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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평택사람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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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우미견협회 이형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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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견에 대한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장애인도우미견은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장애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불편함을 도와주고 장애인들의 사회영역을 넓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외롭고 소외된 장애인들의 인생에 동반자이며 친구로 삶의 희망과 활력을 불어 넣어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와 한국동물매개치료협회를 운영하고 있는 이형구(58) 회장은 팽성 두리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부터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이 회장은 개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73년 훈련사 자격증을 취득해 훈련사로써의 인생을 살아왔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이용해 사회에 봉사하고자 마음먹었던 이 회장은 1992년 장애인 도우미견에 대해 사회적으로 무관심했던 때에 장애인도우미견 훈련시설인 ‘이삭애견훈련소’를 열어 지금까지 150여 마리의 장애인 도우미견을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분양해 왔으며, 이외에도 일주일에 한번 평택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심리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친근한 개를 이용하여 동물매개치료를 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사회에 소외되어 있는 장애인과 노인 분들에게 자신이 훈련시킨 도우미견이 도움이 될 때 삶의 보람을 느낀다”며 “도우미견과 행복하게 지낸다는 분양자들의 말 한마디에 많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장애인도우미견은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태어나서 1년은 기초적인 기본훈련을 실시한다. 이후 성장과정을 분석하여 개의 특성에 맞게 6개월에서 1년의 엄격한 전문훈련을 실시하며 훈련에 합격한 장애인도우미견을 장애인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한 마리의 장애인도우미견을 훈련해 내기위해서는 총 2년의 훈련기간과 3천~4천만원의 훈련비가 소요된다.
이렇기 때문에 1~3급 중증장애인들의 신청을 받은 후 철저한 면접을 실시해 면접에 통과한 장애인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있다. 또한 임대 후에도 제주지부, 영남지부, 호남지부, 등을 통해 전국에 퍼져있는 분양견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사후관리 또한 철저히 하고 있어 전국 각처의 장애인들에게 칭송이 자자하다.
이 회장은 장애인과 함께 있는 도우미견(노란색 한국장애인도우미견 옷을 입은 개)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개로 절대 먼저 공격하지 않으므로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며, 먹을 것으로 유혹한다든가 만지거나, 부르는 행위는 함께 있는 장애인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이 회장이 일하고 있는 곳은 2006년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로 등록되어 경기도와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장애인들에게 무상으로 도우미견을 보급하는 비영리기관이다. 지금 협회에는 약 70여마리의 장애인도우미견, 매개치료견들과 훈련사 10여명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1년 평균 25마리의 장애인도우미견을 분양하고 있지만 신청자 수는 200명이 넘는다”며 “앞으로 도우미견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분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후원, 자원봉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내에서 도우미견 신청을 하는 분들에게는 특별 우선권을 부여해서 평택에 거주하는 분들께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며 묵묵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하고 있는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이형구 회장에게서는 따뜻한 사람냄새가 났다. 아주 따뜻한 사람냄새가 말이다. (후원문의: 031-691-7782, 후원계좌: 국민은행:257601-04-078664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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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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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 용이점 김진태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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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산타클로스 ‘김진태 점장’
파리바게트 용이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장 김태진(27)씨의 꾸준한 기부활동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기부를 통해 사랑을 전한다는 이야기를 접한 기자는 중년의 신사를 생각하며 김 점장을 만나기 위해 15일(목) 파리바게트 용이점을 찾았다. 뜻밖에도 김 점장은 27살의 젊은 청년이었고, 웃음이 아름다운 우리 이웃이었다.
처음 인사를 나눈 김 점장은 기자를 환한 웃음으로 맞이하며 “신문에 실릴 만큼 대단한 기부를 한 적 없는 것 같은데요”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평택시 고덕면 율포2리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점장은 마음이 따뜻한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부모님들은 농사를 지어 부족한 형편 속에서도 동네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김 점장은 그러한 부모님의 따뜻한 모습들을 어려서부터 보고 배웠다며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 점장의 착한 마음씨는 10년 전 동일공업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빛을 발했다. 많은 학생들이 꺼려하던 당시 학교 봉사동아리인 R.C.Y에 들어가 재학기간인 3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였으며, 2주에 한번 씩 평택 소사동에 위치한 지적장애 및 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동방학교를 찾아 장애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봉사활동을 했다. 김 점장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고 우리사회에 많은 곳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존재한다는 것과 나눔과 봉사를 통해 느끼는 보람과 뿌듯함이 큰 기쁨이라는 것을 느꼈다.
