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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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언제부터인가 ‘광양 매화축제’, ‘하동 매화축제’ 등을 시작으로 진해 군항제와 여의도 벚꽃축제, 평택대학교 벚꽃축제 등 장미과 벚나무속에 포함된 친척들이 봄꽃 축제의 대명사가 되었다. 오늘날 벚나무는 지자체에서 봄을 맞이해 봄꽃놀이를 위해 심는 관상수이지만 조선시대 병자호란 이후만 해도 나무껍질을 벗겨 활을 만드는 군수물자로 이용하기 위해 나라에서 나무심기를 장려했던 수종이기도 하다. 

 

벚나무속에 속한 친척의 경우 꽃만 봐서는 구별이 쉽지 않다. 벚꽃이 종종 매화꽃과 혼동되지만, 벚나무는 향기가 없으며, 꽃잎 끝이 갈라져 있고, 매화꽃이 질 때가 돼서야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매화꽃과 살구꽃은 꽃자루가 거의 없어 꽃자루가 짧은 자두나무와 긴 벚나무와는 구별되고, 특히 살구꽃은 짙은 홍자색 꽃받침조각이 뒤로 젖혀져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1. 봄의 전령사 ‘흰매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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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흰매실나무(2020.3.20 배다리마을숲)

 

우리나라 식물 이름의 통일화 및 표준화를 지향하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따르면 매화나무가 아닌 매실나무이고, 흔한 흰색 꽃의 매화나무는 흰매실나무로 올려져 있다. 벚나무속 친척 중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사이며, 매화의 기본종인 매실나무는 꽃잎이 담홍색을 띤다. 오래전 꽃받침이 녹색인 청매화가 귀한 대접을 받은 적이 있다.


2. 짙은 홍자색 꽃받침이 젖혀진 ‘살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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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은 홍자색 꽃받침이 뒤로 젖혀지는 살구나무(2023.3.29 배다리산책로)

 

생물학적으로 장미과 벚나무속의 낙엽소교목 또는 교목으로 분류된다. 꽃은 3월 말에서 4월 초 매화꽃보다는 늦고 벚꽃보다는 빠르며, 연분홍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나온다. 매실나무, 앵도나무와 함께 꽃자루는 거의 없으며, 짙은 홍자색 꽃받침조각이 마치 서양민들레처럼 뒤로 젖혀지는 것이 매실나무와 다르다. 7월에 황색으로 익는 종자를 행인(杏仁)이라 한다. 


3. 오얏나무로 알려진 ‘자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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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마다 흰색 꽃이 풍성하게 달리는 자두나무(2024.4.2 배다리산책로)

 

장미과의 낙엽교목으로 한반도 중부 지방에서 자라며, 자도나무, 오얏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3월 말에서 4월 초 매화꽃이 피고 벚꽃이 아직일 때 잎보다 먼저 나오며 흰색의 꽃이 보통 3개씩 모여 가지에 가득 달린다. 매실나무, 살구나무, 복사나무와는 달리 10~18mm 정도의 연둣빛 꽃자루가 있다. 씨방과 열매에 털이 없고 꽃이 작은 점이 ‘매실나무’와 다르다.


4. 잎이 좁고 길며 연분홍 꽃색의 ‘산복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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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나무속 친척들 중에서 가장 늦게 꽃을 내는 복사나무(2014.4.11 덕동산마을숲)

 

산에서 자라는 복사나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배다리마을숲에서 저절로 자라고 있으며, 보통은 개복숭아, 돌복숭아라고 한다. 매실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왕벚나무 등의 벚나무속 친척들 중에서 가장 늦게 꽃을 내면서 연분홍색 꽃색만으로도 눈에 들어오지만 달걀꼴 잎의 매실나무와 살구나무에 비해 잎의 폭이 좁고 긴 바소꼴이라 쉽게 구별된다.


