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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욥기」의 주제의식 ‘설전을 잠재운 엘리후’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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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있었으니 람 종족 부스 사람 바라겔의 아들 엘리후였다(욥 32:2). 그는 네 사람의 말잔치를 잠재우려고 나타난 지혜자였는데, 그가 분노를 표출(욥 32:2-3)한 것은, 욥은 시종 자기가 의롭다 함이요 세 친구는 능히 대답하지 못하면서 욥을 정죄했기 때문이다(욥 32:2-3). 나이가 적은 엘리후의 일성은, “나는 연소하고 당신들은 연로하므로 뒷전에서 나의 의견을 감히 내놓지 못하였노라 내가 말하기를 나이가 많은 자가 말할 것이요 연륜이 많은 자가 지혜를 가르칠 것이라 그러나 사람의 속에는 영이 있고 전능자의 숨결이 사람에게 깨달음을 주시나니 어른이라고 지혜롭거나 노인이라고 정의를 깨닫는 것이 아니니라”(욥 32:6-9)라는 전제하에 당신들의 슬기와 말에 귀를 기울였으니 자신의 의견을 들으라는 훈시였다(욥 32:10-11).
설령 사태의 진상을 파악했다손 치더라도 그를 추궁할 자는 하나님이요 사람이 아니라는 일갈이었다(욥 32:13). 게다가 상대가 자기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 한 나 또한 당신들의 이론으로 욥에게 대답하지 않겠다는 단서까지 달으니 그들이 놀라 반박하지 못했다는 것이 성경의 기록이다(욥 32:13-15).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던 엘리후는, “나는 내 본분대로 대답하고 나도 내 의견을 보이리라 내 속에는 말이 가득하니 내 영이 나를 압박함이니라”(욥 32:17-18)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만약 사람의 낯을 고려하고 아첨하듯 피조물에게 영광을 돌렸다가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서술로 마무리를 짓는다(욥 32:21-22).
엘리후의 말을 요약하면 하나님의 영이 나를 지으셨고 전능자의 기운이 나를 살리시므로 나와 그대가 하나님 앞에서 동일한즉 내 위엄으로는 그대를 두렵게 하지 못하고 내 손으로는 그대를 누르지 못한다(욥 33:4; 6-7)는 말이었다. 이는 “하나님께서 사람의 말에 대답하지 않으신다 하여 어찌 하나님과 논쟁하겠느냐”(욥 33:13)라는 질문과 함께, “이는 사람에게 그의 행실을 버리게 하려 하심이며 사람의 교만을 막으려 하심이라 그는 사람의 혼을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하시며 그 생명을 칼에 맞아 멸망하지 않게 하시느니라”(욥 33:17-18)라는 계시를 통해 욥이 잃어버린 자녀들의 행방까지 알려주신다.
부락산과 덕암산 아랫마을에 피어난 꽃무리
제아무리 “우리가 정의를 가려내고 무엇이 선한가 우리끼리 알아보자”(욥 34:4)라고 한들, “욥이 말하기를 내가 의로우나 하나님이 내 의를 부인하셨고 이르기를 사람이 하나님을 기뻐하나 무익하다 하는구나”(욥 34:5; 9)라고 질책하신다면, “진실로 하나님은 악을 행하지 아니하시며 전능자는 공의를 굽히지 아니하시느니라”(욥 34:12)라는 말씀에 답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고관을 외모로 대하지 아니하시며 가난한 자들 앞에서 부자의 낯을 세워주지 아니하시나니 이는 그들이 다 그의 손으로 지으신 바가 됨이라”(욥 34:19)라고 규정하셨고, “하나님은 사람을 심판하시기에 오래 생각하실 것이 없으시니”(욥 34:23)라는 점을 분명히 하시면서 사람의 행위에 따라 공의롭게 심판하신다는 선언이었다(욥 34:11-12; 25).