‘현재 어떤 봉사를 하나요?’ 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점장은 처음 빵집을 운영 하면서 당일 팔지 못한 빵이 하루 평균 40~50개(8~10만원 상당) 정도 남아 빵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하고 고민한 끝에 부모님과 같이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기로 마음을 먹고 당일 만든 빵을 팔지 못하면 남은 빵 모두를 다음날 아침에 봉사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까운 교회에 봉사를 시작으로 빵을 기부한다는 소문이 여기저기 돌았고 지금은 지역아동센터인 꿈꾸는 숲(월, 수)과 방정환 아동센터(화·목)에 기부봉사를 하고 있으며, 지역의 기부를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푸드뱅크(금·토·일)에도 기부봉사를 하고 있다.
주위에 지인들은 ‘남는 빵을 조금 싸게 팔아 이윤을 더 많이 남기는 게 어떠냐’는 말을 자주 했지만 김 점장은 “어린 시절 농촌에서 먹을 것 없이 자란 관계로, 빵 또한 자주 먹어보지 못하고 자랐다”며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에게 빵을 기부할 수 있고, 맛있게 먹는 모습만 생각해도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가장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 크리스마스에 주문한 케이크가 무려 80개정도 남아 이것을 모두 봉사단체에 나누어 기부하였는데 케이크를 보며 행복해 하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다고 한다.
지금까지 설날(구정)과 추석당일을 빼고 1년 363일 쉬지 않고 기부를 하고 있는 김 점장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은 습관이며 크지 않은 기부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기부활동으로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의 빵을 전하고 있는 파리바게트 용이점 김진태 점장은 크리스마스이브에만 우리 곁에 나타나는 산타클로스가 아닌 일 년 내내 우리 곁에 나타나는 젊은 산타클로스이자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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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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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수 에바다장애인평생학습센터 교육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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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의 소통과 나눔, 저에게는 큰 행복입니다”
“나누는 삶이 아름답다. 윤현수 교육처장은 평택시 합정동 에바다장애인평생학습센터(이하 학습센터)에서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장애인들에게 사회 수업을 하면서 사회적응 능력과 자립심을 키워주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장애인들과 함께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윤 사무처장의 밝은 얼굴은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지난 8일(목) 오후 5시30분 평택시 합정동에 위치한 학습센터를 찾았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간 학습센터는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고등부 강의실에선 장애인 4명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윤 사무처장의 수업을 경청하고 있었으며, 기자도 취재를 뒤로하고 책상에 앉아 같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학습센터는 에바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설교육기관으로 지역사회의 후원과 경기도 교육청 지원으로 2009년 7월 진위면에 문을 열었으며, 지역의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 12월 현 위치인 합정동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학습센터에는 총21명의 학습자가 교육을 받고 있다. 평균학력은 초등학교 이하수준으로 사회에 적응하기란 턱없이 부족한 교육 수준이다. 모두 기존의 학교에서 장애와 가난, 그리고 무관심, 잘못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교육에서 소외되어 왔던 장애인들이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한글을 익히는 문해초등부 교육에서부터 중등부교육, 고등부교육과정을 배우고 있다.
윤 교육처장은 오래전부터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활동을 열심히 해왔다. 평택에는 혼자 이동을 하지 못하는 1급~2급 중증장애인이 약 4600명 정도 있지만 평택시에는 장애인전용 특별교통수단인 콜택시가 겨우 3대(법정대수 23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날 예약하지 않으며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법정 설치율 중증장애인 200명당 1대) 역시 현재 20%에도 미치지 못해 장애인들이 목마른 배움을 위해 센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현재 방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모두 기존의 학교에서 장애로 인한 무관심, 잘못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교육에서 소외되어 왔습니다. 장애인 이동권은 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없다고 말하지만 평택시의 부족한 장애인 교통수단만 보더라도 아직 우리사회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장애인 이동권은 동정과 시혜의 차원, 복지의 차원이 아닌 기본권인 이동권인 것입니다.”
