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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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지금 지구는 중환 중이다. 한 해를 보내며 증상이 더 악화되었다. 생태적인 지구의 수명뿐만 아니라 문명적 상황도 후퇴하였다. 전쟁의 포화는 멈출 줄을 모른다. 증오의 기억은 보복의 칼날을 갈고 전쟁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어느 나라도 반기지 않는 난민으로 전전하는 자들, 경제 하락으로 인해 일자리와 주거를 잃고 대도시 음지에서 인간 이하의 나날을 이어가고 있는 노숙족들은 늘어만 간다고 뉴욕과 파리 특파원은 전한다.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안고 지탱해 온 지구에게 말을 걸어본다. 지구가 일인칭이 되어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을 들어 보자. 그리고 인류가 지구에게 답해야 할 말을 고민해 보자.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지구: 인류는 생존하려는 의사가 있는가? 아니면 공멸할 작정인가? 이대로 간다면 지구적 종말 현상에 직면할 건데 대책은 무엇인가? 왜 이리도 국가 간에 소통이 되지 않는가? G2 국가는 전 세계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왜 지구적 책임을 지지 않는가? 죽어가는 생태계 변화를 무대책으로 바라만 볼 것인가? 지구촌 다음 세대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의 폐색 짙은 신음 소리를 듣기는 하는가?


인류: 우리는 부끄럽게도 아직 지구의 심각한 중환의 정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의 생존 여부보다 더 심각해진 지구의 황폐화를 매년 직관하고 있다. 서로 공존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모여 앉는 것도 쉽지 않은 글로벌 현실이다. 국가주의로 돌아선 각국은 자국 이익만을 계산하기에 분주하다.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으로 공멸할 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강대국 간의 경쟁은 안보 차원을 넘어 경제 전쟁으로 비화되어 간다. 지구촌 미래는 누구도 책임지려고 나서질 않는다. 


누가 이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인가? 정치, 경제, 외교, 사회 지도자가 아니라 지구의 신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진 자이다. 인문학, 철학, 미학, 심리학, 잡학을 하는 자들이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 어쩌면 지구의 중환은 물리적 처방이 아니라 영성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상처 입은 영혼들을 도외시한 결과가 지구를 병들게 한 게 아닌가?


눈물겹게 구하니 우리의 과오를 용서하라. 교만과 자만의 늪에 빠진 우리를 용서하라. 과욕과 경쟁으로 지구를 훼손한 우리를 용서하라. 지구의 주인으로 착각하고 행세한 모든 과실을 용서하라. 지구의 수명이 무한하리라 오산한 우리를 용서하라. 무엇보다 생명을 존중하고 지키지 못한 우리를 용서하라.


이제 우린 조금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세계를 바꾼 위대한 서사 5가지 대전환을 갈파한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의 말처럼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을 논하고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지구적 위기는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다.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죽음’보다 강한 ‘생명’을 존중하는 일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명’보다 강한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사랑’만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


사도 요한이 간곡히 호소하던 영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지구를 치유할 온전한 처방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이것으로만 회복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 <요한일서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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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지구에게 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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