그러니 나름 유식한 척 말솜씨를 뽐내던 세 친구는 물론 최대한 절제력을 발휘한 욥마저 무지의 소치를 노출한 참이다(욥 34:35). 결정적으로 엘리후는 욥을 향해, “그대가 의로운들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겠으며 그가 그대의 손에서 무엇을 받으시겠느냐”(욥 35:7)라고 추궁하니, “그들이 악인의 교만으로 말미암아 거기에서 부르짖으나 대답하는 자가 없음은 헛된 것은 하나님이 결코 듣지 아니하시며 전능자가 돌아보지 아니하심이라”(욥 35:12-13)라는 말씀 가운데, “그러나 지금은 그가 진노하심으로 벌을 주지 아니하셨고 악행을 끝까지 살피지 아니하셨으므로 욥이 헛되이 입을 열어 지식 없는 말을 많이 하는구나”(욥 35:15-16)라는 죄인의 속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엘리후의 사자후는, “나를 잠깐 용납하라 내가 그대에게 보이리니 이는 내가 하나님을 위하여 아직도 할 말이 있음이라”(욥 36:2)라는 말씀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는 이어, “그대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하고 높이라 잊지 말지니라 인생이 그의 일을 찬송하였느니라”(욥 36:24)라는 말씀에 걸맞게, “그가 물방울을 가늘게 하시며 빗방울이 증발하여 안개가 되게 하시도다 보라 그가 번갯불을 자기의 사면에 펼치시며 바다 밑까지 비치시고 그가 번갯불을 손바닥 안에 넣으시고 그가 번갯불을 명령하사 과녁을 치시도다 그의 우레가 다가오는 풍우를 알려 주니 가축들도 그 다가옴을 아느니라”(욥 36:27; 30; 32-33)라는 창조주의 섭리로 매듭을 진다.
■ 프로필
- 기고활동을 이어가며 산문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교직 퇴임 후 기독교철학 분야와 문화교양학을 공부했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s://blog.naver.com/johash
- 본지에 “세상사는 이야기” 코너를 16년째 연재하고 있습니다.
※ 다음호(776호)에는 ‘「욥기」의 주제의식 - 신묘막측한 창조 사역’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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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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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초등학생 무료 구강검진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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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시장 정장선)는 지역 내 초등학교 72개교와 특수학교 2개교의 초등학교 4학년 아동 6천여 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경기도 치과주치의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번 치과주치의사업에는 관내 89개 치과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치과주치의사업이 협약된 치과의원이면 경기도 어디서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치과주치의사업은 1인당 4만8천 원 상당의 구강검진서비스를 지정된 치과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서비스 내용은 ▶구강검진(위생검사) ▶구강보건교육(칫솔질·치실질, 올바른 식습관, 불소 이용법 등) ▶필수 예방 진료(불소도포 등) ▶선택 예방 진료(치아 홈 메우기, 단순 치석 제거 등)를 받을 수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영구 치열이 완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구강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많은 학부모님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치과주치의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평택보건소(☎ 031-8024-4412), 송탄보건소(☎ 031-8024-7263), 안중보건지소(☎ 031-8024-8618)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김지영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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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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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안전망 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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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안전망을 위한 학교지원단 간담회
평택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오석연)는 6월 30일 각급 학교와 협력하여 위기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청소년 안전망을 활용하여 지원하고자 학교지원단 간담회를 개최했다.
청소년안전망 회의체인 학교지원단은 관내 초·중·고등학교 교장으로 구성되며, 학급 특성에 따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이번 학교지원단 간담회는 위기청소년이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 상담 지원 기관과 학교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각급 단장인 서준석 초등학교지원단장(현일초)과 조종문 중·고등학교단장(현화고)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평택시가족센터, 평택시아동보호전문기관, 평택시정신건강복지센터, 평택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사업 소개, 질의응답 및 안건 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중·고등학교지원단은 운영회의를 통해 한성규 교장(평택여고)을 단장으로 선출했으며, 각각의 청소년 상담 지원 기관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상담 및 교육, 위기청소년의 특징을 고려한 효과적인 맞춤형 지원 전략을 논의했다.