윤 사무처장은 2010년 지인의 권유로 학습센터에서 장애인 학습자들에게 사회 수업을 맡아 가르치고 사회적응 능력과 자립심을 키워주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학습자들과 이야기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윤 처장은 공부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장애인들에게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배우고 있는 학습자들의 웃음과 밝은 얼굴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윤 처장은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외롭게 생활하기 때문에 너무나도 배움에 목말라하지만 아직도 승차거부를 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며, 이러한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습자를 볼 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번은 휠체어를 탄 학습자와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고 있었는데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식당을 찾지 못해 점심을 포기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재 공공기관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많은 건물들이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으며, 화장실은 더더욱 가기 힘든 상황입니다.”
윤 처장은 “장애인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득활동을 해야 하는데 노동현장에 접근하기도 어려우며, 장애인 고용실태 또한 너무나도 열약하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보다는 부담금(장애인 의무고용인원 미달 수에 따라 사업주가 부담하는 고용부담금)을 내고 만다는 식의 의식이 자리 잡고 있어 장애인들의 설 곳이 너무나 적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장애인은 정부의 보조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그마저도 못 받는 장애인들은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 교육처장은 현재 경기도 교육청에서 나오는 지원금만으로는 학습센터 운영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고 말했다. 앞으로 학습센터에서는 더 많은 장애인 학습자를 위해 차량운행을 생각하고 있으며, 기본 과목뿐만 아니라 예체능과목을 개설해 예술성과 감수성을 높여주고, 영화감상이나 레저, 스포츠 등 더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학습자들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던 윤 처장과의 만남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에게 평택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매번 느끼는 감정은 또 다르지 않았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후원 계좌: 농협 351-0268-8630-63, 예금주: 에바다장애인야간배움터> <후원 문의: 윤현수 사무처장 010-2852-8420, 카페: http://cafe.daum.net/ept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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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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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의 꿈 이룬 오인환(56)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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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학씨, 56세에 평택大 계열수석 입학 '만학의 꿈' 이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료를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죽백초등학교와 신한중학교를 어렵게 졸업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생이 소아마비를 앓아 치료비를 위해 진학의 꿈은 접어야만 했습니다. 공부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고등학교 진학의 꿈은 눈물과 함께 접고 당시 동네에 있던 방앗간에서 막노동을 하며 병석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평택시 죽백동에 거주하는 오인환(56)씨는 올해 평택대학교 수시를 통해 계열수석(경영학과)으로 장학금(1년 간 학비 50%)을 받고 입학해 만학의 꿈을 이루었다. 그토록 열망하던 '2012학번 평택대학교 경영학과 신입생'이 된 것이다.
"중학생이던 여동생이 새벽 4시에 어머니와 함께 과수원에 나가 일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울면서 일어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나기만 합니다."
오 씨는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면서 가장 역할을 해야 했으며, 중학교를 졸업하고 5년 동안 동네 방앗간에서 일을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었다. 22살이 되던 해 열심히 5년 간 일해 과수원을 운영하게 되었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사업이 실패해 2억원의 빚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오 씨는 그 무렵이 인생의 가장 큰 고비였다. 자포자기 하고 싶은 심정도 있었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을 외면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2년만에 빚을 다 갚고 재기했으며, 2년 전까지도 과수원을 운영했다.
