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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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평택시 비전동에 자리를 잡은 세 개의 봉우리, ‘평택 삼봉’에 삼각산, 매봉산과 함께 포함된 곳이 바로 덕동산이다. 이곳은 높거나 크지는 않아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명이 있고, 순간마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과 그들이 적응하며 함께 가는 생태계가 있으며,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소쩍새와 솔부엉이가 산오리나무에 터를 잡고 조심스럽게 번식하는 곳이며,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가 드물게 약수터 솔밭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덕동산마을숲을 대표하는 친구는 ‘맹꽁이’이다. 장마철을 제외한 평상시에는 마을숲 바닥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 숨어 있다가 틈틈이 밤에 나와 먹이활동을 하며, 장마가 시작되면 일제히 장맛비가 고인 배수로나 연못에 모여 생명을 노래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랑의 세레나데를 들을 수 없게 되었고, 이번 장마에는 혹시나 하는 희망을 걸어본다.


1. 맹꽁이가 ‘맹꽁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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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근처의 울음주머니를 한껏 부풀린 수컷 맹꽁이(2014.7.10. 덕동산)

 

무미목 맹꽁이과의 양서류인 ‘맹꽁이’라는 이름은 울음주머니를 부풀려 내는 특유의 울음소리로 붙여진 이름이다. 맹꽁이의 울음소리는 보통 6월 말 장맛비가 시작되면서 이어지고, 턱 아래 울음주머니가 있는 수컷이 “맹”하고 울면 다른 수컷이 “꽁”이라고 화답하면서 “맹~꽁”으로 들리는 것이다. 암컷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 것이다.


2. ‘야생생물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는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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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생물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음을 알리는 ‘맹꽁이’ 홍보물(2024.6.6 덕동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맹꽁이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야생생물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다. 이 법은 야생생물과 그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함으로써 야생생물의 멸종을 예방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함과 아울러 사람과 야생생물이 공존하는 건전한 자연환경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 생태계 네트워크의 중요 연결고리인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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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 맹꽁이연못 집단서식지 앞에 설치된 안내판(2024.6.6 덕동산)

 

땅속에 들어가 살면서 장맛비로 인한 습지에 모여 번식하는 맹꽁이는 먹이사슬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생태계 네트워크의 중요 연결고리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지만 택지와 산업단지 개발, 도로 확장, 농약 살포로 인한 토양과 수질오염, 지구 온난화 등 주변 환경 변화로부터 민감해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선정되었다.


4. 연못 생태적 지위가 높은 ‘참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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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꽁이와 경쟁 관계에 있는 맹꽁이연못의 참개구리(2024.6.6 덕동산)

 

맹꽁이가 장맛비를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생태적 지위와 무관치 않다. 맹꽁이는 경쟁자가 있는 보통의 웅덩이를 선호하지 않고 장마철 내리는 비가 고여 생긴 웅덩이를 즐겨 이용한다. 덕동산 맹꽁이연못에서 생태적 지위가 비슷한 양서류, 특히 맹꽁이와 참개구리는 경쟁할 가능성이 크며, 맹꽁이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5. 맹꽁이연못의 또 다른 이용객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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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꽁이연못에서 변태를 마쳐가는 두꺼비 올챙이(2024.6.6 덕동산)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덕동산 맹꽁이연못에는 맹꽁이가 없다. 장마철을 전후해 관찰한 결과 벌써 몇 년째 맹꽁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으며, 연못에서 맹꽁이 올챙이 또한 자취를 감춘 지 몇 해가 되었다. 다만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부락산과 청소년무봉산수련원 주변에서 옮겨진 올챙이로 인한 두꺼비가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6.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수생식물 ‘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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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꽁이연못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정수식물 창포의 꽃(2024.6.6 덕동산)

 

2009년 늦여름, ‘덕동산근린공원 잔디광장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진행되던 중 예정에 없었던 연못(맹나라)이 만들어지고, 이듬해 늦가을에 추가로 조성된 연못(꽁나라)에 심은 수생식물 중 가장 가성비가 높았던 정수식물이 창포였으며, 연못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넓게 퍼져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잎 사이에서 원기둥 모양의 꽃을 비스듬히 피우고 있었다.


7. 아직도 많은 주민의 사랑을 받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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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단위로 즐겨 찾는 덕동산 맹꽁이연못(2024.6.6 덕동산)

 

‘덕동산 맹꽁이친구들’이란 이름의 청소년 자원봉사동아리가 직접 맹꽁이연못을 청소하고 홍보하면서 ‘맹꽁이가 평택의 자연을 노래합니다’라는 제목의 생태학교가 오랫동안 관심을 받았으며, 해마다 ‘맹꽁이 생명축제’ 또한 지역의 소담한 축제로 자리매김을 하는 등 맹꽁이연못은 주변 주민들과 오랫동안 함께 함으로 지금도 이곳을 찾는 가족이 끊이지 않고 있다. 


8. 덕동산마을숲의 제한된 물 공급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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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목욕을 위해 맹꽁이연못을 찾은 참새(2024.6.6 덕동산)

 

덕동산마을숲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 특히 야생조류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마을숲 정상의 덕동루에서 맹꽁이연못까지 이어지는 옹달샘을 겸한 작은 실개천일 것이다. 산새는 물을 먹는 것만큼이나 물 목욕을 즐기는데 맹꽁이연못을 찾는 산새는 참새, 박새, 곤줄박이, 멧비둘기, 직박구리 등이지만 마을숲의 모든 산새가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9. 덕동산마을숲 생태축에 한몫하는 맹꽁이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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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 주변의 십자화과 개갓냉이에 산란 중인 배추흰나비(2024.6.6 덕동산)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생태계 기능의 연속성을 위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 또는 생태적 기능의 유지가 필요한 지역을 연결하는 생태적 서식공간을 ‘생태축’이라 한다. 규모가 작고, 마을숲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맹꽁이연못이지만 지역의 생물다양성 유지와 마을숲 생태계의 연속성에 절대 작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10. 맹꽁이연못 주변 수목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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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랗고 분홍의 색을 섞어 꽃을 내고 있는 산수국(2024.6.6 덕동산) 

 

맹꽁이연못 뒤쪽 경사면에선 바위취가 최고의 날을 보내고 있으며, 층층나무, 산벚나무, 물오리나무, 중국단풍 등 크고 작은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으로 알칼리성 토양이 되어 분홍색의 꽃이 피어날 만도 한데 파란색이 많고 드물게 분홍색도 눈에 띈다. 연못 뒤쪽으로 병풍처럼 바람막이가 돼주었던 중국단풍 주변에는 뽕나무 여러 그루가 침입해 열매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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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집 나간 맹꽁이, 언제 돌아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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