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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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시인

“정치가 보다 더 세련되어 시민에게 사랑받는 한 해 되길”


새해가 바뀐 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리 간다는 말이 실감났다. 이러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할 것 같은 생각에 이르자 섬뜩한 기운과 소름이 돋아 올랐다. 2023년은 모든 것이 정치로부터 시작해서 정치로 끝난 해였다. 신년 인사는 잠시 접어두고 먼저 두 종류의 글을 읽어보기로 하자.


<첫 번째 글> 발정 난 말이 울타리 안에서 울부짖던 그 해, 발기된 말 또한 울타리 밖에서 울부짖던 그 해, 군화를 신고 채찍을 휘두르던 검은 사내의 고함소리에 항복하듯 마사馬舍로 쫓겨간 말이 있었다. 종족본능이 위리안치된 채, 서열에서 밀린 행랑방 서자같이 낮밤으로 서럽게 울던 말. 종마가 불안한 인심을 눈치채고 눈 덮인 먼 산을 보며 스스로 거세를 한 그 해의 마지막 달이었다. 사람들은 또 다른 봄이 오길 기다렸지만 종마는 끝끝내 교미를 하지 않았다.


<두 번째 글> 그대와 영영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회 한 접시를 떠 왔다. 그대의 향기가 밴 옷을 벗고, 그대의 입술이 닿은 손을 씻고 앉아 비린내 지독한 한 점 회로 그대의 냄새를 지워냈다. 한 점, 한 점 먹을수록 내 목울대를 콕콕 찔러대는 가시가 있었다. 초고추장 맛으로 왔다 간 그대도 있었다.


두 글이 주는 의미나 감동은 각기 다르지만 글이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은 하나다. 정치도 국민이나 시민의 복지나 권익을 위해 하나의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에는 정치가 국민이나 시민을 위해 하나로 집결되기를 바란다. 시민들도 이러한 정치를 믿고 민주주의의 예쁜 꽃을 피워주시길 또한 바라며, 2024년에는 정치가 보다 더 세련되어 시민에게 사랑받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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