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태곶봉수대·수도사터’ 개방과 함께 발굴·복원돼야 한다!
괴태곶봉수대, 구조·형태적 비교 대상 없을 정도로 초대형 규모… 학술조사 필요
괴태곶봉수대시민운동본부 “해군 2함대 내 봉수대 시민 개방 위해 최선 다하겠다”
금요포럼과 괴태곶봉수대되찾기&안전대책시민운동본부(상임대표 적문 스님)는 지난 22일(토) 포승읍 수도사 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에서 현재 해군2함대 내에 소재한 국가사적인 괴태곶봉수대와 인근 수도사터의 발굴 및 개발 그리고 개방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전 행사로 성악가 오창호 교수의 축하공연이 진행됐으며, 이어 적문 스님이 지역에서 공론장을 선도하고 있는 금요포럼에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철주 국가유산청 사적분과 상근위원의 발제 후 ‘한국의 봉수’ 저자인 김주홍 박사와 강석목 문화유산수리협회 회장의 지정토론, 청중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 최효승 평택시청 문화유산관광과장, 정창무 송탄국제중앙시장 상인회장, 문형철 원효호암마을 이장, 권희수 시인, 금요포럼 김종기 공동대표, 권영대 고문, 장승재 암행어사박문수문화관장, 양승국 원정리 이장, 박준우 도곡리 이장 및 고려인 등 50여 명이 참석하여 토론을 가졌다.
수도사 적문 주지스님은 인사말에서 “우리 주민들을 위안하고 조상님들의 애족애민의 간절함이 훌륭하게 깃들어 있는 자랑스러운 국방안보 역사문화유산인 국가사적지 괴태곶봉수대를 잘 발굴하고 복원하여 미래의 이정표로 삼기 위하여 이 혼란한 시국임에도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올해는 봉수대 개방과 발굴, 복원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괴태곶 봉수 위치도
■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괴태곶봉수대는?
평택시 향토문화재 제1호인 ‘제5로 직봉 -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第5路 直烽 - 平澤 塊台串 烽燧 遺蹟)’은 2023년 11월 22일 전국 61개 봉수 유적 중 역사적 가치, 유구 확인 여부 등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통신체계인 ‘봉수’는 약정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외적의 침입 사실을 중앙의 병조와 지방의 읍치(邑治) 등에 알리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며, 남북의 주요 끝점에서 시작하여 서울 목멱산(현재의 남산)으로 집결하도록 했다.
평택 괴태곶 봉수는 순천(현 여수) 방답진(防踏鎭) 돌산도봉수(突山島烽燧)에서 초기(初起)하는 제5로 직봉노선의 마흔네 번째이자, 옥구(현 군산) 화산봉수(花山烽燧)에서 초기하는 제5로 간봉(직봉 노선의 단절을 우려해 이를 보조하기 위해 설치한 보조선로에 위치한 봉수)의 열다섯 번째 연변봉수(沿邊烽燧) 종착지로서 직봉인 화성 흥천산봉수(興天山烽燧)에 응하는 결절점에 해당한다.
▲ ‘사적’으로 지정된 괴태곶 봉수를 찾은 운동본부 관계자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1908년)』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 중앙정부는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 노선을 운영하였으며, 전체 노선에는 총 622개의 봉수가 존재하였다. 그중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 제2봉수를 연결하는 「제2로 직봉」, 전남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 제5봉수를 연결하는 「제5로 직봉」이 남한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 3개 직봉 노선은 북한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 군사·통신시설인 괴태곶봉수는 문헌과 일치하는 장소에서 발견되어 역사성과 기록성이 높으며, 북방과 연변의 지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봉수 노선으로 조선시대 지리 정보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조선시대에 왜구들은 해운선을 이용하여 대마도와 가까운 남해안 내륙뿐 아니라 원거리인 강화도까지 침입하였으며, 제5로 직봉 대부분의 봉수는 이러한 왜구가 침투하는 바닷길을 감시하기에 탁월한 위치에 입지하여 수군인 수사(水使)의 관리 하에 요새(要塞)로서의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발제] 김철주 국가유산청 사적분과 상근위원
“구조, 형태적으로 초대형 규모… 학술조사 통해 정확한 유구 규명 필요”
괴태곶봉수대는 구조, 형태적으로 비교 대상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대형 규모로 특이하며, 현재 정밀 지표조사가 되어 있다. 향후 시굴 및 발굴 조사가 완료된 후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술조사를 실시하여 봉수유적에 대한 행태, 규모 등 다양한 주제로 학술조사와 심포지엄 등을 통해 정확한 유구 규명이 필요하다.
아울러 평택시와 해군2함대와의 협조를 통해 개방 가능한 탐방로를 확보하고, 안내시설 정비, 수목 및 조망 정비도 필요하다. 오는 2029년까지 마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또한, 봉수대 인근에 옛 수도사터도 있는 만큼 봉수대와의 연계성도 규명해야 한다.
충남 태안 안흥진성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위치해 있지만 주민들의 개방 요구로 내년에 해제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군부대도 시민의 요구에 응답하고 있다. 괴태곶봉수대도 해군과 적극 협의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 발제 중인 김철주 문가유산청 상근위원
■ [지정토론 1] ‘한국의 봉수’ 저자 김주홍 박사
“학술조사 시 지역 문화유산 관심 많은 관내 학술기관으로 제한 두어야”
대부분의 봉수유적들이 군부대 내에 소재하여 멸실된 곳이 많으나 해군 제2함대 내의 괴태곶봉수 보존 과정은 해군의 문화재 보존 의지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괴태곶봉수는 고려시대에 초축(初築)된 유적으로 보이며, 봉수 아래에는 지지(地誌)와 고지도(古地圖)에 반드시 수도사암(사) ‘修道庵(寺)’가 표기되어 있다.
봉수 시굴·발굴조사와 더불어 옛 수도사터의 발굴도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학술조사시 지역 제한을 두어서라도 지역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은 관내 학술기관으로 제한을 두어야 할 것이다.
■ [지정토론 2] 강석목 문화유산수리협회 회장
“원효대사 깨달음체험관과 함께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적극 활용해야”
괴태곶봉수대는 수도사에서 474미터로 걸어서 7분 거리이다. 탐방로를 조성하고, 봉수이야기와 비품 등을 소개할 수 있는 역사문화관을 만들어 군사역사 교육 장소 활용 및 봉수대 운영도 재현하고, 원효대사 깨달음체험관과 함께 새로운 문화콘텐츠로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평택시를 상징하는 홍보물로도 좋은 소재다.
■ [청중토론] 전명수 원정11리 이장
“국비, 시비 투입되어 개방과 함께 발굴 및 복원도 병행돼야”
어렸을 적 소풍을 다녔던 봉수유적지가 부대 안에 갇혀 방문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애초 1990년대 부대 조성 시 제척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이제라도 국비, 시비가 투입되어 개방과 함께 발굴, 복원도 병행되어 조속히 시민 곁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 [좌장] 금요포럼 김훈 공동대표
오늘 토론회에서 많은 희망적인 논의들이 진행됐다. 주민들이 소망하고 있는 봉수대 개방은 태안 안흥진성 사례와 같이 부대와 잘 협의하면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2023년 말 국가사적으로 봉수대가 지정되어 있으니 국가유산청을 통해 발굴, 복원 관련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정리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