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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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선생님들이 뿔났다.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결국 거리로 나섰다. 집단 시위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실행에 옮겼다. 오죽했으면 그리했을까?


이태원에서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결국 시퍼런 상처를 안고 거리로 나섰다. 아무리 외쳐도 책임져야 할 최고위 행정 정치인은 멀쩡히 건재할 뿐. 자식도 잃고 부모의 권위도 잃었다.


목숨을 던져 의사를 표시하려는 최후의 선택이 아니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에 그 길을 간 교사의 고뇌. 가르침을 받아야 할 어린 제자들 앞에서 천 번도 망설였을 막다른 길. 


내 자식을 과하게 보호하려고 교권의 영역을 진입한 부모. 경쟁하는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자식 앞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행태. 극단을 치닫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순 없을까? 밥상머리에서 예의범절 행동을 교육받았던 부모 세대가 사라졌기에 오늘의 혼선이 온 게 아닐까?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아야 한다는 존경심이 증발한 시대여서 오늘의 폐해가 찾아온 게 아닐까?


그렇다면 잃어버린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을 먼저 회복해 보자. 다시 밥상머리에서 부모의 권위를 회복해보자. 필자는 어릴 적 밥상머리에서 아버지가 수저 들기 전에 “먼저 수저 들지 마라”, “소리 내며 먹지 마라”, “먹을 때 발을 떨지 마라”, “잘 먹었다고 꼭 인사해라”, “친구들과 싸우지 마라”,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윗사람에게 인사 잘해라” 등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다.


필자는 초등학교 때 존경하는 선생님처럼 교사가 되려는 꿈을 가졌다. 중학교 땐 음악을, 고등학교 땐 문학과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로 태어나게 해주셨다. 자상하고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만났기에.


아이들도 생각이 있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걸어가는 길의 고통과 고단함을 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금쪽같이 여기는 오직 내 새끼 사랑을 안다. 그리고 교권도 부권도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혼란스럽다. 교육을 멈추고 거리로 나간 선생님 뒤편에 서서 눈치만 살핀다. 또 교실로 난입한 과잉 자식 사랑 부권 행동을 바라보며 눈치를 살핀다. 부끄러운 현실을 보면서.


자식을 가진 부모는 훌륭하다. 결혼도 자식도 기피하는 시대에 자식을 낳고 남다르게 잘 키워보리라는 욕심은 자연스럽다. 자식이라면 내 목숨도 내놓을 부모들이다. 그래서 자식을 군대 보내는 부모는 위대하다. 그들이 애국자다. 


그 자식이 돌아오기까지 밤잠을 설친다. 군대에서 사고가 나면 먼저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귀신 잡는 ○○이라고 안심했는데 불시에 떠난 자식을 어찌하랴. 부모에게 돌려보내기까지 왜 부모 역할 다하지 않았느냐는 비명이 하늘을 찌른다.


“이렇게 소중한 내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들은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셔요. 때로는 타이르기도 하고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때론 잠시 일탈을 하면 따끔하게 훈계해 주셔요. 여전히 믿고 맡길게요. 지식보다 먼저 사람이 되게 해주셔요.”


“자식 사랑 극진하신 부모님, 그렇게 믿어주시고 맡겨주시니 고맙습니다. 내가 맡은 아이들은 내 자식이라 생각할게요. 아무리 아이들 수업과 상담과 사무 처리에 야근을 하더라도 그 마음은 잊지 않을게요. 내 목숨만큼 아이들 사랑하고 진심으로 가르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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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교권과 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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