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2024년 생태공원 배다리의 이모저모
해를 더할수록 시민은 물론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학생 등 방문자 증가해
자연과 함께하는 공존의 가치 일깨우고, 생물다양성 통해 아름다움 즐길 수 있어

2024년 ‘푸른 용의 해’에 들어, 박새와 곤줄박이, 쑥새와 유리딱새 등 배다리마을숲의 작은 샘물을 찾는 20여 종의 산새들과 만남으로 시작한 생태계 조사활동이 3월 초까지 이어졌고, 매화와 산수유의 꽃향기와 함께 큰부리큰기러기의 귀향이 연이어 뒤따랐으며, 저수지 호안정비라는 이름으로 롱암 굴착기를 앞세운 준설작업이 초여름까지 이어졌다.
분산압을 이기지 못한 멸종위기 금개구리는 4월이 끝나기 전 이미 저수지는 물론이고 실개천과 함양지에 이르러 그들만의 독특한 울음소리로 세대를 이어갔으며, 6월 장마와 함께 땅속에서 나와 이장 후 생긴 웅덩이를 독차지한 맹꽁이의 울음소리 또한 맨발걷기의 열기만큼이나 배다리마을숲 전역에 전해졌다. 생태계교란종 리버쿠터의 등장과 배다리생태공원 선포식, 함양지 및 실개천 단수로 인한 민물고기의 집단 폐사, 대백로의 새로운 잠자리터 등 2024년 생태공원 배다리에 있었던 이모저모를 전한다.
1. 산새들과 행복했던 순간순간들
▲ 배다리마을숲의 작은 샘물에서 물 목욕을 즐기는 곤줄박이(2024.1.29. 배다리마을숲)
자연생태계를 통해 건강한 생물다양성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무엇보다도 새를 만나는 계절이다. 산새들의 생활사 중 샘물에서 이루어지는 물 목욕을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물의 소중함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공존의 가치를 일깨움은 물론이고, 배다리생태공원의 생물다양성을 끌어가는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다.
2. 큰부리큰기러기 패턴의 변화
▲ 배다리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큰부리큰기러기(2024.11.22 배다리저수지)
2016년부터 배다리저수지를 찾는 기러기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큰부리큰기러기 모두 3종으로 큰부리큰기러기가 자작자작한 물밑의 수생식물 뿌리를 캐 먹기 위해 찾는다면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휴식을 목적으로 무리를 지어 날아드는 편이다. 지속적으로 큰부리큰기러기가 배다리를 먹이터로 이용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해가 진 후의 잠자리터를 달리하고 있다.
3. 배다리 전역에 차고 넘치는 금개구리
▲ 배다리저수지에서 실개천, 함양지까지 넘치는 금개구리(2024.7.1 배다리실개천)
사실 평택은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 비해 물과 뭍 양쪽에서 살아가는 개구리가 많은 곳으로, 특히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 환경부가 관련 법률에 따라 지정·보호하는 멸종위기 양서류가 넘쳐나는 곳이다. 대체서식지인 덕목제의 경우 금개구리가 발견되지 않아 대중 매체를 타기도 했지만, 분산압의 결과 저수지에서 실개천, 함양지까지 금개구리가 차고 넘칠 정도이다.
4. 아이들을 끄는 힘, 열대어 구피
▲ 아이들의 발걸음을 오랫동안 머물게 하는 배다리실개천(2024.11.2 배다리실개천)
배다리를 찾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즐기는 것 중 하나가 실개천과 함양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구피이다. 열대어 구피가 살 수 있는 최저 온도가 22℃인 것을 고려하면 겨울을 나야 하는 그들에게 넘지 못할 일이지만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적응에 적응을 더하여 지금은 일반 민물고기 치어와 함께 가족과 함께하는 방문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을 정도이다.
5. 장마와 함께 시작하는 맹꽁이
▲ 번식 기간 중 밤을 이용해 먹이활동 중인 맹꽁이(2024.7.18 배다리마을숲)
늦은 봄 겨울잠에서 깨어나 땅 위로 올라와 먹이활동을 한 후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장마를 기다리는 개구리가 있다면 바로 ‘맹꽁이’이다. 실제 맹꽁이의 한 해 시작은 장마와 함께한다. 우리나라 개구리 중 활동 시기가 가장 늦은 맹꽁이의 경우 장마와 함께 번식에 들어서면 배다리마을숲에서 9월까지 맹꽁이의 어린 개체를 만날 수 있다.
6. 새로운 생태계교란종 리버쿠터 발견
▲ 붉은귀거북과 함께 배다리습지에 자리를 잡은 리버쿠터(2024.6.23 배다리저수지)
환경부에서 지정한 생물 중에는 상반되는 개념의 종이 있다. 하나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라면 다른 하나는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거나, 교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생태계교란 야생생물을 말한다. 배다리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교란 양서·파충류에 지금까지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이 있었으나 지난 6월 23일, 리버쿠터를 새롭게 추가하게 되었다.
7. 생태공원 이용 생태학습 수요자의 증가
▲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자연을 배우고 즐기는 어린이들(2024.6.14 배다리실개천)
생태계서비스는 생태계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경제·문화·환경적 혜택을 의미하며, 사람들이 생태계 공간에서 여가, 휴양, 교육과 같은 무형의 편익을 얻는 서비스는 문화서비스에 해당한다. 2016년 시민에게 문을 연 배다리생태공원은 해를 더할수록 주변 시민은 물론이고 어린이집으로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방문자가 증가하고 있다.
8. 배다리에서의 야간생태교실
▲ 무더운 여름밤 가족과 함께한 배다리 야간생태교실(2023.8.17 배다리마을숲)
이름처럼 몸이 길쭉한 원통 모양으로 나뭇가지나 대나무 마디를 닮은 곤충으로 알려졌으며, 의태(擬態)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대벌레, 배다리마을숲 애매미와 말매미의 탈피와 우화, 장마를 통해 마을숲 새 식구로 이름을 올린 맹꽁이 아가 등을 가족과 함께 찾아보며 다양성과 더불어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야간생태교실이 배다리에서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9. 준설공사 이후의 또 다른 생태계 교란
▲ 저수지 물가에서 습지교란성을 띤 연 제거를 위한 작업(2024.7.12. 배다리저수지)
배다리를 찾은 큰부리큰기러기 무리의 귀향 시기와 저수지 수변에 자리를 잡은 금개구리의 월동지와 서식 장소 등을 고려한 준설작업이 진행되면서 배다리 물의마당 아래쪽 수변의 연밭을 제거하는 것 또한 공사 내용에 포함되었다. 준설작업용 장비가 동원되어 연뿌리를 캐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마쳤지만, 연뿌리가 저수지 전반으로 퍼져 지금은 새로운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되었다.
10. 물결부전나비에 이어 남방노랑나비
▲ 평택 전역에서 눈에 띄는 기후변화 지표종 남방노랑나비(2024.10.26 배다리마을)
사실 예전 같으면 경기남부지역인 평택의 자연생태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숨돌릴 틈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남방노랑나비는 이름처럼 주로 남쪽 지방인 제주도, 전라도 일대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다. 남방계 나비로 따뜻한 기온에 적응한 종이지만 지구 표면의 온도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이젠 배다리 전역에서 물결부전나비와 함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