필두로, “그대는 겹겹이 쌓인 구름과 완전한 지식의 경이로움을 아느냐 땅이 고요할 때에 남풍으로 말미암아 그대의 의복이 따뜻한 까닭을 그대가 아느냐 그대는 그를 도와 구름장들을 두들겨 넓게 만들어 녹여 부어 만든 거울같이 단단하게 할 수 있겠느냐”(욥 37:16-18)라는 말씀으로 숨 가쁘게 이어진다. 이를 통해 보면 창조 사역에 대한 기록물에 이처럼 신비로운 수사가 또 있을까 싶다.


놀라운 일은 여호와께서 친히 폭풍우 가운데 나타나 욥에게 물으셨다는 점이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누가 그것의 도량법을 정하였는지, 누가 그 줄을 그것의 위에 띄웠는지 네가 아느냐 그것의 주추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잇돌을 누가 놓았느냐 바다가 그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에 문으로 그것을 가둔 자가 누구냐”(욥 38:4-6; 8)라고 말을 거시며, “그 때에 내가 구름으로 그 옷을 만들고 흑암으로 그 강보를 만들고 한계를 정하여 문빗장을 지르고 이르기를 네가 여기까지 오고 더 넘어가지 못하리니 네 높은 파도가 여기서 그칠지니라 하였노라”(욥 38:9-11)라고 직접 알려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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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락산과 덕암산 아랫마을에 피어난 꽃무리

 

아울러 캐묻기를, “네가 너의 날에 아침에게 명령하였느냐 새벽에게 그 자리를 일러 주었느냐 그것으로 땅 끝을 붙잡고 악한 자들을 그 땅에서 떨쳐 버린 일이 있었느냐”(욥 38:12-13)라는 말씀에 이어, “네가 바다의 샘에 들어갔었느냐 깊은 물 밑으로 걸어 다녀 보았느냐 사망의 문이 네게 나타났느냐 사망의 그늘진 문을 네가 보았느냐 땅의 너비를 네가 측량할 수 있느냐 어느 것이 광명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냐 어느 것이 흑암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냐”(욥 38:16-19)라는 물음과 더불어, “네가 눈 곳간에 들어갔었느냐 우박 창고를 보았느냐 내가 환난 때와 교전과 전쟁의 날을 위하여 이것을 남겨 두었노라”(욥 38:22-23)라는 문답으로 이어진다.


창조주의 무대는 응당 우주를 가리킨다. 그러기에 거푸, “광명이 어느 길로 뻗치며 동풍이 어느 길로 땅에 흩어지느냐 누가 홍수를 위하여 물길을 터 주었으며 우레와 번개 길을 내어 주었느냐 황무하고 황폐한 토지를 흡족하게 하여 연한 풀이 돋아나게 하였느냐 비에게 아비가 있느냐 이슬방울은 누가 낳았느냐 얼음은 누구의 태에서 났느냐 공중의 서리는 누가 낳았느냐 네가 묘성을 매어 묶을 수 있으며 삼성의 띠를 풀 수 있겠느냐 너는 별자리들을 각각 제 때에 이끌어낼 수 있으며 북두성을 다른 별들에게로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 네가 하늘의 궤도를 아느냐 하늘로 하여금 그 법칙을 땅에 베풀게 하겠느냐 네가 목소리를 구름에까지 높여 넘치는 물이 네게 덮이게 하겠느냐 네가 번개를 보내어 가게 하되 번개가 네게 우리가 여기 있나이다 하게 하겠느냐”(욥 38:24-25; 27-29; 31-35)라고 아주 길게 질의하신다.


이윽고 하나님은 욥을 바라보시며,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 누가 지혜로 구름의 수를 세겠느냐 누가 하늘의 물주머니를 기울이겠느냐 티끌이 덩어리를 이루며 흙덩이가 서로 붙게 하겠느냐”(욥 38:36-38)라고 금수를 아우르시며, “내가 들을 그것의 집으로, 소금땅을 그것이 사는 처소로 삼았느니라”(욥 39:6)라고 말씀하셨고, “말의 힘을 네가 주었느냐 그 목에 흩날리는 갈기를 네가 입혔느냐 이제 소같이 풀을 먹는 베헤못을 볼지어다 내가 너를 지은 것 같이 그것도 지었느니라”(욥 39:19; 40:15)라고 다시 한번 욥의 본분을 일깨우신다.



■ 프로필


- 기고활동을 이어가며 산문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교직 퇴임 후 기독교철학 분야와 문화교양학을 공부했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s://blog.naver.com/johash

- 본지에 “세상사는 이야기” 코너를 16년째 연재하고 있습니다.


※ 다음호(777호)에는 ‘「욥기」의 주제의식 - 욥의 회개와 전화위복’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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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욥기」의 주제의식 ‘신묘막측한 창조 사역’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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