"53살의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 했지만 처음에는 생각도 많았고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뒤늦게 저를 위해 뒷바라지 해준 아내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후 안정된 생활 속에서도 오 씨의 가슴 한편에는 못다 했던 학업에 대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한 열망이 늦다면 늦은 53세의 나이에 공부를 다시 이어가는 결심을 갖게 되었다. 공부에 대한 갈증이 누구보다도 컸던 오 씨는 열심히 공부했으며 수원 수성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다니면서 12번의 시험에서 4번이나 수석(전체 300명)을 차지하는 등 3년 내내 상위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처음으로 수석을 차지하던 날, 오 씨에게는 생애 가장 기쁜 순간이었으며 주위의 지인들에게도 자신의 수석을 알리는 일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월 27일 "설레는 마음으로 평택대학교 입학식을 가졌다"는 오 씨는 취재 기자에게 학생증을 보이며 활짝 웃었다. 아름다운 웃음이었고, 또 행복해 보였다. 오 씨는 "앞으로 학교의 행사와 학우들과의 관계도 열심히 다져 갈 것이고 수시로 입학했기 때문에 부족 한 것이 많다"며 "특히 자신 없는 과목인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고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 진학 등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씨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마음과 열정, 그리고 자신감과 긍정의 힘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각자가 처해 있는 삶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치열함만이 자신을 변화 시킬 수 있고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기자에게 어느 가수가 부른 노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중략>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라는 '거위의 꿈'.
만학의 꿈을 이루고 또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오씨의 모습은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평택사람이었고, 또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는 강인한 평택사람이자 소탈한 꿈을 가진 우리의 이웃이었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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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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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의 달인 ‘가위 손’ 정연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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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가위손’ 또는 ‘신의 손’이라 불리는 정연규(38 사장)씨의 평택시 합정동 ‘한스남자머리전문점’은 매일 머리를 깎으러 찾아오는 손님들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난 2005년 MBC 공감 특별한세상, 2006년 생방송 투데이에 소개될 만큼 정연규사장의 머리 자르는 솜씨는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있다. 평택 토박이인 그는 올해로 16년차인 미용의 달인이다. 지난 24일(목) 지금까지 쉴 틈 없이 미용에만 전념해온 정연규 사장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개구쟁이에 노는 거 좋아하던 정연규 사장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며 살아 갈수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고등학교 1학년 방학 잠깐 부산에 사시는 작은 아버지 댁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그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30년 전만해도 남자가 미용을 한다는 건 아주 특별했으며, 미용을 하시는 작은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그도 미용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미용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후부터 미용에 대한 열정하나로 집안 식구들은 물론 친구들의 머리를 잘라주는 것은 당연히 정 사장의 몫이었으며, 고등학교 2학년 때 미용사자격증을 취득했다. 하지만 국내 헤어스타일은 너무 단조로워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되었으며, 그는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헤어 선진국인 일본으로 무작정 건너가 3개월 동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접하면서 미용에 대한 특별한 눈을 떴다. 그때의 경험으로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그가 유행시킨 ‘샤기 컷’, ‘가위반삭’, ‘인디반삭’, ‘다운 펌’ 등은 관내 학생들을 중심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며, 끊임없는 노력과 여러 가지 시도는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유행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며 오늘의 정 사장을 있게 만들었다.
정 사장은 찾아오는 손님이 사진을 들고 와 ‘이 사람처럼 해 주세요’, 또는 TV 속 ‘누구누구처럼 깎아주세요’라고 말하면 한번 보고 바로바로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 준다. 또 머리 깎는 속도는 모두를 놀라게 한다, 머리 깎는데 채 5분을 넘기지 않아 처음 찾은 손님들은 너무 대충 잘라주는 거 아닌가 하며 의아해 하는 경우도 있고, 주변에서 ‘머리 예쁘게 잘 잘랐다’라는 말들을 듣고 단골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단골이 된 손님들이 상당히 많으며, 그 많은 단골손님의 머리 모양을 모두 외우고 있을 만큼 정 사장은 헤어디자이너로써의 자부심과 열정이 넘친다.
“손님의 두상을 보면 손님의 머리가 바로바로 기억이 나고 어떤 머리든 한번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제 몸이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 사장은 지난 2005년 MBC 공감 특별한세상, 2006년 생방송 투데이에 미용의 달인 ‘가위 손’으로 소개되어 평택시민의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23살 때부터 미용실 문을 연 정 사장은 “처음 미용실 문을 열었을 때 단골손님이 이제는 애기아빠가 되었다”며 그동안 ‘한스남자머리전문점’을 찾은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정 사장은 지금까지 일하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평택고등학교 학생으로 꼭 ‘한스’에서 머리를 잘라야 한다며 밤 11시 30분 늦은 밤에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찾아와 자다 말고 미용실에 나와서 잘라준 경우와 다른 미용실에서 머리를 반쯤 자르다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반쯤 잘린 머리 그대로 찾아와 다시 잘라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아주 오랜만에 찾아온 단골에게 ‘지난번처럼 깎아 드릴까요?’라고 말하면 ‘1년 전에 왔었는데 그걸 어떻게 기억해요’하며 깜짝 놀라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간혹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와서 머리를 다할 때까지 옆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 아이는 친구들 같이 머리를 하고 싶어 하는데 돈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면 아이 입장이 난처하지 않게 친구들 몰래 ‘이따가 다시 올래? 아저씨가 머리 예쁘게 깎아 줄게’하고 웃으며 말을 건넵니다.”
