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8(토)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


  주일이다. 커튼을 젖히니 눈발이 날렸다. 그렇다면 몽골의 며칠에서 사계절을 몽땅 목격하는 셈이 아닌가? 아닌 게 아니라 지겨운 비염증세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아들과 함께 말씀을 읽고 기분 좋게 맞이한 아침. 호텔식당에서는 달걀 부침개를 곁들여 간편식을 제공했다. 아파트지하로 가니 성인 교인은 여남은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몇몇 청소년과 어린이들. 우리 일행은 잠시 별도의 기도회를 가졌다. 새벽이슬교회에서 드린 대예배. 식순은 간단했다. 하늘을 우러러 올려드린 30분간의 뜨거운 찬양에 이어 50분 남짓 설교를 들은 다음 또다시 20여분의 찬양이 다였다. 이어 간단한 다과로 나눈 성도의 교제. 단순할수록 순전할 수 있다는 사례를 엿보았다. 예배가 살아야 신앙이 큰다는 범례를 몸소 체감한 터. 예정대로 설교는 내 몫이었다. 제목은 다소 어려운 ‘성육신(成育身, Incarnation)의 의의(意義)’. 잡티가 섞이지 않은 복음(福音)이 주제였다. 평소 묵상해 두지 않았더라면 출국 전날 밤 급한 연락을 받고 준비하는 데 무리가 따랐을 게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긴장했지만 나를 위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친히 간구하시는 성령하나님의 도우심(로마서 8:26)에 힘입어 설교를 무난히 마쳤다. 미리 원고를 전달했기에 바이르후 전도사의 통역 또한 부드러웠다. 필자(목회학석사)의 기도로 시작해서 축도로 마칠 때까지 보혜사 성령님의 임재를 한껏 느꼈다. 은혜로운 예배의 감격. 그 요지는 아래와 같다.

  “세상에 과연 영원한 것이 몇 가지나 될까요? 하나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스스로 계시는 분이십니다(출애굽기 3:14). 다만 예수님은 성육신하셨기에 우리가 뵐 수 있었습니다. 천국에 가면 지상에 오신 그대로 뵈올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람의 손으로 쓰게 하신 성경말씀입니다. 단 신구약의 특별계시는 오직 하나님의 영감과 감동으로 된 것이지 사람의 저작이 아닙니다(디모데후서 3:16). 나머지 하나는 우리의 영혼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창세전부터 장부를 한 사람 한 사람 조직하셨습니다. 이토록 귀한 존재이기에 창조주께서 친히 피조물이 되어 이 땅에 내려오신 참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단 한 명의 구원자도 나오지 않는 세상을 보시다 못해 참으로 뼈아프게 결단하신 것입니다. 즉 말라기 선지자에게 계시하신 뒤 여호와하나님께서 오랜 기간 침묵하신 약 400여 년 동안의 영적 암흑기를 말합니다. 이제 방법은 단 하나였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강림하시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이 내려오시지 않았다면 우리의 구원은 없습니다.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온갖 수모를 겪으시며 단단한 교황청의 견고한 휘장을 찢으셨기에 이신칭의(以信稱義), 곧 믿음으로 의롭다하신 은혜의 법칙에 따라 우리 모두는 영생의 축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첫째 창조주 예수님은 창조의 법칙을 실체적 진실로 몸소 입증하셨습니다. 그 창조사역을 친히 증명하시려고 유대 땅의 마리아를 통해 사람으로 이 땅에 내려오셨습니다. 이걸 두고 성육신(成肉身)이라고 합니다. 주의할 사항은 마리아는 어디까지나 하나님께서 들어 쓰신 도구였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가 성령 충만하지 않았다면 하나님께서는 다른 여인을 사용하셨을 것입니다. 따라서 마리아를 보고 ‘성모’라고 부르는 행위는 신성 모독에 해당합니다. 그녀를 여신(女神)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둘째 창조주께서 피조물(被造物)의 위치로 낮아지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믿는 자들은 내 자신이 부대끼는 처소에서 먼저 손해를 감수하고 전도자의 사명을 감당할 이유입니다. 셋째 하나님께서 피조물 가운데 인간을 가장 사랑하셨기에 인간의 형상으로 오셨고 인간과 동일시하셨습니다. 창조주이시니 얼마든지 비켜 가실 수도 있었습니다. 가장 완전한 인간의 모본을 보이신 터입니다. 넷째 때가 이르매 드디어 창조주의 실체를 드러내십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요한복음 2:1~11)를 통해 신성을 처음 나타내셨습니다. 물론 죽은 나사로를 나흘 만에 살리시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연거푸 베푸시며 물위를 걸으시는 등 창조주로서의 행보를 적잖이 계속하셨습니다. 문제는 늘 표적만 바랄 뿐 예수님을 오신 메시아로 믿지 않는 데 있었습니다. 

  예정하신 대로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십니다. 주님께는 단번에 고통을 뿌리칠 수 있는 권세도 있으셨습니다. 그리고 사흘 만에 부활하십니다. 성도 여러분도 마지막 심판 날에 사망 권세를 이기신 예수님과 똑같이 부활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100% 인간, 100% 신성을 지니신 분이십니다. 인성과 신성을 100% 결합하시고 100% 분리하시는 분이십니다. 본문(빌립보서 2:6) 그대로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심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동등하다고 여기지 아니하시고 종의 형체를 가지신 것입니다. 이것이 전지전능입니다. 과거든 미래든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도말의 능력은 물론 개개인의 예정과 그들에게 부여한 자유의지의 방향까지도 일부러 모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윽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지상을 떠나시면서 우리에게 교회를 선물하셨습니다. 교회는 단순히 모이는 장소가 아니라 흩어진 성도가 모이는 처소를 의미합니다. 아울러 성령님을 보내주셨습니다(요한복음 14:16, 14:26, 15:26, 16:7). 그 분을 말미암지 않고는 하나님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기 때문입니다(요한복음 14:6). 우리 성도들의 싸움은 혈과 육의 다툼이 아닙니다(에베소서 6:12). 부디 우리 몽골과 한국 지체들의 짧은 만남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영적으로 온전히 하나가 됨으로써 구원받는 영혼이 새벽이슬교회에 날로 넘쳐나기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하고 축복합니다. 아멘!” <홈페이지 http://johs.w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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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몽골 단기선교 : 주일대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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