아울러 학교에서 개입하기 어려운 고위기 청소년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및 연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가졌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오석연 센터장은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위기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청소년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근혁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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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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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교육지원청,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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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교육지원청(교육장 김윤기)은 7월 6일(일), 국제대학교 컨벤션홀에서 관내 초·중·고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올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및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높이고, 학생의 진로 맞춤형 교육 실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설명회에서는 4명의 전문 강사가 ▶고교학점제와 변화하는 교육과정 ▶학생 맞춤형 과목 선택과 진로·학업 설계 ▶성취평가제와 최소 성취 수준 보장지도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과 고교학점제의 연계성 등을 상세하게 안내했다.
특히, 최신 의학 계열 입시 동향 및 효과적인 학교생활기록부 준비 전략 등의 정보를 제공하여 설명회에 참석한 400여 명 학부모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그동안 궁금했던 고교학점제 운영부터 2028 대입 개편안에 따른 학교생활기록부 준비까지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어 자녀의 진로에 따른 학업 설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평택교육지원청 김윤기 교육장은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학생의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을 통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학부모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고교학점제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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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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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지속협, ‘2025 경기국제SDGs영화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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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최, 평택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경기영화영상협의회 주관, 경기도가 후원한 ‘2025년 경기국제SDGs영화제’가 지난 7월 3일(목) 오후 2시, 평택배다리도서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이날 영화제에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지속가능발전(SDGs) 활동가와 영화인, 해외 수상자 및 시민이 참석해 ‘영화’를 매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공유했다.
페스티벌 디렉터 조성륜 감독이 개막식 사회를 맡았으며,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덕일 공동회장과 평택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소태영 공동회장 및 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개막사를 통해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지역 실천 의지를 강조하고, 문화와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총 900여 편의 영화가 출품됐으며, 이 중 총 44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지속가능한 시선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 ▶지속가능한 마음 ▶지속가능한 아이디어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됐으며, 성취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순으로 수여됐다.
대상을 수상한 이란의 작품 「아들」은 전쟁과 평화, 존엄의 가치를 강렬하게 담아내어 큰 감동을 주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침묵의 사선」과 우즈베키스탄의 「세상과 나」도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전쟁과 평화, 지속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덕일 공동회장은 “영화제가 단순한 상영 행사가 아니라 SDGs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으로 이어가는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영화가 가진 공감과 몰입의 힘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경기국제SDGs영화제’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실천의 출발점으로 매년 진행될 계획이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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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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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문화재단, 캐나다 어린이 전문 극단 ‘글로브’ 공연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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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문화재단(대표 이상균)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가족의 문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8월 1일(금) 오후 7시 30분, 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세계적인 캐나다 어린이 전문 극단 ‘레 푸투쿠루(Les Foutoukours)’의 5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감성 마임 서커스 <글로브(Glob)>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마임, 서커스, 광대극, 무용, 아크로바틱,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비언어 다원 예술극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레 푸투쿠루’가 창작한 고품격 무대이다. 특히 언어의 장벽 없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적 공연으로 기획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다.
