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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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금세기 느닷없이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를 뼈아프게 겪어내는 인류는 웹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세미나(Webinar)에 점점 익숙해지는 중입니다. 하지만 시선을 예수님 시대로 돌리면 당시 예루살렘이 가지고 있었던 각 방면의 비중, 곧 정치·경제·권력의 중심지, 유대적 제의의 고향, 하나님이 현존하시는 영광의 장소는 성전과 성전에서의 예배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가 예속과 자유라는 면에서 이중적이기보다는, 하나님의 집(누가복음 6:4)이요, 내 아버지의 집(요한복음 2:16), 만민이 기도하는 집(마태복음 21:13)이라는 말씀에서 보듯이 그 기능을 긍정적으로 보았거니와, 성전보다 더 크신 이가 예수님(마태복음 12:6)이시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방문하신 목적은 천국복음의 전파였으며, 정결예식이나 성전예배 참석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관례대로 회당 예배에 참석하셨지만 메시지 선포, 자신의 가르침, 공적 사역을 위한 행위에 초점을 맞췄으며, 예배드리는 장소를 제한하거나 국한하지 않고 죄인들과의 교제에 힘쓰셨습니다.


예수님이 지향하신 성전 개혁의 궁극적 목적은 성찬과 애찬을 통해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가운데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교회, 극성 바이러스에도 흔들리지 않는 교회의 재건임을 분명히 하신 바입니다. 구제·기도·금식은 유대교의 3대 실천덕목이로되 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처럼 기독교 본래의 예배 정신, 즉 마음의 중심을 율법과 전례가 아닌 사랑의 공동체에 두었습니다. 바로 영상으로 드리는 예배가 코로나 시대에 주목을 받는 이유입니다. 복음의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의 청취로는 교회의 코이노니아(친교나 모임의 이상적인 상태)를 대신할 수 없기에 결국 회중과의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원리입니다. 영상예배의 영향력을 통해 메시지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회당을 건축해야 하며, 영상예배의 효과를 위해 방송의 서론에 이목을 끌도록 내부를 장식하고, 대체미학을 고려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성경 묵상과 끝부분에 공익적 소통을 통한 교회의 역할을 짧게 보여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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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진천과 맞닿아 있는 안성 배티성지

 

부연하면 사이버 시대에는 삶과의 관련성을 높이고 상호성을 확대하며 회중의 참여도를 높이는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허용하여 진정한 만남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미래세대에는 증강현실을 통해 예배의 레퍼토리가 방대해짐으로써 디지털미디어의 특성인 비선형, 다매체성, 단어와 이미지의 병존, 쌍방향성, 텍스트 전달이라는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함께 작업하는 콜라보(collaboration)를 중시한 연속성과 혁신을 기반으로 공간보다 시간 중심의 열린 접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들은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과 적극적 정보와 탐색을 통한 소비, 혼자이기를 원하면서도 소통을 원할뿐더러 개성을 중시하고 모험 소비를 추구하면서 YOLO: You Only Live Once): 한번 사는 인생 제대로 즐기자)를 실천하며 가성비를 따지는 등 소유보다는 경험과 공유를 중시한 채 살아가니까요. 밀레니얼 세대가 종교처럼 따르는 브랜드를 감안하면 성경적, 신학적 진리를 반영하는 풍부한 음악, 예배의 진정성, 인도자의 영성과 충분한 준비가 없이는 그들에게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응당 그에 따른 밀레니얼 예배를 위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과 문화에 대한 인식, 상응하는 기독교 전통, 디지털 문화의 신학적 해석을 통한 예배로의 접목, 추상적 교리보다 실천적 삶 등이 그것입니다. 그중에 이머징(Emerging, 나타나다, 새롭게 출현하다) 교회운동(ECM)은 프로스트가 말한 복음과 상황과의 불가분성에 근거하여 하나님은 문화 너머에 계시지만 목적을 위해 문화 속에서 일하신다고 보는 단체입니다. 에비 깁스은 이머징 교회를 가리켜 “포스트모던 문화 속에서 예수의 방식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정의하며, 실천항목으로 예수님의 삶 따라하기, 세속의 영역 변화시키기, 고도의 공동체적 삶을 살기(핵심), 낯선 이들 영접하기, 아낌없이 봉사하기, 생산자로 참여하기, 창조된 존재로서 창조해 나가기, 하나의 몸으로 인도하기, 영성활동에 참여하기를 실천함으로써, 복음주의, 선교적 교회론, 고전적 영성의 회복에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주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평택에서 기고 활동과 기독교 철학박사(Ph.D.) 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꾸립니다.

-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3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652호)에는 ‘다양한 교회의 필요성 - 미래를 대비하는 교회상’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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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다양한 교회의 필요성 ‘코로나 이후의 예배형식’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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