정 사장은 “제 인생에서 머리를 깎을 때가 가장 행복하며 깎은 머리를 마음에 들어 하는 손님의 미소를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며 “손님이 한명도 없을 때까지 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서울, 부산, 수원 등 여러 지역에서 찾아오시는 손님이 많다”며 “시민들과 먼 곳에서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위해 후계자 육성을 많이 해 체인사업이나 평택에서 가장 큰 매장을 운영해 보고 싶다”고 희망을 말했다.
취재를 마친 기자 역시 “나도 한번 단골이 되어 ‘한스머리’를 해볼까?”하는 강한 충동이 일었다. 우리 주변에는 소중한 땀으로 희망을 일궈가는 이웃들이 있고, 또 가슴이 따뜻한 이웃들이 있었다. (미용 문의:031-658-0531, 010-3617-0602)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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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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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모'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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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전체에 사랑이 넘치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2월 17일(금) 오전 10시 기자는 송탄 여성회관 4층 요리실을 찾았다. 요리실에는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회장 고문자, 이하 따사모) 회원 19명의 따뜻한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로 가득했다. 2007년 여성회관에서 음식을 배우던 주부들로 구성된 따사모는 지역사회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독거어르신들과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이 부족한 결손가정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다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결성된, 말 그대로 가슴이 따뜻한 평택 사람들이다.
33명의 따사모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 셋째주 금요일마다 새벽 일찍 장을 본다. 그 이유는 기초 수급을 받지 못하는 독거어르신과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정성껏 만든 반찬을 전하기 위해서다. 특히 사춘기인 관계로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학교를 통해 반찬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아침 일찍 기자를 힘들게 했던 겨울 추위는 따사모 회원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는 훈훈함을 바라보면서 영하의 추위를 잊을 수가 있었다.
이날 따사모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탕수육, 육개장, 파래무침, 무고등어조림은 예쁘게 포장되어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에게 전해졌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매번 느끼는 감정이지만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은 여유가 있어서가 아닌, 남에게 보이고자 함이 아닌,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넉넉한 마음일 것이다.
한 달에 한번 셋째주 금요일마다 봉사를 준비하는 따사모 회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장을 봐와 손수 여성회관 4층 요리실에서 정성껏 음식을 만들고 만들어진 음식을 직접 예쁘게 포장해 집집마다 다니며 수급을 받지 못하시는 독거어르신(9명)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으며 혹시 사춘기인 결손가장 학생(7명)들에게는 아이들이 오해할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학교를 통해 반찬과 작지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따사모회원들이 봉사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어렵게 살아가시는 어르신 대부분이 대인기피증으로 인해 외출을 꺼리고 혼자 외롭게 생활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회원들이 봉사를 나가면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사회에 대한 불만과 적대감을 갖고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이 많으며 오랜 시간 방치된 외로움으로 인해 회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고, 또 마음에 있는 괴로움과 슬픔을 토로하시곤 한다. 회원 모두는 그러한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 회원들은 외로움으로 대회를 원하는 어르신들을 뒤로하고 봉사현장을 떠날 때 발걸음이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고문자 회장은 "예전에 비해 많은 봉사단체가 생기고 수급여건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우리주변의 많은 독거어르신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며 "수급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한 봉사활동과 부족하지만 더 많은 봉사를 하기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비를 들이고, 시간을 내어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눈다는 것. 또 어려운 이웃의 눈물에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사람만이 희망이다. 박수를 보낸다. 극심한 불경기에 주변을 돌아보며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정성을 모아 힘과 용기를 주는 따사모야말로 아름답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우리 지역사회의 따뜻한 이웃이자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빛과 소금이었다.
