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2(일)
 
고객과의 40년 동안 만남이 소중하고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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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통복전통시장 인근에 위치한 국제라사 양복점은 지난 1980년대에 문을 열었다. 손금영(64) 사장은 수작업을 통해 양복을 만드는 일에 열정과 정성을 쏟아왔고, 지역사회에서는 맞춤양복의 장인으로 통하고 있다. 손 사장은 맞춤양복을 만들어오면서 11녀를 키웠고 내년 1월에는 할아버지가 된다고 기뻐했다. 40여 년 동안 양복을 만들어온 손금영 사장은 맞춤양복을 만드는 내 삶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고객과의 만남이 소중하고 너무 행복하다며 장인 정신을 강조했다. <편집자 말>
 
국제라사 양복점손금영 장인에게 듣는다!
 
- 맞춤양복 만드는 일은 언제 시작하셨는지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10대 때부터 맞춤양복 만드는 일을 배웠습니다. 바지공 시절을 거쳐 조끼공, 상의공 시절을 지나 재단사가 되었으며, 처음에는 서울 명동에서 15년 동안 종업원 생활을 했고, 국가공인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980년대 이곳에 문을 열었고 개업을 하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양복을 만드는 일에 인생을 걸겠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해왔습니다. 양복점이 잘되었을 때는 10명의 직원이 일할만큼 바빴던 적도 있었습니다. 호황을 누리던 양복점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다른 분야처럼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 이제까지 시민들에게 만들어준 양복의 수는 얼마나 됩니까
 
 지금까지 대략 양복 3만여 벌과 와이셔츠·바지·코트·콤비 등 6만여 벌 정도입니다. 10여 년 전에는 적어도 한 달에 100벌 이상은 맞춤양복을 만들었지만, 기성복에 밀려 한 달에 10벌에서 20벌 정도 밖에 만들지 못해 10여 년간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성복만을 찾던 시민들께서 다시 맞춤양복을 많이 찾고 계십니다.
 
 기성복은 자기 취향에 잘 맞지 않아 여기저기 자기 체형에 맞게 수선가 리폼을 해야 하지만 맞춤양복은 자기만의 취향을 살릴 수 있고 체형에 맞출 수 있어서 스마트한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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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여 년 동안 맞춤양복을 만드시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으신지
 
 처음 뵈었을 때는 40대이셨지만 지금은 80대가 되신 손님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분은 양복을 입으실 줄 아는 멋쟁이 손님이셨습니다. 40여 년 동안 70여 벌의 양복을 맞춰 입으셨고, 우리 양복점에 최고의 단골손님이기도 합니다. 이 분을 위해 출장 가봉서비스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주 섬세해 0.5cm도 용납이 되지 않아 맨 처음에는 좀 힘들었지만 40여 년이 지난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멋쟁이 손님입니다.
 
 또 많은 단골손님들에게는 양복을 만들어 드린 지 10년이 넘어서도 A/S를 해드리고 있고, 제가 정성껏 만든 옷들은 옷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A/S를 통해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 ‘국제라사만의 맞춤양복 스타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요즘은 20~30대 젊은 사람들을 겨냥해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고객을 상대로 초가봉, 중가봉을 통해 고객의 스타일을 섬세하게 파악하여 양복을 완성시킵니다.
 
 전에는 손님 연령층이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젊은 손님들도 체형에 맞추고 본인 취향에 맞게 맞춤양복을 선호하고 계셔서 젊은 손님들이 눈에 부쩍 띄게 늘었습니다.
 
- 맞춤양복을 만들어 오시면서 힘들었던 적은
 
 양복점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밤사이 양복 원단을 모두 도둑맞고 좌절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직물 대리점에서 원단을 다시 가져다주어 재기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깜짝 놀랐고,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 손님이 줄어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결혼 예복을 맞추는 20~30대 손님이 부쩍 늘었고, 단골손님 분들의 자제분들도 많이 찾아주고 계십니다.
 
 저보다는 메르스로 인해 지역상권이 많은 부분 힘든 것 같습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지역상권을 자주 애용하셔서 메르스로 힘든 지역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셨으면 합니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는 맞춤양복을 만드는 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과 고객과의 만남이 너무도 행복합니다. 누구나 자기가 살아온 만큼의 무게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누가 입을지도 모르고 기계가 만들어내는 옷과는 출발부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맞춤양복에 생명을 불어넣고, 그 옷을 입고 만족해하는 고객들의 모습을 접하면 뿌듯함을 넘어 행복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 한땀 한땀 정성을 기울인 정장은 하나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 작은 바람은 체력이 다 하는 날까지 시민 여러분들의 멋진 맞춤양복을 만드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며, 사랑하는 평택을 지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정옥 시민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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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의 장인] ‘40년 맞춤양복의 장인’ 손금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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