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10(금)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형광등 불빛이 침침한 병실 바닥

아버지 눈동자로 바람이 불어 갔다


바람처럼 떠나지 못한 빈 몸집만


눈가에 맺힌 눈물로

부려 놓은 짐인 듯,


임종도 임종임을 알지 못한 아들이

아버지 눈물을 눈치챌 수 있었을까


가신 후에 어두운 형광등을 탓하며


그것이 암시였다고

마뜩잖은 핑계를 대는,


마음이 이 마음인지 저 마음인지 알 수 없어

아버지 가는 대로 좇으며 엉엉 우는


애간장 후벼 대는 소리가 하염없이,


아들의 작은 가슴을

언뜻언뜻 멍들게 하였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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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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