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장구 15만대 제작..."장구를 만들 때 가장 행복합니다"

 ■ 장구, 생명을 불어 넣는 신기함에 매료

 지난 20여년간 장구 15만대와 북 3만대를 만든 우리 지역의 장인인 김진곤 씨는 지금도 가죽의 종류와 두께 등에 따라 달라지는 장구 소리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제가 만든 장구와 북이 무대 위에서 연주 될 때 가장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나라소리 국악기 제작소' 김진곤(41) 대표는 장구에 대한 열정으로 20년 넘는 외길을 걸어왔다.

 김 대표가 처음 장구를 만들게 된 것은 작은 아버지께서 대구에 있는 '불로국악기제작소'에서 장구를 만드시는 일을 했고 91년도 고등학교 시절 취업을 하게 되면서 장구제작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처음 장구제작을 접한 김 대표는 처음에 통나무에 불과했던 나무를 깎아 장구가 만들어지고 울림이 있는 살아있는 물건으로 탈바꿈 하는 것을 보면서 생명을 불어 넣는 신기함에 매료 되었다.  

 "장구를 처음 배울 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기술자들이 만드는 기술을 쉽게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잡일을 도우며 틈틈이 장구통을 깎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웠습니다. 그 때만하더라도 나무가 무척이나 귀했기 때문에 제가 망쳐놓은 나무들을 보고 작은 아버님을 비롯한 선배 기술자들에게 혼도 많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다치기도 많이 다쳤고요. 종아리를 칼에 찍혀 40바늘 넘게 꿰맸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스스로 연습에 더욱 매달렸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3년간의 군대 생활을 제외하고는 오직 장구와 북 제작에 모든 열정을 바쳐왔다. 지난 1994년에는 장구에는 있는 '울음테'를 북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기존에 북 소리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지금은 모두에게 북을 만드는 기본이 되었다. 또 1999년에는 그동안 알뜰살뜰 모은 돈을 전 재산을 투자해 대구 동구 도동에 '즈믄 국악기 제작소'를 설립 전국에서 최고로 좋은 장구와 북을 만들기 위한 27살 젊은 김 대표의 도전이 시작 되었다. 

 자본력과 인맥 등 많은 것이 부족했지만 최고로 좋은 장구와 북을 만들겠다는 열정을 갖고 노력한 끝에 많은 국악 연주자들에게 입소문을 타게 되었고 2002년 5월 KBS '6시내고향' 전통문화탐방 장구제작에 주인공으로 출연했으며 직접 만든 장구와 북으로 2005년 대구 관광상품대전에 입상, 전국 관광상품대전에 입상, 사물놀이 캐릭터로 2006년 대구 공예품 대전 입상, 관광상품대전에 입상하는 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7년 8월에는 더 많은 국악인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평택시 서탄면에 '나라소리 국악기 제작소'로 이전설립 하였으며 2008년도에는 쇠와 가죽을 이용해 7자(2m 10cm)의 초대형 북을 만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 제가 무대에 있는 것 같은 설렘을 느낍니다

 장구를 만드는 것은 가장먼저 나무를 이용해 장구통을 깎는 일과 깍은 장구를 1~2주 간 자연건조 시키고 나무에 칠을 한 다음 적당한 가죽을 매워 장구통을 완성한다. 이 중 통나무를 칼로 깎아내는 일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며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악기를 주문제작하고 있다. 현재 만들고 있는 장구의 종류에는 반주용, 정악산조용, 사물놀이용, 풍물놀이용, 굿장구 등이 있으며 또 전문가용, 성인용, 중등부용 등 상황에 따라서 수십 종류의 장구를 만들고 있다. 북 종류 역시 사물놀이북, 통북, 모둠북, 난타북, 절북 등 종류가 많으며 김 대표가 만든 악기가 많은 국악인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만족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김대표가 악기에 쏟는 정성과 땀방울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국악인들이 '나라소리 국악기'를 찾는 이유이다. 평택에서는 평택농악, 민요보존회, 국악협회 국악인들이 많이 김 대표의 악기를 애용하고 있다.
 

 "많은 국악인들이 악기를 직접 연주해보시고 소리에 만족하시는 모습에 더욱 노력하게 됩니다. 또 저의 정신이 들어 있는 장구와 북이 무대에서 연주되는 모습을 볼 때에는 제가 무대에 있는 것 같은 설렘을 느낍니다"
 
 김 대표의 장구와 북에 대한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옛 문헌 등을 찾아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옛 장구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걱정스러운 것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전통악기인 장구를 중국에 뺏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며 "국내의 국악기 제조 발전을 위해 앞으로 후배양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곤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악기인 장구와 북에 자신의 혼을 담아 열정으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평택사람이자 평택의 장인이었다.
 
안연영 김선우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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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소리 국악기 제작소' 김진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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