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02(일)
 
세계프로골프협회 투어프로 김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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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느미란 말은 강릉지방의 토속어입니다. 어릴 적 해지는 줄 모르고 밖에서 친구들과 놀이에 빠져 있는 저에게 밥 때가 되면 어머니는 마치 알람시계처럼 내 이름을 서둘러 부르셔 밥을 먹도록 하셨습니다. 밥숟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하면 으레 시느미 먹어라. 급히 먹다 체할라하셨고, 아무리 급한 길도 시느미 다려 오라하셨습니다. 시느미란 말이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그 말 속에 담겨 있는 따뜻한 염려와 정성스러움, 그리고 한없는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 들어 주변에서 부쩍 빨리빨리를 외치는 조급함을 많이 접하고, 또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의 오해와 의심이 생길 때 조금의 시간만 지나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면해야 하고, 따져 봐야하는 조급함으로 인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관계를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히 서두름에는 속도를 늦추면 뒤쳐진다는 심리가 섞여있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일에 신속을 필요로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만, 순간순간 우리를 망가지게 하는 조급한 마음을 다스린다면 삶과 골프에서도 보다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코스·구질 따라 티샷지점 선정 요령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비교적 실전 경험이 부족한 골퍼들은 드라이버 티샷 때 티잉 그라운드(티박스)를 활용하거나 목표지점을 선정하는 것을 신중히 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즉 앞 골퍼가 친 자리에서 티샷을 하거나, 코스모양과 장애물을 고려하지 않고 순서가 되면 친다는 것이죠. 코스의 모양이나 평소의 구질을 고려해 티잉 그라운드에서 볼의 위치를 선정하고 목표지점을 정하는 것은 골퍼에게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가령 슬라이스 구질을 가진 골퍼가 티잉 그라운드 중앙이나 왼쪽에서 페어웨이 중앙이나 오른쪽을 향해 티샷을 날린다면 오른쪽으로 OB가 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티샷 전에 볼을 어떤 식으로 보내야겠다는 자기만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드라이버의 경우 로프트가 작고 볼에 접근하는 헤드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스윙 시 미세한 실수로도 많은 사이드 스핀이 걸릴 확률이 높은 클럽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볼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감기는 구질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페어웨이 왼쪽 끝을 조준하고 티잉 그라운드 오른쪽에서 좌측 대각선 방향으로 티샷을 날려야 효과적인 페어웨이 공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했을 경우 직선으로 가도 왼쪽 페어웨이에 떨어지고 슬라이스가 발생해도 오른쪽 페어웨이에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훅을 내는 골퍼들의 경우 슬라이스와 반대로 티잉 그라운드 왼쪽에서 페어웨이 오른쪽 끝을 조준하고 대각으로 티샷하면 효과는 동일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페어웨이의 양쪽 끝을 겨냥해 티샷 할 위치를 정하는 문제는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구질이 일시적으로 변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라운드 전에 연습을 통해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의할 점은 셋업 할 때 몸 전체가 목표지점을 향해 정렬돼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칫 스탠스만 목표지점으로 오픈 또는 클로스 해준 채 상체나 클럽페이스는 페어웨이 중앙을 향해 있다면 더욱 심한 슬라이스나 훅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TV에 나오는 투어프로들의 티샷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면, 그들은 코스의 휘어진 모양이나 본인들의 구질을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티샷 할 위치를 정하는 것을 보고 또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별 생각 없이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 페어웨이 중앙만을 향해 티샷을 날리는 많은 아마추어 골퍼 분들이 꼭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20야드 더 많이 보내겠다는 마음가짐보다 아이언 샷처럼 그린중앙에 안전하게 안착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떨어트리고자 하는 지점을 가상으로 선정하여 타구하는 것도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독자 여러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꼭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이야기는 드라이버 사용법입니다. 감사합니다.
 
잘못 사용하는 용어 바로잡기: 라운딩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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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프로의 ‘쉽고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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