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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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프로골프협회 투어프로 김춘호
 
 열여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응용기술 티샷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의 경험을 통해 티샷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머리(?) 올리는 날 드디어 생애 첫 골프 티샷을 날리기 위해 1번 홀 티 그라운드에 오르고 나니 가슴이 두근거릴 뿐만 아니라 막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동반자뿐 아니라 뒤 팀 골퍼들, 그리고 온 천지가 모두 저만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밤 잠을 설치면서 “내일은 침착 해야지”하며 숱하게 다짐 했건만 실제상황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마음만 급해졌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배운 대로 ‘볼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있는 힘을 다해 멋지게 스윙 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공을 친 것 같은데, 어찌하여 사방은 고요하고 날아가야 할 볼은 그대로 있는 것이었습니다. 볼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도 창피하여 주변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당연하다는 듯이 다시 한 번 치라고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샷에서는 볼이 80m쯤 굴러가는 것으로 저의 골프 첫 출발을 시작한 기억이 납니다. 초보자의 첫 티샷은 솔직히 맞추기만 하면 대성공이라 할 정도로 어렵고 힘이 듭니다. 볼을 쳐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목표라면 ‘보다 짧은 클럽’으로 티샷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확률적으로 클럽 길이가 길면 길수록 정확성은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이런 이유에서 초보분들은 1번 홀 티샷을 할 때 드라이버보다 5번 우드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헛스윙 예방에 도움이 되며, 좋은 출발로 그날 전체적인 라운드의 흐름을 잡아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이언으로 티샷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특히 드라이버 실패보다는 아이언샷으로 첫 샷을 전방으로 날리는 것이 이후 플레이에서 훨씬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드립니다.
 
 여기서 티샷에 관한 룰 한 가지 설명하고 다시 이야기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스코어계산은 저와 같이 ‘볼을 치려고’ 스윙했으나 헛쳤을 경우 스코어계산은 어김없이 1타가 됩니다. 볼을 친다는 의미의 스트로크(stroke)란 ‘볼을 움직일 의사를 가지고 클럽을 전방으로 휘두르는 동작’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볼을 움직일 의사가 있었다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볼을 치겠다는 마음으로 클럽을 휘둘렀으면 클럽과 볼의 접촉여부에 관계없이 그 휘두른 동작이 1타가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저처럼 헛스윙을 1회 했다면 영락없이 1타를 친 셈이 됩니다. 이 스트로크라는 개념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티샷을 하기위해 어드레스를 취하는 동작 중에 잘못해서 볼을 건드려 티에서 볼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다시 볼을 올려놓고 처음과 동일하게 치면 됩니다. 물론 타수의 변화 또한 없습니다. 이는 어드레스동작을 취하던 그 시점에서는 골퍼가 볼을 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상황은 모두 티 그라운드에서만 적용되는 규칙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렇듯이 볼을 칠 의사를 가지고 클럽을 들어 올렸으나 클럽헤드가 볼에 다다르기 전에 스윙을 중지했다면 그것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스트로크의 정의대로 클럽을 볼 전방으로 휘두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티샷은 그 홀의 스코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위치에서 세컨드 샷을 하느냐에 따라 버디 또는 파의 확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페어웨이에서 세컨드 샷을 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스코어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우리나라와 같은 산악 지형의 골프장은 티샷을 하기가 대단히 까다롭습니다. 업 다운이 심하고 도그레그(개의 뒷다리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코스를 이르는 말) 홀이 많아서입니다. 이런 홀에서는 자신의 구질에 맞게 티샷 자리를 정하는 것이 티샷의 성공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티 그라운드에서는 불과 몇 m의 차이 일지라도 공이 날아가는 각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골퍼는 티 마커의 정중앙을 선호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아 보이나, 대부분 습관적으로 앞의 플레이어가 꽂은 자리에 볼을 놓고 티샷을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구질과 다른데도 ‘앞사람이 플레이를 했으니까’라는 생각으로 티를 꽂고 티샷을 하는 것은 초보 골퍼가 범하기 쉬운 실수입니다. 이런 플레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구질에 맞거나 공략 지점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티를 꽂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자신의 구질이 페이드 혹은 슬라이스 구질이라면 오른쪽 티 마커에 가깝게 티를 꽂는 것이 페어웨이를 공략하는데 유리하고, 반대로 드로나 훅 구질이라면 왼쪽 티 마커 가까이에 꽂는 것이 좋습니다.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에서는 오른쪽 티 마커 가까이에 볼을 꽂는 것이 홀 전체의 상황을 판단하기 좋으며, 오른쪽으로 꺾인 홀이라면 왼쪽 티 마커 근처에 볼을 놓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볼만 티 마커 안쪽에 위치하면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스탠스가 티 마커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티샷 실수로 러프에 들어갔다고 해도 세컨드 샷만 잘한다면 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버디를 노리는 플레이는 절대로 금해야 합니다. 버디는 티샷을 원하는 위치로 보내야 세컨드 샷에서 버디를 노리는 샷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이 더 잘 알 것 입니다.
 
 또한, 앞바람이 불 때는 티를 낮게 하여 저 탄도로 공이 날아가도록 해야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뒷바람이 불 때는 티를 높게 하여 공이 바람을 타도록 해야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습니다. 티샷의 비거리 선상에 해저드와 벙커 같은 장애물이 있다면 반드시 피해야 하며, 만약 피할 수 없다면 길게 또는 짧게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자신의 구질에 맞거나 홀의 상황에 맞춰 티를 꽂는 위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자주 가는 코스라도 티샷의 위치가 다르면 이전과는 색다른 라운드의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이야기는 여러분이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페어웨이우드 샷’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골프 명언, 김춘호 프로> 티샷의 3원칙 : 티 그라운드를 넓게 써라, 1번 홀에서 자신이 없으면 스푼이나 아이언으로 타구하고, 슬라이스 예방을 위해 티 그라운드 우측에서 좌측 끝을 향해 타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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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프로의 ‘쉽고 재미있는 골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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