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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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필자가 선보이는 성경에 관한 서평은 지면 관계상 신약의 일부를 소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성경은 구약(Old Testament)과 신약(New Testament)이라는 2개의 언약, 즉 구약 성경 39권과 신약 성경 27권(합 66권)의 책 가운데 총 1,189개의 장에 도합 31,173개의 절과 773,692개의 낱말로 구성되어 있다. 성경의 책들은 약 1500년간에 걸쳐 40명 가까운 사람들이 각각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신약 디모데후서 3장 16절과 베드로후서 1장 21절에 따르면 모든 성경의 내용은 일개인이 구상한 창작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감을 통해 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저자로는 구약에서는 모세가 있고, 신약에서는 바울을 들 수 있다. 신약 성경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 역사서(사도행전), 바울 서신서(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후서,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빌레몬서), 일반 서신서(히브리서,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1·2·3서, 유다서), 예언서(요한계시록)가 그것이다. 신약 성경은 대략 서기 45년경부터 서기 95년경까지 코이네 헬라어(공통 헬라어, AD 1세기 그리스의 일상어의 형태)로 표기되었다.


4권의 복음서는 우리에게 예수의 출생과 33년간의 삶에 이은 사역 및 죽음과 부활에 이르기까지 부분적으로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크게 충돌하지 않는 네 가지의 기사를 알려줌으로써 예수가 어떻게 구약에서 약속한 메시아인지를 드러내면서 신약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마태복음은 왕으로서의 예수, 마가복음은 종이 된 예수, 누가복음은 인간으로 강림한 예수를 공관복음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고, 요한복음은 창조주로서의 예수를 조명하고 있다. 사도행전은 예수가 가르친 제자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열두 사도는 예수가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도록 세상에 파견한 사람들이다. 바울 사도가 쓴 서신서는 특정 교회에 보내는 편지로써 기독교의 핵심 교리와 그에 따른 실천 항목을 알려준다. 일반 서신서는 추가적인 가르침과 그 적용으로써 바울 서신서를 보완하고 있다. 사도 요한이 남긴 계시록은 종말 시대에 일어날 사건들을 고도의 상징과 비유적 언어로 예언한 기록이다. 우리가 신약 성경을 개관하는 목적은 서양사의 중요한 대목일뿐더러 인문학을 이루는 요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의 실체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유의점은 성경 번역이 애초에 문어체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필자가 보는 개역개정(개역한글 교정본)보다 쉬운 새번역이나 현대인의성경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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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창세기를 읽고 적은 독후감은 다음과 같다. “내가 성경책을 처음 접한 때는 취학 전이었다. 엄마를 따라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면서 자연스레 자그마한 신약 성경을 손에 쥐었고, 한글을 배워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때부터 조금씩 읽어나갔다. 다소 어려운 창세기의 설교를 듣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한두 해가 지난 뒤였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라는 문장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께 쫓겨났다는 얘기만 반복적으로 들어야 했다. 그로 인해 원죄가 생겨났다는 뜻을 알 리 없었다. 창세기 50장이 모세 오경에 속한다는 설명이나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인명과 지명에 질려 노아 홍수에 얽힌 바벨탑의 숨은 의미를 파악할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나님을 향한 도전이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을 거쳐 애굽 총리가 된 요셉의 일생을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뒤돌아보니 성경의 맥을 제대로 짚어준 주일학교 교사는 아예 없었다. 인간은 성삼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져 원래 영생하도록 만든 존재였다는 사실을 간과한 참이다. 첫 남자인 아담은 모든 동식물의 이름을 붙일 만큼 지혜로웠다. 그를 돕는 배필로 지어진 여자가 이브였다. 최초의 부부는 완벽한 조건에서 스스로 창조주라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었기에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금하시며 정녕 죽으리라는 경고를 내리신 터였다. 그러나 뒤늦게 깨닫고 보니 이는 축복이었다. 동산 중앙의 그 나무를 볼 때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렸어야 했다. 뱀으로 둔갑한 사탄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건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서였다. 죄로 물든 부모가 낳은 아이는 유전 법칙에 의해 대대로 죄인일 수밖에 없고, 그것이 바로 원죄였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평택에서 기고 활동과 기독교 철학박사(Ph.D.) 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꾸립니다.

-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3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631호)에는 ‘사마리안에게 전한 사계 - 선한 마음의 봄날’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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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독서와 서평의 관계성 ‘하나의 본보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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