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고종으로부터 정3품 벼슬 하사받은 당대 최고의 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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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백은 조선 말기 판소리 5명창의 한 사람으로 국창의 반열에 오른 중고제의 대표적인 명창이다. 또한 조선조 역사상 소리 광대로서는 유일하게 고종으로부터 정3품 벼슬을 하사받고, 국창으로 추앙받던 당대 최고의 명창이었다.
 
 그는 1867년(고종 4) 음력 2월 초사흘에 충남 서천군 종천면 도만리 180번지에서 편모 슬하의 유복자로 태어났으며 1939년 부민관 은퇴공연 이후 평택군 송탄면 칠원리로 이주해서 10년간 살면서 소리에 정진하다가 1950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가 명창으로 이름을 얻은 것은 26세 때였으니 반세기 이상을 명창으로 활동했고, 또 줄곧 최고 명창의 지위를 누렸다. 일제 강점기하에서 소리꾼으로 일류 대우를 받은 사람은 이동백과 동편제 명창 송만갑 뿐이었다고 한다. 서편제 소리의 명창 정정렬 같은 이도 2급 대우를 받았으니 이동백의 인기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 하다.
 
 이동백의 판소리는 경기, 충청지역의 정서에 바탕을 둔 소리로 대중의 각광을 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동백은 8세 때 서당에 들어가 13세 때까지 한문 공부를 했으나 글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소리에만 흥미를 느껴 중고제 명창 김정근을 찾아가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이동백은 명창 김세종을 찾아가 소리를 배운다. 김세종은 신재효가 살던 시기에 신재효의 사랑에서 소리 사범을 한 ‘동편제’ 명창이다. 또한 명창 이날치의 소리도 익혔다. 이날치는 담양 출신으로 ‘서편제’ 시조 박유전의 제자로 그의 ‘새타령’은 훗날 이동백 더늠으로 발전하여 전승된다. 이동백은 ‘중고제’를 시작으로 ‘동편제’와 ‘서편제’를 고루 배우며 판소리의 다양한 기교를 전수 받는다.
 
 5년간의 독공을 마친 이동백은 집을 떠나 팔도를 돌며 자신의 소리 실력을 펼쳐 보이게 된다. 그가 처음 능력을 인정받은 곳은 진주였다. 진주는 본래 경치 좋은 남도의 명승지로 평양과 더불어 조선 최고의 풍류지였다. 어디를 가든지 판소리의 멋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진주부사 이지용 앞에서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같고 창공을 지를듯한 소리로 능력을 크게 인정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그의 나이 26세 때 창원부사 앞에서 ‘새타령’을 불러 단번에 명창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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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극장 뜰에 서 있는 명창 이동백 선생 동상
 
 창원에서 서울에 올라와 이동백은 고종 황제의 칠월 생신에 ‘원각사’의 사장이었던 민영찬과 총무 장동환의 주선으로 어전에서 소리를 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동백은 고종 앞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절창으로 판소리의 진수를 보였고, 소리가 끝난 후에는 이동백의 소리에 감동한 고종은 그에게 통정대부라는 정3품 벼슬을 하사한다. 이후 고종은 여러 차례 그를 대궐로 불러 들였다. 한 번은 고종 앞에서 천리강산을 길게 뽑아서 창을 하자 고종이 “너는 어째서 그다지 길게 창을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동백이 “천 리를 가려면 얼마나 길이 멀겠습니까?”하고 답하자, 고종이 손을 덥석 잡으면서 “너는 진정한 명창이로구나!”했다고 전한다.
 
 이동백은 1939년 3월 은퇴 공연을 끝으로 공식 은퇴했다. 국창의 은퇴 공연에는 당시 여류 명창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김소희, 박초월을 비롯해서 그의 중고제 소리를 전수받은 요절한 소리꾼 강장원을 비롯한 많은 명창들이 고별 무대를 함께 했다. 그리고 경기도 평택군 송탄면 칠원리에 내려와 여생을 보냈으나 해방 후에도 간간이 초청 무대에 섰다.
 
 이동백은 여러 장의 음반을 남겼다. 1926년 제자 신금홍, 김추월과 함께 녹음한 ‘이동백 도창창극 춘향전’은 이동백제 춘향가와 ‘중고제’ 소리의 특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음반이며 1935년 김창룡, 정정렬, 한성준과 함께 취입한 ‘창극 심청전’은 한국음악 음반사에 가장 걸작이자 판소리 음반 역사상 최고의 명반이며, 판소리 근세 5명창이 함께한 음반으로 1995년 신나라 레코드에서 복원했다.
 
※ 참고 문헌: <평택시사, 평택시사편찬위원회·도서출판 봉명 2001펴냄>
 
서태호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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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인물] 한국 판소리 명창 이동백(李東伯, 186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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