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조하식(수필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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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을 평택시에 맞추면 산적한 문제들이 눈에 밟힐 지경입니다. 적절한 생산과 소비를 통한 먹거리만 해도 로컬 푸드로 풀어나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는 요즘 아내를 따라 집 근처에 있는 가게를 오가면서 느낀 소회입니다. 실생활에서 체득을 통해 알아가는 지혜만큼 현장감 있는 대처는 없다는 진언입니다. 도시와 공동체의 본질은 가까운 데 숨어있더라고요. 상생(win-win)이 정답입니다. 거시적 접근이든 미시적 근접이든 경제학이란 거창한 논리가 아니라 돈이 잘 돌고 돌면 가계마다 숨을 쉰다는 원리를 터득한 셈입니다. 비교적 여유로운 형편에서 소비에 비중을 두는 건 배려입니다. 나부터 민생 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보시라는 권면입니다. 그렇다고 낭비를 부추기거나 허비하자는 제안은 결코 아니올시다. 필자의 경우 항상 가성비를 따지는 게 몸에 밴 습관이니까요.

  불평등 감소는 모두의 무거운 과제입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불러오니까요. 사회기반 시설은 도시의 기초에 속한 영역입니다. 차제에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한 평택시에 쓴소리를 드리고자 합니다. 부드러운 신호체계에 비해 껄끄러운 노면 상태를 아프게 지적하는 말입니다. 필자의 경우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지 맨 먼저 평가하는 우선순위는 온몸으로 감지하는 승차감입니다. 거기서 자연스레 시선은 보도블록으로 옮겨가고 거리풍경으로 이어집니다. 도시의 품격이란 것도 질서정연한 외양으로부터 내면적인 요소로 이동하는 게 수순이잖아요. 제 경험칙상 그런 곳일수록 시스템이 원활하고 사람들도 친절했거든요. 실례로 싱가포르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서울을 멋진 도시국가로 만들지 못할까요? 박정희와 이광요의 차이라고요?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늘 리더십의 부재에 있고 그 속성에서 비롯한 조직의 부실에 근거한다는 것이 저의 분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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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할 문제 가운데 다문화 가정의 행복지수가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사각지대는 하루 이틀 사이 쌓인 숙제는 아닙니다. 민간외교를 뛰어넘는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지요. 가난했던 과거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갑질도 모자라 불법이 웬 말입니까? 역지사지하면서 정성껏 돌본 외국인 근로자 하나가 열 명의 외교관을 능가한다고 확신하니까요. 육상 생태계와 해양 생태계에 앞서 인간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일이 더 시급합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의 복원에 눈을 뜨는 일이야말로 그에 못지않은 중대사입니다. 그러기에 모두를 위한 에너지는 도외시한 채 원전을 없애면 지레 주려 죽는 것으로 착각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깨끗한 물과 위생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덧붙여 일부 지자체장들의 불명예스러운 행각에서 보듯이 우리네 성인지감수성은 아직 멀었습니다. 이래저래 폭넓은 사례를 통해 각종 현안에 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호기(好機)였습니다.

  끝으로 미래의 방향을 감지해내는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등교육기관은 축적한 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각종 현안을 풀어낼 의무를 지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연구실에서 체계화한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선봉에 대학이 앞장서야 합니다. 시대를 이끌어나갈 화두를 두뇌 집단에서 선제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갈수록 시장 경제 논리에 내몰리는 대학의 생존 전략을 위해서도 자체 혁신은 당면한 과제입니다. 실제 빈곤의 대물림을 종식하기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배움이라는 데 이의를 달 수 있을까요? 흥미로운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아는 것이 남달라야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새삼 구조조정이 시급한 대학교육을 띄우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지속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여 사회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삼권분립이 뚜렷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도적 뒷받침이 없이는 어떠한 시스템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관건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여론의 지지를 얻는 데 달려있습니다. 사안이 무거울수록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추동하는 힘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인기영합주의는 극도로 경계할 지점입니다. 다중이 원한다고 해서 거악에 휘둘린 나머지 대사를 그르친 역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상황이 급박할수록 유용한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는 건 그래서입니다. 연계한 배경 지식이 일천한 관계로 토의토론에 뛰어들지 못한 안타까움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철이 덜 난다는 말이 아무래도 맞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의 민주시민 양성 교육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프로필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평택에서 기고 활동과 기독교 철학박사(Ph.D.) 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꾸립니다.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2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575호)에는 ‘기독교학교 들여다보기 - 허울뿐인 신앙교육의 백태’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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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세계시민 의식을 일깨운 시공” 지속 가능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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