<글로브>는 따뜻하고 푹신한 외형의 두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펼치는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말없이도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며 소중한 순간들을 직관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또한 완벽한 신체 연기와 감성적인 무대 연출, 유머와 따뜻한 메시지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 2025 국제여름축제 공식 초청작으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해외 어린이 전문 극단의 수준 높은 공연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예술적 상상력과 문화적 감수성,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라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웃고 감동하는 특별한 여름밤을 <글로브>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5세 이상(2021년생 포함) 관람 가능하며, 티켓은 전석 1만 원이다. 7월 8일(월) 오후 2시부터 Nol 티켓(구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평택시문화재단 SNS 팔로워 또는 카카오톡 채널 친구 및 외국인 할인(신분증 확인) 40%, 평택 시민에게는 3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문화재단 누리집(pccf.or.kr)과 Nol 티켓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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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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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가 소개하는 조선왕실의 태실] 사찰이 태실(胎室)을 수호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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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전문 필진인 김희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장이 조선왕실의 장태 문화를 상징하는 태실(胎室)에 대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왕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었던 태실은 보존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복원과 연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호부터 매주 연재한다. <편집자 말>
태실이 조성되면 이를 관리하고 수호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도 함께 이루어졌다. 그런데 태실을 수호하는데 있어 사찰의 역할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이때 사찰이 담당한 기능은 단순한 종교적 차원을 넘어 왕실의 생명관과 의례 체계에 깊이 관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찰의 역할은 태실에 국한되지 않았으며, 능원을 수호하기 위해 설치된 능침사(陵寢寺)나 왕실의 제향에 필요한 제수(祭需)를 조달한 조포사(造泡寺) 등에서도 확인된다.
남양주 봉선사(奉先寺). 광릉의 원찰인 봉선사에는 하마비와 봉선사 동종 등이 있다.
또한, 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사찰을 건립하거나 지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원찰(願刹, 원당)’이라고 한다. 조선왕릉 가운데 광릉(光陵,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원찰로 지정된 남양주 봉선사(奉先寺)는 대표적인 예로, 왕실의 사후 안녕을 기원하는 불교적 의례 공간으로 기능하였다. 원찰은 조선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삼국시대에도 그 전례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신라 성덕왕(聖德王) 대에 창건된 봉덕사(奉德寺)는 태종대왕(太宗武烈王, 재위 654~661)의 명복을 빌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사찰로, 『삼국유사』 성덕왕조에 그 창건 배경이 기록되어 있다.
성덕대왕신종. 성덕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경덕왕 때부터 주조를 시작해 혜공왕 때 완성된 성덕대왕신종이 최초 봉덕사에 있었다. 봉덕사는 태종무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한 원찰이었다.
부여 왕흥사지(王興寺址). 백제 위덕왕이 죽은 왕자를 위해 건립한 원찰이다.
백제의 경우, 부여 왕흥사지(王興寺址)에서 출토된 사리기의 명문을 통해 577년(정유년, 위덕왕 24)에 위덕왕(威德王, 재위 554~598)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창건한 원찰로 확인되었다. 이는 불교가 왕실의 사후 복덕을 기원하는 제도적 장치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백제 왕릉급 고분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 인근에서 확인된 능산리사지(陵山里寺址)의 경우, 출토된 석조사리감의 명문에 근거하여 성왕(聖王, 재위 523~554)의 원찰로 추정된다.
대구 파계사 원당봉산 표석
한편, 왕실과 관련된 사찰에서는 공통적으로 하마비(下馬碑)가 확인되는데, 이는 궁궐·종묘·성균관·향교·서원·유허지 등 왕실과 유교적 성격의 건축물 등에 주로 세워졌던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사찰이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구 파계사(把溪寺)를 들 수 있다. 파계사에서는 원통전에 봉안된 관음보살상의 복장에서 영조의 어의(御衣)가 출토된 바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하마비와 함께 ‘원당봉산(願堂封山, 대구시 동구 중대동 산1) 표석’ 등이 세워졌다.
