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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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 생각 모음 아홉: 나란 사람은 유독 의례적 공치사나 비록 선의의 거짓말일지라도 예외 없이 사실이 아닌 말글을 대충 적선하듯 건네기조차 무척 싫어하기에 다음과 같은 추천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눈에 띄지 않는 한 제자에게 영혼을 담아 선물한 거의 유일한 추천사가 있어 슬며시 알리는 말씀입니다. “저는 ㅎㄴㅇ 학생에게 국어와 성경을 가르쳤습니다. 수업시간이면 언제나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교사를 응시하며 설명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곤 했습니다. 기실 ㄴㅇ이가 귀교에 들어가서 학문을 감당하기에는 여러모로 턱없이 모자라는 성적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신학생으로 받아달라고 여러 교수님께 추천하는 까닭은 이렇습니다. 누구보다 영혼이 맑은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창조하신 세상을 그대로 믿는 신앙을 갖고 있을뿐더러 부활하신 예수님의 성육신과 성령 하나님의 내주하심까지 오롯이 체감하면서 살아가는 믿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백지에 가까운 마음에 계시를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가치관이 흔들리는 시대에 ㄴㅇ이와 같은 학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실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입시지도에 매진한 교사로서 학업성적의 현실을 무작정 무시할 수 없는 학생들의 처지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알량한 지식으로 포장한 영적 불신이 교회에 출석하는 자들에게 자리하고 있다면 아무리 세상의 평가가 우위에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저 역시 뒤늦게 공부에 눈을 떠 글을 쓰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면서 하나님을 깊이 알고 싶은 마음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이 세계가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인정하는 창조신앙이 없이는 훌륭한 사역자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나아가 그동안 살펴본 결과 영혼이 깨끗하지 않고서는 썩어가는 세대에 쉽게 동화할 수밖에는 없다고 분별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신실한 자녀인 ㅎㄴㅇ 학생을 귀교를 빛낼 재목이라고 확신하오니 부디 미래의 자원으로 받아주십시오. ㄴㅇ이는 반드시 그 배려에 제대로 보답하는 목회자가 될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 추천사를 쓰게 되어 감사합니다. -주후 2008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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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한 빛이 감도는 천안 광덕산

 

◇ 생각 모음 열: 뜻밖에도 본교 출신 장군의 출판기념회에 부친 글월이 눈에 띄었습니다. 교직원들과 함께 공관에서 개최한 가든파티에 참여해 보았는데 색다른 세계를 경험한 호기(好機)였습니다. 다만 이분이 나중에 큼지막한 선거에 나갔는데 현장의 속성을 몰라 유리한 국면을 스스로 망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지금 떠올려도 뒷맛이 씁쓸한 기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리자에게 베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축하의 말씀을 올립니다. 막바지 꽃샘추위로 인하여 다들 몸과 마음이 움츠려들 즈음, 이렇게 훈훈한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욱이 귀하신 분들을 대표하여 몇 마디 축하의 말씀까지 전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잘들 아시겠지만 존경하는 장군께서는 이미 학술서적과 번역서까지 내신 관록 있는 저술가이십니다. 그토록 바쁘신 가운데서도 촌음을 아껴 이번에 또 한 권의 주옥같은 저서를 내신다니 그저 부럽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와 같은 번듯한 옥동자를 순산하게 된 경사에 새삼 머리를 숙여 크게 경하해 마지않습니다.


이번에 간행한 <부모가 해야 할일 19가지>에는 갈수록 가정이 무너지고 어버이의 역할이 빛을 잃어 가는 마당에 부모가 자녀들을 위해 꼭 해야 할 일들을 열아홉 가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시대를 인도하는 등불이요, 선견지명의 혜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틈틈이 심혈을 기울여 쓰신 내용인즉슨 저자 자신의 체험과 삶의 역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생생한 기록이므로 일일이 세세하게 언급하지는 않더라도 잘들 아실 것입니다. 반드시 일독하시라고 재삼 권면하고 싶습니다. 솔선수범하는 아버지로서 자녀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에 관한 유용한 정보들이 그야말로 차고 넘칩니다. 저마다 가정교육에 훌륭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자랑스러운 우리 ㅎㄱ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인연으로 아름다운 교제의 맥을 이어 이처럼 뜻깊은 처소에 불러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뜨겁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펼쳐 나가시는 장군의 사역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평택에서 기고 활동과 기독교 철학박사(Ph.D.) 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꾸립니다.

-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3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660호)에는 ‘가볍지 않은 생각 모음 - 훈계와 훈육을 오가니’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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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가볍지 않은 생각 모음 ‘천거의 안목을 높여서’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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