이웃을 위한 봉사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 분들에게는 언제나 따사모의 문이 열려있다. 봉사활동에 참가하지 않아도 한 달에 1만원씩을 후원할 수 있다. 따사모 가입을 원하는 시민이나 후원을 원하는 시민은 고문자 회장에게 문의(☎ 010-4633-6162)하면 된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 나오는 기자에게 한 회원은 "평택시 전체에 사랑과 나눔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고 말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좋은 차, 좋은 집에 사는 것만이 최고의 행복이 아닌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행복 안에서 따뜻한 웃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기자가 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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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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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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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에 전기장판으로 혹한과 싸우는 김 할아버지
지난 9일(목) 평택시 도일동 김일만(86) 할아버지 댁을 찾았다. 싸늘한 방에서 전기장판 하나로 혹한을 견뎌내는 할아버지는 귀와 눈이 어둡고 거동이 불편해 움직이는 일조차 힘이 든다.
송탄 지역에서 가장 어렵게 살아가시는 김일만 할아버지는 1927년 생으로 올해 나이 86세의 고령 노인이다. 하지만 올 명절에도 찾아오는 가족 하나 없이 외로이 추운 겨울을 홀로 나고 계시는 김 할아버지에게는 누구보다도 따뜻한 손길이 필요해 보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할아버지의 방 이곳저곳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으며 빈 밥통과 많은 설거지거리 등 복잡한 집안상항이 할아버지의 어려운 일상을 말해 주고 있었다. 또 비싼 기름 값 때문에 전기장판에 의지한 채 겨울을 나고 있는 관계로 김 할아버지의 오래된 집은 55년여 만에 찾아온 추운 겨운 날씨로 인해 방안에는 온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 춥지 않으세요?’하고 물었더니 ‘전기장판 틀어 놓으면 따뜻해 여기 앉어’하고 기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문득 장판을 보니 장판 위에는 언제 빨았는지 모를 얇은 이불이 깔려 있었다. 이 추운 겨울 날씨에 김 할아버지를 추위로부터 지키는 유일한 도구였다. 마음이 무거웠다.
장판 바로 앞 비닐봉지에는 수많은 약봉지가 있었고 불편해 보이셨던 거동 때문에 편찮으신 곳을 묻자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은데 항상 파스 10장를 붙이고 계신 왼쪽 골반과 점점 안 좋아지는 귀와 눈이라고 하셨다. ‘병원은 다니세요?’ 묻자 돈 때문에 한달에 1번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 오는 게 전부라고 하셨다.
‘할아버지 밥은 잘 드세요?’ 하고 기자가 묻자 할아버지는 밥은 안먹고, 라면 먹던지 만두를 드신다고 하셨다. 주위를 둘러보니 라면상자와 만두 찜기가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한봉지의 라면을 세 번 나눠 끓여 하루를 때우거나 만두 2개로 한끼를 해결하신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생활비로 사용하는 돈은 기초노령연금 9만4천원과 기초생활보호대상으로 35만원, 총 45만원으로 한달을 생활하신다. 이렇게 어려움 속에 사는 할아버지께 도움을 주는 곳은 평택노인복지센터 독거노인 생활안전관리 돌보미가 주 1회방문하며 2~3일마다 전화로 할아버지의 안부를 묻는다. 또 보건소에서 월 2회 방문하며, 주위 가재리교회에서 밑반찬을 만들어 할아버지께 전달하고, 푸드뱅크에서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할아버지 가장 필요한 게 무엇입니까?’하고 묻자 할아버지는 작은 목소리로 ‘그저 지원되는 돈 조금 더 주면 좋지’ 라고 할아버지의 힘든 현실을 말씀하셨다.