5. 키 작은 나무에 흰색 꽃이 가득 ‘앵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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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매의 모양과 씨앗이 복숭아를 닮은 앵도나무(2008.4.12 명법사)

 

우리나라 식물 이름의 기준인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라 있는 앵도나무 이름은 나무의 열매를 꾀꼬리가 먹으며(꾀꼬리鶯), 열매의 모양과 씨앗도 복숭아와 비슷하여(복숭아桃) 앵도(櫻桃)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벚꽃이 피고 있을 무렵에 나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흰색의 꽃이 피며, 벚꽃과 다른 점은 꽃자루가 거의 없고 꽃잎과 꽃잎 사이가 많이 벌어져 있어 구별된다.


6. 자엽꽃자두 ‘아트로푸르푸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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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피자두가 달리는 자엽꽃자두(2024.4.2 배다리산책로)

 

학명에 ‘Atropurpurea’가 들어가면 ‘자주색 잎을 가진 나무’라는 것을 나타내며, 4월 전후하여 왕벚나무와 개화 시기가 비슷하다. 자두나무와 서양자두의 꽃색이 흰색인 것에 반하여 자엽꽃자두는 연한 분홍색을 띤다. 꽃이 먼저 나오는 자두나무와는 달리 서양자두나무와 자엽꽃자두나무는 꽃과 잎이 동시에 나온다. 개화가 빨라 정원과 조경용으로 널리 심고 있다.


7. 최고의 가로수·정원수 ‘왕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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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으로 가로수·공원수로 인기가 높은 왕벚나무(22024.4.9 배다리실개천)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2020년 전국 가로수 조성 현황에 따르면 수종별로 가장 많이 식재된 나무는 벚나무류, 은행나무, 이팝나무, 느티나무, 무궁화 순으로 나타났다. 단일 수종으로 보더라도 최근 봄꽃축제의 대명사격인 왕벚나무가 은행나무를 앞섰다. 왕벚나무는 일제히 피우는 화려한 꽃과 아름다운 나무꼴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가로수와 공원수로 인기가 높다.


8. 올벚나무와 벚나무 1세대 잡종인 ‘제주 왕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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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벚나무(母)와 벚나무(父)의 자연 교잡종 왕벚나무(2024.4.2 배다리산책로)

 

왕벚나무는 1908년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인 타케 신부가 제주도 산자락에서 자생지를 발견하였고, 2018년 국립수목원의 지원 아래 왕벚나무의 전체 유전체를 해독한 결과 제주 왕벚나무는 올벚나무(母)와 벚나무(산벚나무 父)의 자연 교잡종으로 만들어진 것을 확인하였다. 엄마쪽을 많이 닮아 꽃자루와 꽃받침통 그리고 어린 가지에 털이 있다.


9. 꽃대축으로 구별하는 ‘산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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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전역의 마을숲에 자리를 잡은 산벚나무(2024.4.7 배다리마을숲)

 

산에서 만나는 벚나무라기보다는 기본종인 벚나무로부터 털벚나무, 털개벚나무, 올벚나무 중 하나이다. 산벚나무와 가장 비슷한 나무가 벚나무이며, 벚나무와 산벚나무의 가장 큰 차이는 꽃대축에 있다. 산벚나무는 꽃대축이 짧고 꽃싸게(포)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질 않는다. 꽃과 잎이 함께 나오고 작은 꽃자루(열매자루)에 털이 없어 왕벚나무와 구별된다.


10. 꽃대축이 길게 발달한 ‘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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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벚나무와 함께 꽃과 잎이 함께 나오는 벚나무(2024.4.9 배다리마을숲)

 

왕벚나무는 올벚나무와 벚나무의 교잡종으로 벚나무 혹은 산벚나무는 아버지 쪽이다. 벚나무는 꽃이 피었을 때 꽃대축이 발달하여 편평꽃차례를 이루며, 꽃대축에서 길게 나오는 3개의 작은 꽃자루를 확인할 수 있다. 꽃이 잎보다 먼저 나오는 왕벚나무와 올벚나무와는 달리 산벗나무처럼 꽃과 잎이 함께 나오며 작은 꽃자루(열매자루)에 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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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장미과 벚나무속의 여러 친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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