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11(토)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미안하다는 말이 슬프게 들릴 때가 있다


어쩌다 밥 한번 먹는 자리에서

눈물을 수저로 뜨며


밥값도 없이 너무 오래 산다는 그녀의 말


겸손한 말씀 속에 울컥 돋는 잔인한 말


슬픔도 재산이라며

능청 떠는 이순의 아들에게


맨손을 내밀며 줄 것이 없다는 그녀의 말


너울로 천천히 와 닿는 눈 언저리

그녀의 속울음이 찰방찰방 들썩이며


늦철 든 늙은 애비에게

유언처럼 하는 말


미안하다는 말이 슬프게 들릴 때가 있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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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그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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