할아버지는 취재를 마치고 할아버지 댁을 나선 기자를 대문 앞까지 배웅하고 기자의 차량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리서 손을 흔드셨다. 김 할아버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홀로 살아가시는 독거 어르신들을 사랑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따뜻한 가슴이 모아졌으면 한다. 젊은이도 버티기 힘든 강추위에 전기장판 하나에만 의지한 채 라면 하나로 하루 세끼의 식사를 해결하는 김 할아버지에게는 이웃만이, 사람만이 희망일 것이다. (양말, 속옷, 생필품 등 물품 후원을 하고 싶은 독자, 시민 여러분들은 ☎ 031-663-0580으로 연락드리면 된다. ▶후원계좌: 농협 205018-52- 214946 예금주 김일만)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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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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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복시장 13번길 입구 박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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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5천원 수입..."한푼도 못 벌 때도 가끔 있지""아침 열시에 나와서 아주까리 말린 잎, 고추말린 잎, 검정콩, 깨, 마늘, 직접 만든 청국장과 콩비지를 팔아. 저녁 7시까지 팔지만 많이는 못벌어. 하루 3천원 벌 때도 있고, 5천원 벌 때도 있고, 한푼도 못 벌 때도 있지. 그냥 운동삼아서 나오는 거지."
지난 2일(목) 55년만에 찾아 온 강추위를 평택시 통복동 통복전통시장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통복시장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고 강추위에 옷깃을 단단히 여민 노점상 할머니들의 모습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웃음이 많으신 박경자(80세) 할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통복시장로 13번길 입구 노점에서 만난 박 할머니는 오성면 숙성리에 거주하고 계신다., 4남 1녀를 두신 할머니는 "자식들은 모두 타지에 나가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며 "지금까지 15년 간 지금의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영감님은 건강하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아무 말씀이 없으셨던 할머니는 "10년전에 무엇이 급한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라고 조그마한 혼잣말을 되뇌이셨다.
박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혼자 식사를 하신 후 10시 버스를 타고 시장에 나와 장사를 시작한다. 아주까리 말린 잎, 고추말린 잎, 검정콩, 깨, 마늘, 직접 만든 청국장과 콩비지를 팔고 계시지만 매상은 하루 3천원~5천원에 불과하다. 젊은이들도 버티기 힘든 추위와 하루종일 마주하고 계신 박할머니는 타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같이 살자고 하지만 아파트에 가면 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아 지금의 시골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생활비는 자식들이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어. 나라에서 주는 기초노령연금하고 통복시장 노점에서 돈을 벌어 생활해. 설 명절에 아들들과 손자들이 다녀 갔는데 지금 손자들이 너무 보고 싶어. 손자들과 전화통화 할 때가 가장 행복해."
"할머니 춥지 않으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할머니는 "기자 양반은 장갑도 끼지 않았는데 내가 기자 양반보다는 덜춥지"라고 말씀하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따뜻한 어머니셨으며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나물을 팔기 위해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 있는 할머니의 밝은 웃음은 통복시장로 13번길 입구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통복시장을 빠져 나오는 기자의 손에는 박 할머니에게 구입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주까리 말린 잎 5천원어치가 들려 있었다. 엄동설한에는 젊은이들도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하물며 나이드신 할머니들이 추위에 아랑곳하지않고 장사를 하고 계신 모습은 우리 이웃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강한 어머니 모습이기도 했다.
아마도 할머니는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가셔서 사랑스러운 손자들과 통화할 행복한 시간을 기다리며 이순간도 힘든 추위와 싸우고 있을 것이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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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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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수정로타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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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 온기를...사람만이 희망입니다!" 지난 12일 점심 무렵 합정동에 위치한 '지혜생선마을(대표 최성숙)'을 찾았다. 100여명의 어르신들은 특별하고도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계셨으며, 평택수정로타리클럽(22대 회장 조윤희) 회원 15명은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내 놓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사랑 나눔은 수정로타리클럽과 지혜생선마을을 운영하는 최성숙 사장이 연말연시에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는 관내 어르신들을 위해 평택시청에 의뢰하여 하루 전부터 정성스럽게 준비한 불고기, 떡국, 잡채, 떡, 과일 등을 100명의 어르신들께 대접했다. 또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에게 회원들이 수줍게 내미는 양말 선물은 어르신들의 추운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점심 대접이 끝나고 장내를 정리하면서 수정로타리클럽 회원들은 입을 모아 "맛있게 음식을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부모님이 생각난다. 정말 행복하고 삶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기자에 눈에 비친 참 아름답고 따뜻한 웃음이었다. 수정로타리클럽은 22년전 평택의 지역발전과 어려운 이웃에게 온기를 나누기 위해 주부들로 결성된 모임이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두차례씩 늘푸른요양원에서 어르신들에게 발마사지를 해드리고 있으며, 매달 세 번째 화요일에는 합정사회복지관을 찾아 200여명의 어르신들을 위해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시각장애인협회 점자의날 다과행사, 대학생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고 있다.
