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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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문인, 철학박사

필자는 개인적으로 진화라는 용어를 몹시 싫어합니다. 많은 이들의 영적 세계를 철저히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팔 한쪽이 길어진 테니스 선수가 얻은 아이의 팔이 짝짝이가 되어 태어나던가요? 세상의 모든 동물은 하나님께서 종류대로 만드신 바입니다. 역사상 어느 디자이너도 창조주의 솜씨를 감히 흉내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생명의 원천은 죄다 우연이랍니다. 게다가 근거 자체가 박약한 몇십억 년이라는 세월 말고는 어느 것 하나 증명된 거라곤 없습니다. 빅뱅도 실상은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창세기 1:3)라는 말씀을 현상적으로 푼 것에 불과합니다. 시초를 모른다면 솔직히 ‘모른다’라고 대답해야 이치에 맞습니다. 따라서 사물의 근원을 더는 밝히지 못했다는 답변이 그나마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런 연장선에서 원저자가 진정한 진화의 예시를 영원한 생명을 얻은 새사람으로 소개한 것은 적절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거듭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일 테니까요. 세상의 온갖 것을 탐닉하다가 영원한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이생의 화려한 삶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루이스의 오랜 친구인 바필드에 따르면 루이스 안에는 세 명의 루이스가 존재한답니다. 첫째는 문학자와 비평가로서의 루이스, 둘째는 『나니아 연대기』를 쓴 아동문학가로서의 루이스, 셋째는 유명한 기독교 작가로서의 루이스랍니다. 물론 이 셋은 루이스와 서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는 ‘회의자를 위한 사도’로 알려져 있을 만큼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을 흡인력 있게 변증한 사람입니다. 지난 세기 어느 인물도 루이스만큼 매력적인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했으니까요. 젊은 날 혐오에 가득 찬 눈초리로 무신론을 부르짖던 그를 따라다니신 하나님을 그의 자서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제목처럼 그야말로 『기쁨에 놀라다』 말고는 딱히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31세가 되던 1929년 그는 이윽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이어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통해 신앙인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을 맞닥뜨렸고, 『고통의 문제』라는 문제작을 통하여 신정론(神正論)에 대한 응답을 시도했습니다. 부디 그가 아는 하나님의 실존에 관하여 공감 너머의 희열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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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락산 일대에서 만난 풍경화

 

필자의 경우 C. S. 루이스에 관한 명성은 단 몇 분간의 설교를 통해서였고, TV에서 우연히 ‘Shadowlands’(1993년 작)라는 영화를 보고서였습니다. 58세까지 독신을 고집하던 그에게 다가온 여인은 신의 선물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친형과 함께 한적한 교외에서 생활하며 독서와 지적 토론을 즐기는 크리스천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영문학 교수 사이를 오가며 저술 활동을 하던 그에게 어느 날 미국에서 편지 한 통이 날아듭니다. 미국 시인 조이 그래샴의 러브콜이었습니다. 지성과 감성을 갖춘 여성 팬의 단도직입적인 방문을 거절할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이는 곧이어 악성 골수암 진단을 받게 되지만 잭은 오히려 결혼을 서두릅니다. 고통스럽고 절망적으로 급박하게 진행되던 화면이 여태껏 뇌리에 생생합니다. 그의 나이 이순을 바라보는 시점이었습니다. 너무나 아프게도 그들의 사랑은 얼마 가지 못한 채 안개처럼 사라지고 말았지만 아름다운 혼인의 특별한 유형을 보는 저의 가슴은 내내 따뜻했습니다.


그러다가 학술지 투고를 목표로 시편 19편에 관한 소논문을 쓰면서 그의 『시편 사색』을 손에 잡게 되었습니다. 다소 막연하던 루이스를 글월을 통해 본격적으로 만날 기회를 가진 참이었습니다. 내친김에 글감을 얻을 요량으로 서가에 꽂혀 있던 『순전한 기독교』를 펼쳤습니다. 초장은 좀 밋밋했고 중장은 입술이 무겁다가 종장에 가서야 그가 내게 군말을 걸어왔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영국 국교회 신자였습니다. 순간 나는 성공회가 성경은 인간을 구원으로 안내하는 지침서일 뿐, 생활 전반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던 그 종파임을 떠올렸습니다. 물론 저는 성경의 축자영감설을 믿는 순수복음주의자로서 하나님은 자연 계시를 통해서도 영혼을 구원하신다는 섭리 사역에 동의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자에 나오는 썩 와 닿지 않는 비유나 불필요할 만큼 장황한 설명들이 눈에 좀 거슬리긴 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그가 왜 금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인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퇴임 후 기고활동을 이어가면서 기독교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을 운영합니다.

-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4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677호)에는 ‘발칸반도 주마간산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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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기독교를 위한 변증 ‘창조주의 사역을 논증함’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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