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배다리생태공원 모니터링 통해 여름철새 텃새화 현상 및 겨울철새 텃새화 현상 정리해야 


김만제 소장.png
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인류는 오래전부터 온실가스를 배출해왔고 이로 인한 온난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일정하던 지구의 수은주와 해수면을 끌어 올리는 것 외에도 유례없는 장마와 예기치 못했던 폭염, 기상이변 그리고 야생동물의 개체수와 서식지의 변화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생태계 전반에서 이미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그 정도는 점차 범위를 넓혀 야생동·식물의 터전은 물론이고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종(種)의 축소, 더 나아가 종(種)의 종말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기후변화가 우리고장 생태계에 끼치고 있는 영향을 알아본다.

 

평택의 자연 메인.jpg

▲ 여름철새이지만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연중 관찰되는 밀화부리(2022.10.5)

 

◆ 기후변화와 우리나라 생태계 변화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생태계에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에 관한 연구 자료집을 작년에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평가한 것으로,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동·식물, 내륙습지, 수생태계 담수지역, 갯벌과 산림을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와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할 경우’의 두 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우리나라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 피해상황을 진단했다.


두 가지 시나리오에 대하여 생물종 부적응, 외래종·교란종에 의한 피해, 극한기상·기후에 의한 피해 등을 유형별로 비교·분석했는데 그중 주요 결과인 생물종 부적응은 온실가스 감축 없이 현재대로 배출될 경우 급격한 기온 상승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될 수 있는 생물종은 국내조사 자료가 확보된 전체 약 5,700여 종 중 336종(약 6%)에 달했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할 경우에 비해 5배나 더 많은 수치로 서식지 이동이 쉽지 않은 구슬다슬기, 참재첩 등 담수생태계에 서식하는 저서무척추동물종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되었다.

 

평택의 자연2.jpg

▲ 남방계 나비이면서 괭이밥을 애벌레의 먹이식물로 하는 남방부전나비♀(2004.6.23)

 

특히 외래종·교란종에 의한 피해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상승은 주로 습지나 수생태계에서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온도상승은 아열대·열대 지방에서 유래된 뉴트리아, 큰입배스 등 외래종의 서식지가 확산될 수 있는 기후환경을 제공해 뉴트리아에 의한 피해 예상 내륙습지 수는 온실가스 적극 감축 시 32개, 그렇지 않을 경우 120개(국내 2,500여 개 중 약 5%)로 약 4배에 달하는 생태계 교란 피해 차이를 나타냈다.

 

평택의 자연3.jpg

▲ 남방계 나비이면서 흡밀식물인 송엽국을 찾은 물결부전나비(2021.11.20)

 

◆ 기후변화와 우리고장 생태계 변화


배다리마을숲과 실개천을 찾는 새 중에 되새과에 속한 밀화부리가 있다. 우리나라를 흔하게 통과하는 나그네새이지만 중북부 지역에서 번식이 확인된 여름새이기도 하다. LG상록재단에서 발간한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를 열어 밀화부리를 찾아가면 조류명에 이어 학명이 나오고 ‘WV/uc’라고 적혀 있다. 계절성으로 보아 여름철새이고, 흔하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통과하는 나그네새이며 중북부 지역에서 번식이 관찰되는 여름새로, 배다리생태공원 전역에서 밀화부리를 연중 텃새처럼 만날 수 있다. 배다리생태공원에서 꼼꼼하게 모니터링할 수만 있다면 적지 않은 여름철새의 텃새화 현상과 그 반대 현상으로 겨울철새의 텃새화 현상을 염려스런 마음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밀화부리 외에도 인디언추장새란 멋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후투티와 형광 푸른빛이 너무도 아름다운 물총새, 물닭과는 달리 이마판이 붉은색인 쇠물닭 또한 10여 개체 이상이 배다리습지 주변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이기적인 유전자가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지시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위와 같은 야생조류의 행동특성 변화가 이기적인 유전자로 인하여 그럴 수 있다고도 보지만 실질적인 내면의 원인은 기후변화와 깊은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평택의 자연4.jpg

▲ 남방계 나비이지만 성체로 겨울을 나 봄을 알리는 뿔나비(2014.3.22)

 

◆ 우리고장에서 접하게 되는 곤충생태계 변화


2015년 국립산림과학원은 우리나라 남쪽에 서식하는 나비들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60년 동안 해마다 1.6km씩 북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혔다. 나비의 북방한계 이동속도가 우리나라 기온 증가속도(매년 1.5㎞ 북상)와 거의 일치함에 따라 나비의 분포변화가 한반도 온난화의 결과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평택시 전역에서 봄부터 출현하지만, 가을에 더 많이 눈에 띄며 도시공원에서도 쉽게 관찰되는 나비가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방부전나비의 주요 서식지는 남부지방이다. 이들의 먹이식물은 주변에 흔한 괭이밥과 작고 납작한 짚신 모양의 애벌레로 겨울을 난다. 남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암끝검은표범나비 또한 우리고장은 물론이고 서울 근교에서조차 발견되고 있다.

 

평택의 자연5.jpg

▲ 여름철새이지만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연중 관찰되는 후투티(2022.1.4) 

 

봄철 산가장자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비에 아랫입술과 수염이 붙어서 된 긴 주둥이가 뿔이 돋은 모양을 하고 있어 이름 붙여진 뿔나비가 있다. 이 또한 암끝표범나비, 먹그림나비, 청띠제비나비, 물결부전나비 등과 함께 남방계 나비이지만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결과물로 우리고장 전역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항온동물인 조류도 그렇지만 기후변화에 좀 더 영향을 받는 동물을 보면 ‘체온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해서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동물’인 변온동물에 초점이 맞춰진다. 양서·파충류와 어류 그리고 곤충은 기후변화에 민감한데다 세대가 짧아 산업혁명 시절 ‘탄광의 카나리아’처럼 기후변화의 희생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태그

전체댓글 0

  • 93924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기후변화와 우리고장의 생태계 변화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