수정로타리클럽 조윤희 회장은 "30여명의 회원 친목모임 뿐만 아니라 그늘진 이웃들과 함께 하는 클럽을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며 "클럽의 문은 항상 열려있어 함께 하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성숙(10대·19대 회장 역임) 회원은 "노숙자 및 힘겨운 삶을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마음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평택에 무료급식소를 여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며 "앞으로도 부족하겠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수정로타리클럽이 되겠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자 역시 추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따뜻했다.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사는 것이 꿈이 아닌, 힘겨운 이웃들이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를 여는 것이 꿈이라는 최성숙 회원의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식사를 대접받고 가시던 어르신들의 환한 미소가 아름다웠으며, 수정로타리클럽 회원들의 따뜻하고도 행복한 웃음도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서 사람만이 희망이다. (수정로타리클럽 가입문의: 010-4027-2442, 조윤희 회장)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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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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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네 청과 민선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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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노점 12년만에 '민씨네 청과'를 열었습니다" 평택시 비전동 뉴코아 백화점 건너편에 위치한 '민씨네 청과'를 찾으면 민선기 사장의 따뜻한 미소를 만날 수 있다. 민 사장이 지금의 '민씨네 청과'를 운영한지는 1년이 되었다. '민씨네 청과' 문을 열기 전인 지난 12년간은 조그만 트럭에 토마토, 가지, 양파, 호박 등 갖은 야채와 싱싱한 과일을 싣고 평택시 구석구석을 돌며 주부들의 저녁 찬거리 걱정을 덜어주었다.
민 사장은 노점을 할 때에도 매일 새벽 6시부터 평택 진위면, 청북면 등 평택 농민이 직접 재배해 그날 수확한 품질이 좋은 농산물만을 취급했으며, 그 이외의 야채와 과일 역시 가락동농수산물 시장을 찾아 이득을 적게 남기더라도 최상의 품질만을 취급해 노점에도 불구하고 비전2동 주부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많은 돈은 벌지 못하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이 현대화되지 않은 옛날 방식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많은 단골손님은 물론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주부님들과 따뜻한 이웃의 정을 느낄 때 행복하고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민씨네 청과'를 찾으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야박함이 없다. 민씨네 청과에서는 우리의 이웃이 있고 후한 인심이 있다. 마트나 백화점과는 달리 유난히 손이 큰 민 사장은 주부들이 더 달라고 하기도 전에 큼직한 바가지로 봉투에 담아주며 넉넉한 미소를 짓는다.
노점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민 사장의 부지런함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아침 6시에 천안 농수산물 경매시장을 부지런히 찾아 품질 좋은 야채, 과일과 오징어, 동태, 고등어, 물미역, 우렁, 홍합살 등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각종 수산물들을 구매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노점을 하는 민 사장의 동생 역시 밤 열두시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아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구입해 평택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민 사장의 부지런함과 저렴한 가격은 입소문을 통해 가게와 음식점 열 곳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50여명의 주부들이 '민씨네 청과'를 찾고 있다.
민 사장은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20년이고, 30년이고 열심히 노력해 손님들에게 값싸고 신선한 상품들을 판매하겠다"며 "가게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넉넉한 정과 웃음을 드리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자의 머릿속에 민 사장의 밝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역경기가 침체되고 어렵지만 땀 흘리며 열심히 사는 평택 사람이 있었고, 또 그 안에서 행복해 하는 우리 이웃의 밝은 미소가 있었다. 오늘은 가족 모두를 위한 저녁식탁의 풍성함을 위해 만원짜리 한 장 들고 '민씨네 청과'를 찾아보자. (구입 문의: 031-653-6243, 010-3764-6243)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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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