보은 법주사 봉교비(奉敎碑)
또한, 보은 법주사(法住寺)의 경우 영빈 이씨의 선희궁 원당(宣喜宮 願堂)과 순조대왕 태실이 있어 왕실의 원당사찰이자 태실수호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주사에는 일반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봉교비(奉敎碑)가 세워져 있어 주목된다. 해당 비석에는 ‘봉교 금유객제잡역 함풍원년삼월일입 비변사(奉敎 禁遊客除雜役 咸豊元年三月日立 備邊司)’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를 통해 1851년(철종 2) 3월에 비변사의 주도로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법주사 일대에서의 노는 행위를 금지하고, 승려들에게 부과되던 잡역을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봉등록』을 보면 왕과 왕비 태실의 경우 별도의 수직(守職)을 두어 태실을 수호하게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체계적인 관리는 쉽지 않았는데, 이유는 도성에서 가까이에 있는 능원과 달리 태실은 주로 산의 정상이나 깊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지적인 조건은 사찰이 태실을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 최적의 조건이 되었던 셈이다. 그렇기에 조정에서는 태실 주변의 사찰을 태실수호사찰로 지정하고 태실의 관리를 맡겼으며, 완문이나 교지를 내려 승려의 잡역을 면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 조선왕실의 태실과 태실수호사찰
이러한 태실수호사찰의 주요 사례로 ▶김천 직지사(直指寺)=정종대왕 태실 ▶예천 명봉사(鳴鳳寺)=문종대왕 태실, 사도세자 태실 ▶영천 은해사(銀海寺)=인종대왕 태실 ▶부여 오덕사(五德寺)=선조대왕 태실 ▶보은 법주사(法住寺)=순조대왕 태실 ▶예천 용문사(龍門寺)=폐비 윤씨, 문효세자 태실 ▶성주 선석사(禪石寺)=성주세종대왕자 태실 등이 있다. 물론 이외에도 기록이나 태봉도, 현장 등을 종합해 보면 태실수호사찰로 추정되는 사찰이 적지 않으나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폐사된 상태다.
김천 직지사(直指寺). 대웅전 뒷봉우리에 정종대왕 태실이 있었다.
하나씩 살펴보면 김천 정종대왕 태실의 경우 직지사(直指寺) 대웅전 뒷봉우리에 태실이 조성되었는데, 『세종실록』 「지지리」에는 황악산에 어태를 안치했음을 적고 있으며, 『정조실록』에는 금산(金山)의 직지사(直持寺) 뒤에 있다고 적고 있다. 또한, 『일성록』에는 직지사 승통(僧統)의 첩보(牒報) 내용이 나오는데, “본사(本寺)는 정종 공정대왕(定宗恭靖大王)의 태실(胎室)을 봉안하고 수호하는 사찰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어 직지사가 정종대왕 태실의 수호사찰인 것을 알 수 있다.
예천 명봉사(鳴鳳寺). 문종대왕과 사도세자 태실의 수호사찰이다.
예천 명봉사(鳴鳳寺)에는 문종대왕 태실과 경모궁 태실(사도세자 태실)이 있는데, 명봉사와 두 태실의 관계는 『장조태봉도』에 잘 묘사되어 있다. 『정조실록』을 보면 문종의 태실이 풍기(豐基)의 명봉사(鳴鳳寺) 뒤에 있다고 적고 있으며, 『일성록』에는 순조 때 승려 장신(奬信) 등이 올린 상언에서도 “본사(本寺)는 바로 문종대왕(文宗大王)과 경모궁(景慕宮)의 태실(胎室)을 수호하는 사찰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어 명봉사가 두 태실의 수호사찰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경모궁 태실(사도세자 태실)의 경우 세자의 태실로는 유일하게 가봉이 이루어진 사례로, 이와 관련한 주목해볼 금석문이 ‘명봉리 경모궁 태실 감역 각석문’이다.
영천 은해사(銀海寺). 인종대왕 태실의 수호사찰이다.
