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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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사회운동과 NGO를 읽어내려면 특별한 각오라도 해야 할까? 이창언 교수에 의하면, 사회운동 관련 도서는 복잡다단하게 변화하는 사회 양상을 올바로 이해하는 통찰력을 길러준다. 나아가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공공성 강화를 위한 개혁 프로그램과 정책대안을 만들어 책임 윤리에 입각한 행동기준을 끌어내는 일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사회운동에 관한 독서는 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적 논의를 이해하는 토대에서 출발할 수 있다. 거기에는 우선 우수한 학술논문이 있을 테지만, 그들의 주장이 현대사회를 완벽히 설명해내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소위 ‘서삼독(書三讀)’이라는 단계별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텍스트를 읽고, 둘째는 그 필자를 읽고, 셋째는 나 자신을 읽으라는 의미다. 그와 더불어 주목할 지점은 NGO 활동을 정립한 저서들이다. 이른바 ‘NGO학’은 특징적으로 자율과 참여의 가치를 공유하며 견제와 비판을 견지하되 복지와 교육 분야 등에서 갈등조정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단원에서는 우리는 각자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자문자답으로 시작된다.


응당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과 오해는 NGO와도 관련이 있다. 이는 자칫 그 틀이나 맥락 안에서 동시대인과의 소통에 나태하지 않았느냐는 추궁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운동의 영역이 어느 한 부류의 전유물일 수는 없으므로, 도리어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갈망하는 가운데 불거지는 저항행위는 그 집합행위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로 보는 쪽이 더 타당하다. 보통 사회과학의 전통적 관심사가 사회질서문화에 따른 관습, 규칙, 제도 등이라면 사회운동 연구는 새로운 질서의 출현이나 방식에 더 관심을 갖는다. 무릇 사회운동은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집단적으로 제기하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사회운동가들이 기득권들로부터 낙인효과의 대상이 되는 데는, 첫째 사회운동을 비정상적 현상으로 본다는 점, 둘째 사회운동을 혁명과 동일시한다는 점, 셋째 사회운동을 계급운동으로 착각한다는 점, 넷째 사회운동을 특정 집단의 일탈 행동으로 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회운동이 태동한 유럽과는 달리 우리 사회는 군중적 상황이 극단적으로 정형화되어 버린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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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시 중앙동 일대에 피어난 불란서국화 꽃무리

 

과연 그럴까? 물론 현대 사회운동의 양상은 어떤 이념을 바탕으로 합목적적이고 적절한 수단을 전방위적으로 강구하기는 한다. 하지만 적어도 피암시성, 비합리성, 감정성, 폭력성 등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법적 테두리에서 합법적 단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연대적 지속성을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운동이 인간의 삶과 분리되는 순간 존속할 명분은 물론 그 존재 자체의 동력을 상실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운동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은 깨어난 시민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다만 사회운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명심할 일은 지나친 일반화에 더해 추상적 객관화의 신화를 경계하라는 점이다. 초기 집합행동을 연구한 르봉은 『군중심리』라는 저서에서 군중의 집합행동을 자극하는 비이성적 힘의 지배를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심리적인 면에서 상호 자극에 의해 좌우되는 행위야말로 위험천만한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이론이거니와. 비록 저자가 언급한 여러 주의주장을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시대이건 사회과학 지식체계는 당대 사회 성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고로 일제강점기를 거친 해방공간에서 맞이한 동란은 재앙이었다. 긴 군사독재의 터널을 지나 문민정부가 들어섰어도 사회운동가들이 서 있을 땅은 비좁았다. 그나마 1980년대 후반부터 비정부기구의 폭발적 증가로 한때 다양한 영역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정책을 추동하며 시민의 권리를 옹호했으나, 이 또한 거버넌스, 즉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주어진 조건에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책임성을 지니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제반 장치는 표류하는 중이어서,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교육체계를 가동하는 일이 시급하다. 다행히 최근 비정부에 비영리와 공동체 부분을 추가한 협력과 사회경제적 약자의 협동조합적 방식에 대한 재발견이 있었다고는 하나, 그 또한 여성, 노동, 소수자, 종교, 인권, 복지 등에서 반세계화를 지향하는 세부 주제의 탐색이 절실한 시점이다. 고 신영복 선생의 말처럼 공부란, “삶을 통해 터득하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식 변화를 꾀하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사회운동을 바라본다면, 세상을 바꾸기 전 나의 성찰이 먼저라는 자각이 앞서야 한다는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달리라는 채근이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퇴임 후 기고활동을 이어가면서 기독교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을 운영합니다.

- 정론지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5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726호)에는 ‘효과적 독서의 요건 - 도서관 역사와 변화상’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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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효과적 독서의 요건 ‘사회운동 콕 짚어내기’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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