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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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목) 오전 평택시 비전동 소재 평택시남부노인복지관 이건일 과장을 만났다. 이건일 과장은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통한다. 평택시남부노인복지관은 평택지역 어르신들의 성공적인 노후를 위하여 사회교육, 자원봉사, 일자리 등 다양한 복지프로그램들을 어르신들에게 제공하며 있으며, 이 중심에는 이건일 과장이 있다. 이건일 과장에게 사회복지사가 된 동기, 복지관에서 주로 하는 일, 복지사로서의 힘든 점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말>
 
- 사회복지사가 된 동기는?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시회복지를 전공하면서 공부하면 할수록 관심이 생기고, 재미를 느끼게 되어 졸업 후 지금까지 11년 가까이 사회복지를 하고 있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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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남부노인복지관은 어떤 기관인가요.
 
 평택남부노인복지관은 사실 자랑할 것이 너무나 많은 기관입니다. 평택 최고를 넘어 경기도 최고의 노인복지관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복지관이라도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평택남부노인복지관에는 특히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은 기관장을 비롯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들이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보고 싶은 우리의 친절한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노인복지관은 결국 어르신과 함께 가야 하는 기관입니다.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서 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평택남부노인복지관은 그 어떤 곳보다 최고입니다.
 
- 노인복지관에 근무하면서 힘든 부분은.
 
 일하는 우리(복지관 직원)가 노인이 아니기에 어르신들을 이해하기까지의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수개월내 적응해 복지관 업무에 적응하지만,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나도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회복지에서도 노인에 대한 복지는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부분이며,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는 것, 즉 노인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노인복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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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복지관 어르신은?
 
 좋은 기억으로 남는 어르신들이 너무 많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지요. 저희 복지관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반찬배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반찬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봉사자가 필요하고, 봉사자가 없이는 사업 또한 진행되지 않을 만큼 봉사자의 역할이 무척 중요합니다.
 
 어느 날 봉사자가 사정상 계속해서 나올 수 없는 상황이 생겼고, 급하게 배달해줄 봉사자를 구해야만 했습니다. 그때 배달지 근처에 사시면서 평소에 복지관의 무료급식만을 이용하며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기초생할수급을 받으시는 어르신이 생각났습니다. 이 어르신께 집에 가는 길에 반찬을 배달해 줄 수 있는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한참을 고민하시더니 그럼 어차피 집에 가는 길이니 배달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후 어르신은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주셨습니다.
 
 눈이 많이 온 겨울날이었습니다. 길이 미끄러워 배달 봉사가 어려워 어르신께 온 어르신께 오늘은 위험할 수 있으니 봉사를 가니 않으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껏 복지관 경로식당에서 고맙게도 무료로 점심을 먹으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은 돕고 싶지만 내 형편이 어려워 다른 사람을 도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반찬 봉사배달을 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참 새롭더라. 매번 봉사활동을 하고 또 매번 감사의 인사를 듣고, ‘나도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느꼈다. 이제 반찬 배달 봉사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날씨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오늘 반찬 배달 봉사를 해야 하겠다”는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단지 독거노인과 생활형편이 곤란한 노인이라고 해서 마냥 도움을 줘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노인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이 지역사회 안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어르신의 사례는 저에게 무척 감동적이었고, 이후 노인복지를 행함에 있어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가끔은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하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일례로 노인일자리사업에 응시했던 한 어르신이 다른 고득점자에 밀려 일자리 참여에 탈락한 사실을 알고 복지관을 방문했습니다. 담당자에게 항의하고도 분이 안 풀리셨는지 중간관리자인 저에게 찾아와 자신을 합격 시켜달라시며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여를 함께 상담하면서 어르신은 많은 화도 내시고 욕설도 저희에게 하셨지만, 어쩌면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의 생활이 너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합격을 시켜드리고 싶지만 정해진 인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그분을 결국 도와드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좀 더 복지가 확대되어 어르신들이 맘껏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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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관 어르신들이 추천해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유는?
 
 제가 ‘인기가 좋다’라는 사실을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제가 인기가 있는 것일까 스스로 생각하게 되네요.
 
 일전에 한 어르신이 “복지관에 오면 저 남자선생님은 항상 저 자리에 있어. 그래서 오랜만에 오더라도 반가워!”라고 말해 기뻤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찾으셨을 때 항상 그 자리에 있다는 부분이 제일 보람됩니다.
 
- 복지관에서 주로 하시는 일과 독자, 시민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저는 입사할 당시 노인일자리사업과 지역복지사업으로 복지관 일을 시작하였고, 평택남부노인복지관에서의 제 역할은 복지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업에서 우리 직원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여 최선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르신과 지역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입니다. 우리 직원들이 좋은 외부사업 공모에 선정되거나, 어르신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칭찬받으면 그것이 저의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치신문 독자, 시민 여러분들도 우리 남부복지관을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러한 응원과 관심은 저희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은 우리의 부모이자 지역사회의 어르신인 복지관 어르신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박정옥 시민기자 joanna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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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 평택남부노인복지관, 이건일 과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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