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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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영 평택YMCA 사무총장, 평택시이웃분쟁조정센터장

우리 사회는 다양한 종류의 갈등을 겪고 있으며 해결보다는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거나 장기화되고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현상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함께 살아가지만, 개인주의가 만연해 자기만의 직업, 자기만의 취미, 자기만의 취향, 자기만의 공간에 젖어있는 것이 사회 전반적인 흐름이다. 평택시이웃분쟁조정센터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웃갈등 현황조사’를 통해 평택시도 급속히 도시화로 인한 이웃 간의 무관심과 매정함이 종종 이웃 간의 분쟁은 물론 지역사회 공동체를 파괴하는 갈등으로 확대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관계 형성을 위한 대화의 비중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대화로 인해 갈등이 유발되기도 하지만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대화는 모든 관계의 기초이다. 대화는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나타내는 언어적 표현으로써 어떤 주제에 관한 공통된 의견을 주고받을 때나 상반된 의견을 나눌 때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관계일수록 대화가 지니는 중요성은 크며 기술적으로도 많은 주의가 요청된다. 대화야말로 갈등을 조정하고 전환하고 해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이지만 많은 이들이 대화의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관계를 유지하거나 발전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대화는 소통의 한 과정이며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경험과 생각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 형성을 이어주는 수단이다. 또한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상황에서 더 새롭고 더 폭넓은 이해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각 구성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듣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또한 우리들은 대화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견해를 접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전에 가지고 있던 특정한 이슈, 사건, 또는 집단에 대한 생각의 문을 다시 두드려보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화의 특성상, 자신의 것과는 다른 세계관이나 다른 경험에 대해 들어보고 여러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는 열린 환경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이전에 동의하지 않았던 새로운 관점의 타당성을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슈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타인의 입장과 문제에 대해서 폭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대화는 자기 자신과 다른 이들을 감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때때로 대화는 특정한 개인이나 그룹이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분노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효과적인 대화는 사람들의 공감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며, 자신의 관점, 가치, 사고방식, 편견에 대해 더 깊이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갈등이 늘어나는 사회, 개인의 목소리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갈등은 빙산의 일각처럼 감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드러나 다툼과 분쟁이 될 여지가 많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이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갈등에 노출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새해에는 지역구성원 모두가 대화를 통해 이웃 간의 회복,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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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영의 세상보기] 갈등사회,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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