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14(화)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먼 객지 포구 귀퉁이에서

너의 유분遺粉을 뿌렸다


뜻하지 않은 죽음은

던져 놓은 낚싯줄에


어쩌다 물린 보리멸처럼

아주 작은 몸짓으로 떨었다


못다 한 유언인 듯

채 비우지 못한 술잔들


너의 유분을 바람이 밀고 가면

물살로 받아 주는 파도의 제의祭儀


너의 무덤 자리라고

커다란 표석을 세워 두고


돌아서는 항구 뒤로

검은 눈보라가 밀려왔다


* 공현진: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항구.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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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공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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