인종대왕 태실은 태실봉의 정상에 있는데, 『정조실록』에는 영천(永川)의 공산(公山, 팔공산)에 있다고 적고 있다. 인종 태실의 수호사찰은 은해사(銀海寺)로, 이를 보여주는 흔적이 은해사에 남아 있는 하마비와 영천군수 이인원(李寅元, 1782~1849)의 불망비다. 해당 불망비에는 은해사가 인종의 태실수호사찰임을 밝히고 있다. 다만, 백흥암(百興庵) 진영각에 있는 ‘순영제음(巡營題音)’ 현판과 여기에 기록된 완문을 통해 은해사의 부속 암자인 백흥암이 실제 관리를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여 오덕사(五德寺). 선조대왕 태실의 수호사찰이다.
선조대왕 태실의 수호사찰은 오덕사(五德寺)로, 『승정원일기』를 보면 1727년(영조 3) 1월 27일에 함릉군(咸陵君) 이극(李極)이 상소를 올렸다. 상소의 주요 내용은 오덕사가 복성군(福城君)의 원당이자 선조의 태실을 수호하는 재궁(齋宮)인 사실과 당시 오덕사가 쇠락하여 태봉을 수호하기 어렵기에 오덕사를 예조에 포함, 승려들로 하여금 수호를 책임지게 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이다. 현재 오덕사에는 선조의 태봉에서 옮겨진 가봉태실비가 경내로 옮겨져 있으며, 선조의 어필을 봉안한 어필각이 남아 있다.
보은 법주사(法住寺). 순조대왕 태실의 수호사찰이다.
순조대왕의 태실 수호사찰은 법주사(法住寺)로, 이는 1851년(철종 2) 예조에서 발급된 ‘보은군속리산법주사판하완문절목’을 통해 확인된다. 또한, 『순조태봉도』를 보면 순조의 태봉을 중심으로 수호사찰인 법주사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앞서 소개한 봉교비도 법주사가 왕실의 원당사찰이자 태실수호사찰이기 때문에 건립된 것이다.
예천 용문사(龍門寺). 대장전(大藏殿) 뒤로 보이는 봉우리에 문효세자 태실이 있다.
예천 용문사(龍門寺)는 문효세자 태실의 수호사찰로, 『일성록』을 보면 서호수(徐浩修)가 올린 장계를 통해 문효세자의 태실을 봉안한 뒤 수호하는 역할을 용문사의 승려들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용문사에는 폐비 윤씨의 태실이 있어, 위치상 용문사가 태실수호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성주 선석사(禪石寺). 사찰 이름의 유래가 된 바위와 뒤로 보이는 대웅전
마지막으로 성주 선석사(禪石寺)는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의 수호사찰로, 『일성록』을 보면 1788년(정조 12) 8월 18일에 성주(星州) 사람 송오석(宋五錫)의 말을 인용해 “…선석사(禪石寺)에 태실(胎室)을 창건할 때 수호(守護)할 목적으로 60결을 급복(給復)하고 크고 작은 지역(紙役) 등의 잡역을 영구히 탈급(頉給)해 주어 폐단 없이 거행해 왔다.”라고 적고 있어 선석사가 태실수호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왕실의 태실을 수호한 사찰의 존재는 불교, 유교, 풍수지리 등 상이한 사상들이 조선 사회 내에서 상호작용하며 공존한 문화적 양상을 반영한다. 특히, 태실은 왕실의 생명관과 불교적 신앙이 결합된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선의 종교·사상적 복합성을 드러내고 있다. 숭유억불 기조에도 불구하고, 사찰이 왕실과 관련된 의례적 기능을 수행하며 존속할 수 있었던 사실은 조선 사회의 종교적 관용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참고자료
, 태봉등록, 2019
, 승정원일기, (), 2013
, 일성록, (), | 2003
, 일성록, (), 2005
, 일성록, (), 2016
, 일성록, (), 2022
, 한국의 금표, 2023, 김희태『』휴앤스토리
, 경기도의 태실, 2021, 『태봉태실의 세계유산 가치성 연구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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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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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나무 개구리가 된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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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오르는 개구리가 있다면 이는 당연히 청개구리이다. 청개구리는 영어로 ‘tree frog(나무 개구리)’라고 부르는데, 여느 무미양서류들과는 달리 발가락 끝에 사물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둥근 빨판(흡반)이 있어서 풀이나 나무도 잘 타고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논이나 습지 주변에서 번식한 후 풀이나 나무 위에 올라가 쉬거나 먹이 활동을 하며, 너무 덥거나 추울 때는 돌과 나무 틈이나 흙을 파고 들어가 시간을 보내곤 한다.
