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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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습지의 고장이며, 한편으로는 들의 고장인 평택은 가는 곳마다 동·식물로 인한 생명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특히 혹한기를 이겨낸 겨울눈이 열리고 파릇한 잎과 꽃을 내는 4월은 날씨가 맑고 좋은 ‘청명’과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곡우’에 이르는 절기가 있는 달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을 피해 남하하였던 큰고니, 큰기러기 등의 겨울새들은 이미 귀향길에 올라 번식지에 도착할 즈음이지만 딱새와 박새 그리고 뱁새는 무리에서 벗어나 둥지 재료를 물고 다니며, 배다리에서 겨울을 난 밀화부리와 되지빠귀 또한 배다리의 실개천과 마을숲에서 간절함을 담아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에 들어섰다.


소풍정원, 안성천 덕목제,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 백로서식지, 배다리생태공원 등의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고장의 ‘생태자산’을 통해 자연이 품고 있는 다양하면서도 진솔한 생명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모든 생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껴보는 4월이길 바란다.


1. 평평할 평(平)에 못 택(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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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지역과 함께 습지의 면적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평택(2012.7.22 안성천 덕목제)

 

평평할 평(平)자에 못 택(澤)자를 쓰는 평택은 지금도 들의 고장, 습지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 2021년 평택시의 도시생태현황지도 토지이용현황도 분석을 보면 농업지역이 38%, 수역과 습지가 15%로 들과 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있어 우리 고장만의 생태자원이자 생태자산인 들과 습지를 차분하게 둘러보는 것도 이즈음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2. 큰고니의 소리가 넘쳐났던 덕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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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양서류 대체서식지 안내판 뒤로 보이는 큰고니 무리(2024.12.14 안성천 덕목제)

 

2017년 환경부의 생태계보전부담급 반환사업이 시행되었던 안성천 덕목제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한 개발사업자가 낸 생태계보전부담금을 활용하여 훼손된 생태환경 복원, 대체자연 조성 등 생태계 보전·복원사업을 유도할 목적으로 추진되었지만, 몇 년 전부터 겨울철이면 천연기념물 제201호 큰고니가 무리 지어 날아들면서 주제가 있는 철새 도래지로서 자리를 잡았다.


3. 생태계 우수지역 덕동산 맹꽁이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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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철을 맞아 덕동산 맹꽁이연못을 찾은 맹꽁이 암수(2014.7.10 비전동 덕동산)

 

덕동산마을숲 맹꽁이연못은 장마철이면 맹꽁이가 모여들어 번식했던 장소를 봐두었다가 2009년 8월과 이듬해 11월에 평택시 관련 부서의 도움을 받아 서식지를 조성하게 된 곳이지만 최근 들어 맹꽁이가 출현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2025년 환경부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이 이곳에 예정되어 있어 서식지의 복원 및 생태계 우수지역으로서의 모습을 회복할 것을 기대한다.


4. 상수원보호구역이었던 진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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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을 맞아 번데기에서 우화한 봄형 꼬리명주나비 암컷(2014.4.13 진위천)

 

진위천 일대에 설정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었지만, 각시붕어, 긴몰개, 돌마자, 치리, 동사리, 얼룩동사리 등 ‘어느 한 지역에만 있는, 특정한 생물의 종’이라 설명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며, 평택의 깃대종 후보로 제일 먼저 거론되고 있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의 자연 서식지가 아직도 남아 있어 꼭 찾아봐야 할 곳이 바로 진위천 냇가이다. 


5. 가족여행에 적합한 수변공원, 소풍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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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의 생태자산, 소풍정원 습지와 이태리포플러 전경(2020.08.17 소풍정원)

 

생물에게 초점을 둔 생물다양성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우리 인간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둔 개념이 생태계서비스라면 평택시민들이 즐겨 찾는 소풍정원, 평택농업생태원, 함박산중앙공원 등은 시민을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진위천의 폐하천이었던 곳에 4개의 주제를 가진 섬으로 조성된 소풍정원은 가족여행에 적합한 생태자산 중 하나다.


6. 비오톱 1등급, 우수비오톱, 배다리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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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톱 1등급, 우수 비오톱으로 선정된 배다리생태공원(2020.9.3 배다리저수지)

 

2021년 도시생태현황지도 작성을 통해 비오톱 1등급, 우수비오톱을 받은 곳이 배다리생태공원이다. 작년 11월, 생태공원선포식을 기점으로 생활권 공원의 근린공원과는 달리 생물의 서식처를 조성·복원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자연생태에 대한 관찰과 학습을 목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의 모습으로 모양을 바꿔 갈 것이다. 


7. 도심 속 세교동 백로서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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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교산업단지 옆 은실공원 예정지의 백로서식지 전경(2024.7.27 세교동)

 

참나무란 나무가 없듯이 백로라는 이름을 지닌 새는 없고, 왜가릿과에 속한 쇠백로, 중백로, 황로, 중대백로 등의 백로류가 있을 뿐이다. 백로는 소나무, 배꽃과 함께 평택시를 상징하는 자연물 중 시조(市鳥)로 지정되어 있다. 평택시 전역에 분포하는 백로 및 왜가리서식지 중 세교산업단지 옆 은실근린공원 예정지의 서식지는 왜가리가 없고 백로류만의 집단 번식지이다.


8. 실개천을 따라 즐길 수 있는 함박산중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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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박산공원 식생체류지에서 튤립나무가든 쪽을 바라본 전경(2024.4.25. 함박산중앙공원)

 

함박산중앙공원이 자리 잡은 곳은 1990년대 주변서 맛보기 쉽지 않은 데라웨어(Delaware) 포도를 재배했던 곳으로 포도원 옆에 백로서식지가 있어 포도를 먹으면서 마지막 이소하는 백로와 왜가리를 관찰할 수 있었던 곳이다. 음악 분수대의 분수쇼만이 아니라 실개천을 따라 수변생태계의 변화와 식생체류지와 원형보존지 그리고 튤립나무가든까지 차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9. 피톤치드 향 넘쳐나는 통복천 바람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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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복천 바람숲길의 꼬리명주나비숲 팽나무길(2023.2.23. 신대동)

 

통복천 바람숲길은 급격한 도시화와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심 속 냇가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한 곳이다. 역사의숲, 바람정원숲, 인물의숲, 시인의숲에서 신대레포츠공원의 꼬리명주나비숲과 팽나무길까지 테마공간숲이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어 도심 속 냇가를 따라 향긋한 피톤치드 샤워를 받으며 걸어볼 만한 곳이다. 


10. 5월이면 들을 수 있는 수원청개구리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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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 안쪽에서 벼포기를 잡고 울음소리를 내는 수원청개구리(2012.6.10 신대리)

 

평택은 논습지가 발달한 곳이면서 넓은 면적을 지닌 곳 또한 적지 않다. 오성면, 팽성읍, 청북읍, 포승읍 등 대다수 논에서 모내기 철을 시작으로 등장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면서 멸종위기Ⅰ급에 속한 수원청개구리가 번식기에 들어간다. 여느 청개구리에 비해 생태적 지위가 낮아 논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들만의 독특한 울음소리는 평택이기에 가능한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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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평택지역의 눈여겨볼 생태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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