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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진위천물줄기의 생태계 변화
작성일 : 19-11-11 12:50    
남미산 왕우렁이 “제2의 황소개구리 될 수 있어”
 
가시박으로 인해 진위천 주변 식물 다양성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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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어비리에 있는 이동저수지로부터 진위천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남사면에 위치한 진목교로부터 평택시 진위천 유원지에 이르기까지 이곳이 상수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수질 보전을 위하여 지정된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임을 알게 된다.
 
 상수원보호구역은 기본적으로 낚시와 수영은 물론이고 취사와 쓰레기 투기 등 주변 환경과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금지되어 있어 우리고장의 자연생태를 조사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 등을 살펴보기가 좋아 시간이 되는 데로 한 달이면 몇 번이고 찾아보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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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 수생식물에 붙은 ‘왕우렁이의 알’
 
 가시박이 생태계교란야생생물로 지정되기 전인 2010년,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생물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내놓았을 때만 해도 국립환경과학원의 2009년 생태계교란종 10종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모든 조사종의 분포가 넓어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큰입배스와 파랑볼우럭, 단풍잎돼지풀 등 일부 생태계교란종이 급속히 그 세력을 넓혀 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진위천 상류부에서 큰입배스와 파랑볼우럭(블루길)의 출현 빈도가 크게 늘었다”고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생태평가과 이름으로 낸 보도자료의 기억이 채 가기기도 전에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은 단풍잎돼지풀보다는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널리 알려진 가시박으로 인해 주변 식물의 다양성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었고, 심지어는 ‘진위천의 희망’이라고 회자되고 있던 꼬리명주나비의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마저도 이들로 인하여 점자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진위천 제방에서 하천까지의 둔치는 모든 식생이 단순화 되었고, 오래지 않아 가시박만의 세상으로 그 모습이 바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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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에서 확인된 생태계교란생물 ‘붉은귀거북’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의 서식지 확대와 이로 인한 생태계교란이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의 물 밖에서 일어난 생태계의 변화라면, 큰입배스와 파랑볼우럭 그리고 붉은귀거북의 개체수 변화는 물속에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육안으로 물 밖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붉은귀거북과 특히 친환경 농법으로 열대지방에서 들여온 왕우렁이가 농경지 습지에서 하천으로 빠져나오게 됨에 따라 성체는 물론이고 붉은색 알로 식물의 바닥 위에 붙어 한겨울을 나고 있는 모습 또한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자연생태계를 대상으로 30여년에 가까운 시간을 함께하면서 체득하게 된 생태계의 원리가 몇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적응’이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새와 여름철새의 텃새화가 그 사례 중 하나이고, 특히 친환경 농법을 통해 그동안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열대지방에서 들여온 왕우렁이의 겨울나기 또한 이와 비슷한 사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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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농법 대명사로 자리를 잡아온 ‘왕우렁이’
 
 최근 들어 오리농법과 함께 친환경농법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우렁이농법의 왕우렁이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 급부상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1일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는데, 이 개정안에는 우리나라 생태계의 균형을 어지럽힐 우려가 있다면서 왕우렁이를 포함해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리버쿠터, 중국줄무늬목거북, 마늘냉이 등 생물 6종을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1992년 논에서 자라고 있는 잡초를 제거할 목적으로 도입되어 친환경농법의 대명사로 고정된 왕우렁이의 경우 왕성한 번식력과 토착종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새롭게 하천변 생태계 교란이 지정 사유로 거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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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의 제방주변을 덮고 있는 ‘가시박’
 
 진위면 마산리를 중심으로 논도랑이나 수로에서 왕우렁이와 함께 분홍색의 왕우렁이 알덩어리가 확인 된 것은 이미 오래되었지만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간에서 물가에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는 고마리, 미나리 등의 수생식물에 붙어서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은 왠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물론이고 친환경농법을 지향해왔던 상당수의 농가들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논에서 자라고 있는 토종 우렁이보다 훨씬 큰 왕우렁이는 처음부터 친환경농법을 위한 수단으로 들여온 것은 아니다. 일본을 통해서 식용으로 들여오게 된 왕우렁이가 논에서 자생하고 있는 잡초제거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대량으로 양식되어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이들이 우리나라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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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 물가에 붙은 ‘왕우렁이의 알’     
 
 왕우렁이가 야누스의 두 얼굴로 돌변한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이들의 환경 적응력 때문이다. 죽은 생물까지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잡식성 남미산 왕우렁이가 국내에 들어올 때만 해도 제2의 황소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에 발 빠른 적응으로 더욱 강력해진 왕우렁이의 다양한 피해가 앞으로 어느 선까지 진행될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예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연체동물에 속한 보잘 것 없는 우렁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최소한 우리지역 내에서의 서식현황과 생태에 미치는 영향만이라도 꾸준히 살펴봄으로써 건강한 자연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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