청개구리가 나무를 오르는 것은, 맹꽁이가 땅을 파고 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인데, 언제부터인가 맹꽁이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청개구리와 같은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배수로나 집수정에 빠진 맹꽁이가 생존을 위해 수직 벽을 타고 오르는 것을 넘어 이제는 생존보다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생각지도 못했던 ‘나무 개구리’가 된 것이다.
배다리 저수지에서 시작된 금개구리가 분산 압력에 의해 실개천을 거쳐 함양지 못까지 세력을 넓힌 것도 믿기지 않지만, 배다리 마을숲에서 벚나무를 타고 올라가 그곳에 터를 잡은 맹꽁이 또한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1. 맹꽁이의 연중 생활사
한해의 절반 이상을 땅속에서 지내는 맹꽁이(2013.9.13 덕동산마을숲)
맹꽁이는 겨울에는 땅속에서 동면하다가 봄에 깨어나 먹이 활동을 시작하며, 여름 장마철에는 장맛비로 고인 물에서 번식하고, 가을에는 다시 동면을 준비하는 계절적 생활사를 지닌다. 10월부터 2월까지의 동면기와 장마가 오기 전까지의 긴 시간을 땅속에서 보내는 것을 보면, 장마와 함께 시작되는 번식과 활동 기간은 고작 3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2. 맹꽁이에게 6~8월(여름)
장마를 기다린 맹꽁이에게 여름은 최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계절(2013.6.18 덕동산)
맹꽁이에게 6~8월은 주요 활동기이자 번식기로, 연중 최고의 시기다. 강수량은 적었지만 평택시의 경우 맹꽁이에게 자극이 될 만한 장맛비가 지난 6월 20일에 있었고, 번식에 충분한 빗물은 아니었어도 평택 전역의 맹꽁이들이 나대지의 집터 주변부터 마을 숲 가장자리, 심지어 배수로 집수정과 맨홀 안에서도 소리 높여 존재감을 드러냈다.
3. 맹꽁이의 번식 과정
배다리마을숲 묘지의 이장으로 생긴 구덩이에 낳은 맹꽁이 알(2024.6.23 배다리마을숲)
맹꽁이는 다른 개구리류보다 늦은 시기인 장마철이 시작되면, 얕게 고인 물에 암수가 모여 번식한다. 알은 하나하나 흩어지거나 모여 수면 위에 떠 있고, 하루나 이틀 만에 올챙이로 부화해 한 달 안에 성체로 성장한 뒤 물을 떠난다. 장맛비로 고인 물에서 번식을 마치면 다시 주변 은신처로 돌아가 먹이 활동을 하며, 10월이면 겨울 준비에 들어간다.
4. 맹꽁이의 신체적 특징
몸을 부풀려 소리를 내거나 위협에 대응하는 맹꽁이(2013.6.18 덕동산마을숲)
맹꽁이는 몸통이 둥글고 다리가 짧은, 작은 맹꽁이과의 개구리이다. 등에는 불규칙한 검은 반점이 있으며, 수컷은 턱 아래의 울음주머니로 암컷과 구별된다. 맹꽁이는 몸을 부풀려 위협에 대응하고 끈끈한 점액을 분비하기도 하며, 위급할 때는 뒷다리로 땅을 잘 파 숨기 때문에 ‘쟁기발개구리’라고도 불린다.
