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비행 청소년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소외된 학생입니다”

■ 근무가 없는 휴일, 퇴근 후에도 청소년 ‘수호천사’

 최근 발표한 자료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5명중 1명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으며 학교폭력과 왕따, 학업에 대한 불안 등으로 청소년들은 극단적인 선택도 마다하지 않고 있어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매년 6만~7만명의 초·중·고교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누적된 자퇴생의 수는 무려 20만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 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이들 청소년들은 갈 곳을 잃고 헤매다 결국 범죄의 피해자로 혹은 가해자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안중파출소(소장 장창만)가 청소년들의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안중지역에서는 무면허, 폭행 청소년 비행, 청소년 제한시간 pc방 출입, 청소년 주류 판매, 절도, 가출 등 48건이란 적지 않은 청소년들의 범죄와 탈선이 있었다. 이에 따라 안중파출소에서는 청소년 탈선행위 예방을 위해 경찰관 지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꿈을 키워주는 상담활동과 상습 가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선도 및 재발방지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안중파출소로 발령받아 순찰 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홍석주(32) 경장은 요즘 사회적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인식하고 안중 지역 청소년들과 소통하며 청소년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홍 경장은 지난 2005년 일반 순경시험에 응시해 합격, 충주중앙경찰학교(201기)에 입교해 6개월의 교육을 받고 평택 포승파출소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했다.

 자신이 선도한 학생들의 밝은 웃음을 접할 때 기쁘다고 말하는 홍 경장은 청소년들에게 진심이 담긴 상담을 통해 다가갔고, 청소년들은 홍 경장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믿고 의지했다. 홍 경장은 비번일 때도 아이들이 상담을 요청하면 지체 없이 아이들에게 달려갔고 근무가 없는 휴일, 또는 퇴근 후에도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선배이자 친근한 형이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홍 경장은 청소년들의 말대로 경찰이기 이전에 ‘우리들의 수호천사’였다.

■ 안중파출소 순찰2팀 홍석주 경장 인터뷰

 지난 26일(목) 안중파출소 홍석주 경장을 만나 청소년 비행, 학교폭력과 해결방안,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을 선도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청소년 선도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을 들었다.

- 상담을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계신데

 아시다시피 현재 청소년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안중 지역 청소년들도 모든 어른들이 청소년기를 겪으면서 많은 방황과 고민을 해왔듯이 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를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지만 청소년기를 올바르게 보내지 못해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자주 접하면서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청소년들은 정서적,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나이입니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감수성이 매우 예민해 자신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 따라 쉽게 탈선할 수 있으며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어려운 환경이 주어지면 매우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갖게 됩니다.

 현재 안중에는 안중중학교(311명), 현화중학교(799명), 안일중학교(1,167명), 안중고등학교(596명), 경기물류고등학교(420명), 현화고등학교(1,191명) 등 6개 학교에 4천여명의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지난 2월 안중파출소로 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파출소를 찾은 학생들의 상담을 해왔고 지금은 60여명의 관내 청소년들과 수시로 상담을 하며 동생들과도 같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상담을 해준 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학생은 정신지체 장애를 갖고 있었는데 두 차례나 가출을 했습니다. 두 번 모두 제가 발품을 팔면서 학생을 어렵게 찾아 부모님 품으로 안전하게 인도하였으며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후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탈선의 길에 접어든 여러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거기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은

 현재 안중파출소 경장으로 순찰 2팀(팀장 경위 김덕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순찰업무는 시민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역의 안전을 확보해 범죄예방과 범죄발생시 신속한 출동, 그리고 시민들이 경찰을 필요로 하는 민원 등을 해결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주요업무는 순찰업무이며 저에게 아주 중요한 또 다른 업무는 청소년들을 선도하고 보호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택인근 천안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으며 대학을 마치고 군을 전역한 후에는 장남으로서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사회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장래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고 남성적이면서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봉사할 수 있는 경찰이라는 직업이 저의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경찰이 되기 위해 2005년 일반 순경시험에 응시해 합격하였고 충주중앙경찰학교(201기)에 입교해 6개월의 교육을 통해 경찰이 되었습니다.

 평택 포승파출소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했고 평택경찰서 유치장, 평택지구대, 전투경찰대(화성)를 거쳤으며 올해로 5년차 경찰관입니다.

