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1(금)
 

8~11월 수초 제거하지 않고 겨울철새 오자 뒤늦게 수초 제거 “철새 다 떠나”

기러기류 2,500여 개체, 오리류 500여 개체 서식… 자연생태 지표 잘 보여주는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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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생태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러기 무리의 비행(2022.3.3)

 

지난 12월 1일 평택시는 배다리저수지 주변에 약제 살포 및 수륙양용 수초제거선을 이용해 수변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와 억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저수지 안으로 들어가면서 시력과 청력이 고도로 발달한 수조류가 모두 배다리저수지를 떠났다. 


배다리습지를 대상으로 한 생태조사가 시작된 2016년부터 지금까지 겨울철이면 최고의 관심사는 배다리저수지를 찾는 국가보호종(환경부 지정 멸종위기Ⅱ급) 큰기러기이다. 그중에서도 큰기러기의 아종에 속해 전 세계에 10만 개체 정도로 주목을 받는 큰부리큰기러기를 중심으로 평상시에는 300개체 이상, 많을 때는 2,000개체 이상의 기러기가 배다리저수지에 모이고 있으며, 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서식하고 있다.


또한 쇠기러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물닭, 쇠물닭, 논병아리, 민물가마우지 등 기러기류 2,500여 개체와 오리류 50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어 배다리저수지는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비오톱 1등급으로 평택시의 자연생태 지표를 잘 보여주고 있는 명소인 동시에 호수를 뒤덮은 조류들의 비행은 도심 속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이다.


하지만 12월 1~2일 부유식물인 물상추와 수변 수생식물 제거를 하면서 모든 기러기가 배다리저수지 도래지를 떠났다. 앞서 2019년 2월 25일에도 배다리저수지 주변 약제 살포 건으로 인하여 모든 기러기가 배다리저수지를 떠나면서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크게 항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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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저수지 내에서 수초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당시에는 약제를 살포하기 위해 저수지까지만 접근했지만 올해에는 수변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와 억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수륙양용 수초제거선이 직접 저수지 안으로 들어가 시력과 청력이 고도로 발달한 수조류를 일시에 몰아낸 것이다. 


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장은 “평택시는 지난 11월 29일, 배다리저수지 주변에 ‘멸종위기 조류2급 철새 큰부리큰기러기 도래’라는 환영 현수막을 ‘평택시 공원과 환경정책과’의 이름으로 6장을 게첩했고, 배다리저수지를 찾는 많은 시민들은 저수지의 오리와 기러기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12월 들어 첫날과 그다음 날 저수지 수면에 내려앉은 기러기를 단 한 개체도 볼 수 없게 됐다”면서 “평택시는 국가보호종 기러기를 환영한다면서 기러기의 휴식과 먹이터 주변에 현수막을 내거는 동시에 저수지 주변의 수초와 물상추를 제거하여 기러기류는 물론이고 수많은 수조류를 몰아낸 이유를 평택시에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소장은 “물상추 및 부들과 달뿌리풀 등의 수생식물 제거를 위한 작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보호종 철새가 오기 전인 8월~11월까지 충분히 제초 작업을 마쳤어야 했다”며 “배다리도서관을 찾는 시민을 중심으로 배다리저수지의 건강한 생태계를 지키고 홍보하는 데 정성을 들이는 자발적인 시민모임이 있는 반면에 평택시 관련 부서의 무관심과 무지로 인하여 오히려 보전해야 할 멸종위기종 큰부리큰기러기가 휴식과 먹이 터전인 배다리저수지를 떠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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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한 후 이동하는 큰기러기 무리(2022.2.24)

 

시 관계자는 “지난 8~9월 마름(저수지 수면을 덮은 부엽식물)을 제거하면서 업체 측에 물상추도 함께 제거해 달라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당시 제거하지 못했다”며 “물상추가 썩어서 냄새가 나고 미관상 좋지 않아 12월 들어 7~8일간 제거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배다리생태공원은 도심 속 생태교육 장소 및 휴식·산책 공간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배다리마을숲과 배다리습지의 생물다양성 가치 또한 인근 지역 어느 곳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2021년 도시생태현황지도 작성을 통해 대상지 전체에 대해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비오톱 유형인 Ⅰ등급과 함께 지역 내에서 희소성과 생물다양성이 높으며, 멸종위기에 속한 맹꽁이와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로부터 큰부리큰기러기와 노랑부리저어새,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에 이르기까지 종다양성과 생태계다양성 등의 생물다양성이 그 어느 곳보다도 높은 곳이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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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저수지 국가보호종 조류 “시민은 반기고, 평택시는 내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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