5. 맹꽁이, 청개구리의 신체적 특성 비교
손가락, 발가락 끝에 흡반이 발달한 청개구리(2011.9.25 덕동산마을숲)
맹꽁이는 땅을 파기 좋도록 앞발과 뒷발이 짧고 강하며, 뒷발 안쪽에는 흙을 밀어내기 좋은 ‘땅파기 돌기(경화된 돌기)’가 있다. 반면, 청개구리는 나무에 오르기 좋게 손끝과 발끝에 접착성이 있는 ‘흡반’이 발달해 있어 잎과 가지에 잘 붙는다. 맹꽁이는 땅속에 숨어 사는 데 특화된 신체 구조가 특징이라면, 청개구리는 나무에 올라 활동하기에 적합한 몸과 흡반을 지녔다.
6. 청개구리가 된 맹꽁이
청개구리가 되어 벚나무를 수직으로 오르는 맹꽁이(2025.7.6. 배다리마을숲)
야행성과 지상 생활, 숨기 행동에서는 맹꽁이와 두꺼비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맹꽁이와 청개구리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번식 후 숲으로 이동해 나무에 올라 휴식하며 먹이 활동을 하는 청개구리와, 땅속에 숨었다가 밤에 나와 먹이 활동을 하는 맹꽁이를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배다리마을숲에서는 마치 맹꽁이가 청개구리가 된 듯한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7. 마을숲의 자존심, 맹꽁이서식지
묘지 이장으로 새롭게 형성된 배다리마을숲 맹꽁이 서식지(2026.6.22 배다리마을숲)
오래전 공동묘지가 있었고, 소사벌 개발과 함께 이장이 이루어진 배다리 마을숲에서는 장마와 함께 맹꽁이들이 깨어나, 이장으로 생긴 구덩이 주변에 모여 구애의 소란을 벌인 뒤 곧바로 산란에 들어간다. 나무에 가려 빛 에너지가 부족하지만, 8월이면 변태를 마친 맹꽁이 유생들이 마을숲 사방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마을숲의 자존심으로 거듭난다.
8. 매미의 출현과 맹꽁이의 출현
1차 신란을 마친 후 마을숲에서 먹이 활동 중인 맹꽁이(2025.6.30 배다리마을숲)
한여름에 나타나 무더운 여름을 알리는 대표적인 곤충으로 매미가 있다. 매미 소리는 계절의 흐름을 알려 주며, 생태계의 시간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때가 되면 번식에 참여했던 맹꽁이들도 마을 숲 이곳저곳을 다니며 먹이 활동에 열중한다. 배다리 마을숲 자작나무 주변과 맨발 걷기 황톳길 주변에서 먹이 활동에 집중하는 맹꽁이를 만날 수 있다.
9. 벚나무에 터 잡은 맹꽁이
껍질눈이 발달한 벚나무를 타고 올라 자리 잡은 맹꽁이(2025.6.28 배다리마을숲)
장마다운 장마는 아니었지만 일부 맹꽁이의 번식이 있었고, 번식에 충분한 장맛비를 기대했으나 장마가 끝났다는 예보가 나왔다. 번식에 참여하지 못한 일부 맹꽁이는 나름 의미 있는 일에 나섰고, 그중 일부는 벚나무의 피목(껍질눈)을 이용해 어른 키높이를 넘는 곳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주일간 이어진 야간 조사에서 두 마리가 함께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10. 생태계에 중요한 원리 ‘적응’
배수로와 집수정에 빠져 하수관으로 소실되었던 맹꽁이(2023.6.29 소사벌지역)
누가 땅속에만 사는 맹꽁이라고 했는지,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은 청개구리만의 일이라고 했는지는 몰라도, 필요에 따라 벚나무를 수직으로 올라가 굵은 가지가 겹치는 곳의 벌어진 틈새를 확보한 맹꽁이는 일주일 내내 같은 장소에서 확인되었다. 배수로와 집수정에 빠져 하수관으로 소실되었던 맹꽁이지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이제는 나무 개구리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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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