- 문제가 되는 청소년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안중파출소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안중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 문제와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범죄의 경우 모두가 성인이기 때문에 법으로 처리해야하고 제가 혼자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청소년문제의 경우에는 제게 다가오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동생 같은 청소년들이 어린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파출소를 찾을 때 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안중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주로 쉽게 범할 수 있는 잘못된 행동으로는 학교폭력, 오토바이 무면허 운전, 폭력, 집단폭행, 흉기상해, 음주, 흡연, 청소년 제한시간 PC방 출입, 절도, 가출 등입니다. 이런 동생 같은 아이들에게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잘못된 행동으로 파출소를 찾은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잘못된 행동으로 파출소에 불려온 청소년들에게 진심을 담아 상담을 하게 되었고, 상담을 통해 뉘우치고 있는 정도에 따라 반성문을 쓰게 하였습니다. 반성문의 경우 1장에서 많게는 10장 이상까지 쓰게 하였고 청소년들을 자주 만나 대화하고 상담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반성문을 쓰기 위해 청소년들이 파출소에 자주 들리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청소년들이 반성문을 쓰면서 자신이 잘못한 일을 되새기면서 다시는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가장 심각하며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관계로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피해학생은 보복을 두려워해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상처가 곪을 대로 곪은 다음에 불거지는 경우가 많으며, 피해학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경우 처음에는 우발적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폭력 이외에도 지속적인 괴롭힘과 집단 따돌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학생의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해결하는 것입니다. 또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건물의 배치·구조·학교주변 공터 여부 등의 지리적인 영향과 학교선생님이나 학급 친구들의 구성 등 인적·환경요인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경찰뿐만 아니라 지역시회 구성원 모두의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음주, 흡연, 절도, 가출, 오토바이 무면허 운전 등은 청소년들 대부분이 그 심각성을 모르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는 벌을 주는 것보다 재발 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자신 스스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고 계속 이런 행동들을 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소년원, 구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한때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자신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서 청소년들 스스로가 비행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행에 쉽게 빠지는 청소년들의 특징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소외된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분석해 본 결과 부모님들의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부모님의 관심이 적은 학생, 한부모가정, 조부모님과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가정에서 소홀한 학생들은 비행행동에 빠지기 쉬우므로 부모님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대화를 통해 자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합니다. 혹시 자녀가 가족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부모님의 지시에 따르려고 하지 않는 행동, 신경질적인 반응, 사귀는 친구나 외부활동에 대해 숨기려는 행동, 늦은 귀가시간, 옷차림의 변화가 있다면 아이들과 진심어린 대화를 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를 통해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주의할 것은 청소년기에는 잘못된 행동을 무조건 혼내는 것보다 원인을 찾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또한 학교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기에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으며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관심이 집중되며 공부 못하는 학생은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따로 있듯이 자신이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을 찾아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동안 청소년 상담을 통해 느끼는 보람과 어려운 점이 있다면

 가장 크게 보람을 느끼는 것은 제 스스로가 많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파출소를 찾는 학생들은 제가 관심을 갖는 모습에 저에게 반감도 갖고 불쾌감을 표출하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지만 이러한 학생들에게 꾸준한 상담과 진심어린 저의 마음을 보여줄 때 변할 것 같지 않던 아이들이 변화해 갈 때 보람을 느낍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때는 가족과 많은 사람들을 걱정시켰던 아이들이 순찰활동을 할거나,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저를 찾아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휴일과 비번근무, 퇴근 후에 쉬지 못하고 아이들을 위해 상담활동을 해왔던 것이 위안을 받는 기분입니다.

 어려운 점은 학생들 중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학생들을 대할 때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마음에는 사회에 대한 불만과 증오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도움을 주고 싶어도 쉽게 다가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또 안타까운 부분은 오토바이 절도나 무면허운전 등 상대적으로 중대한 범죄로 인해 선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구속되는 학생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안중파출소에 근무하는 동안 안중지역 모든 청소년들이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입니다. 지금도 60여명의 학생들과 근무시간 이외에도 비번, 휴무, 퇴근 후 전화 통화 또는 문자(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카카오톡 등)를 주고받으면서 안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가정문제, 학교문제 등 시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상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더 공부해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찾아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상담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지역의 경찰관 지망학생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상담과 경찰관 체험교육, 경찰관이 되는 방법·절차 등을 가르쳐 청소년들이 꿈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청소년 문제들을 많은 부분 줄여나갈 것이며, 청소년 문제뿐만 아니라 안중에 거주하시는 주민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한 순찰 업무도 열심히 해 나갈 것입니다.

- 자치신문독자와 평택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제가 하는 일이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이고 내세울 만한 일도 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 취재를 나와 주신 자치신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평택시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저를 포함한 어른들은 모두 청소년기를 지내왔습니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면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비뚤어진 행동을 바로 잡아줄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우리들의 미래이며 앞으로 우리사회를 이끌어갈 재목입니다. 이런 청소년들을 재대로 교육하고 보살펴 주는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어른들의 몫입니다. 감사합니다.

원승식 서형래 기자 ptlnews@hanmail.net

[이 게시물은 ★자치돌이★님에 의해 2012-08-21 13:27:30 종합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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